출판사 리뷰
“한 몸의, 한 사람의 생명의 경험은 하나의 실존적 아크다.”“수술의 여파로 몸속에 박힌 금속을 ‘인공별’이라고 부르는 시네이드 글리슨. 그녀는 여성의 몸이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끝이 없는지를 이 한 권의 책으로 강력하게 증명한다. 함께 읽게 될 많은 여성들과 의자를 박차고 기립하여 함께 우렁찬 박수를 쳐보는 상상을 해본다.” ― 김소연 시인
“여성의 몸과 그 몸에서 일어난 모든 것으로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솔직하고 담대한 회고록. 걸출하고, 영리하고, 감동적이다. 결코 병에 굴하지 않은, 웅숭깊은 작가다.”
- Times
“놀랍고 놀라운 책이다. 먹먹하다. 십년에 한 번 나올 듯한, 당신을 변화시킬 책.”
- Evie Wyld
“모든 여성이 읽어야 할 책이다.” ― Eimear McBride
문학상2019 아일랜드 도서 대상 (논픽션 부문) Irish Book Awards (2006~)
2020 달키 문학상 (신예작가상) Dalkey Literary Awards (2010~)
최종 후보
2020 Rathbones Folio Prize (2014~)
2020 James Tait Black Memorial Prize (1919~)
2020 Royal Irish Academy’s Michel Deon Prize (2018~)
2019년 올해의 책
Guardian, Observer, Irish Times, New Statesman, Irish Independent, Image, Big Issue.
편집자의 말아픔을 성찰로 빚어낸 위대한 여정
‘내 몸의 별자리’는 14개의 글을 모은 에세이다. 저자의 개인사를 배경으로, 자전, 고찰, 시, 문화비평, 의학적 단상 등 다채로운 글쓰기가 선보인다.
먼저 저자의 놀라운 병력.
단관절염, 척추측만증, 전고관절 치환술, 급성 전골수구 백혈병……
1980년대 아일랜드에서 성장한 저자는 십대 초반 엉덩이가 침식되는 단관절염에 걸린다. 신앙심 깊은 십대 소녀는 루르드의 수학여행에서 기적에 대한 희망을 내려놓는다. 한참 뒤인 삼십대 중반, 두 아이를 출산하며 골반이 회생불능의 상태로 악화된 뒤에야 전고관절 치환술을 받는다. 젊은 시절 절친한 친구의 죽음도 겪는다. 20대 초반에는 옛 남자친구가 지붕에서 추락, 사망한다. 가장 친한 친구의 젊은 남편은 마흔의 나이에 암으로 사망한다. 20대 후반에는 결혼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급성 전골수구 백혈병을 선고 받는다.
‘내 몸의 별자리’는 이 아픔의 강을 건넌 회고이자 성찰이다. 주제는 다양하고, 글쓰기는 다채롭다. 인간 승리의 생생한 증언임에도, 글은 놀랍도록 평안하고, 자기 연민은 없다. 머리카락을 다룬 글은 한 편의 변주곡이고, 혈액형을 논한 글은 인간의 ‘가장 흥미롭고 복합적인 체액’에 대한 의학적 단상이다. 친구의 시신이 누워 있는 방을 묘사하는 장면은 긴즈버그 풍의 시로 드리워져 있고, 통증을 구분하는 20가지의 맥길 통증 지수는 스무 편의 절창이다. 아일랜드의 여성 인권과 낙태, 가부장제와 가톨릭의 악행을 고하는 글은 페미니스트의 외침이고, ‘두 번째 엄마’였던 고모를 기리는 글은 자신을 작가로 만들어준 분에게 바치는 감동의 송가다.
동료 소설가 아이미어 맥브라이드(Eimear McBride, 1976~)는 이 책을 “모든 여성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찬사했다. 저자 특유의 섬세하고 정교한 문장은 놀랍다. 문학과 예술, 의학과 역사 등 주제를 파고드는 애정과 이해는 깊고 풍부하다. 진솔한 글쓰기는 독자의 공감과 사유를 자극한다. 화두인 페미니즘 논의는 전체를 관통한다. 아픈 병력을 고해하는 개인사가 있는 한편, 모국의 현대사에 대한 분노와 애정은 도도하고 강렬하다……. 우리는 자연스레 모든 남성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그들의 필독서가 됨이 마땅하다고 보았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끼는 두 편의 서평이 남성이 쓴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An Interview with Sinead Gleeson’, Believer Magazine, 2020년 5월 14일). 남녀 모두 공감할 작은 보석 같은 책이다.
수록된 글들의 유려함과 문장의 흐름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독서는 저자의 호흡을 따라 공명하듯 흐른다. 원제 ‘별자리’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우리는 그것이 저자의 사유의 결정화이리라 짐작하지만 첫 글에서부터 출몰하는 놀라운 병력, 고통, 아픔에 아연해지면서 불가능의 여정에 마법처럼 빠진다. 한 몸에 가해진 저 무수한 아픔이 별자리일까 궁금해 하면서.
원제 Constellations : Reflections from Life. 별자리. 삶으로부터의 성찰.
전치사 from에는 생존의 역사로서의 from, 삶에서 길어 올린 기원으로서의 from이 담겨 있다. 저자는 첫 글에서 ‘별자리’의 의미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나는 내 몸속의 모든 금속을, 살갗 밑에서 빛나는 인공별이라고, 오래되고 새로운 금속들이 이룬 별자리라고 생각하게 됐다. 하나의 지도, 연결의 자취, 그리고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지침이라고.” (‘푸른 언덕들과 무른 뼈’, 28쪽)
from은 빛나는 전치사다. 생명의 죽음의 시간, 그 속에서의 성찰. 그리하여 자신의 몸속에 박힌 ‘모든 금속’을 ‘인공별’로 여기게 되기까지, 나아가 자신의 ‘지도와 자취’로, 삶의 동반자로, 가히 하나의 ‘지침’으로 여기게 되기까지, 필설로 못 다할 역경 속 빛나는 생명의 가교다. 우리는 책을 덮으면서 어떻게 이 아픔에서 이런 아름다운 문장과 성찰이 빚어졌는지 감탄하게 되고, 독서 내내 평생 병에 굴하지 않은 저자의 강인한 정신에 거듭 고개를 숙이게 된다. 마지막 장은 저자의 딸에게 보내는 시로, 부제는 ‘전사 여왕의 이름을 받은 아이’이지만, 우리는 자연스레 그 전사가 바로 저자 자신일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각각의 글은 짧지만, 그 파고는 높고 깊다. 독서는 놀라움에서 시작, 감탄으로, 공감으로, 배움으로, 끝내 한 필자의 위대한 여정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후의 긴 반추는 필연이다. 아일랜드의 저명한 논객이자 평론가인 핀탄 오툴(Fintan O’Toole, 1958~)은 이 책을 이렇게 평했다. “현대 아일랜드에 뿌리를 둔 현장의 생생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차분한 성찰은 마치 수백 년 전에 쓰인 듯하다”고. 모두가 일독할 빛나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