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의 입은 생존에 필수적인 식음료가 들어가는 입구다. 미생물에게도 우리의 입은 입구다. 물이나 음식, 심지어 공기 중에 떠도는 각종 미생물들이 입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긴다. 게다가 늘 영양분과 수분이 풍족한 입속은 미생물들 입장에서는 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입속에는 몸속 어느 곳보다 다양한 세균들이 살고 있다.
현재 알려진 것만 약 774종이 보고되고 있다. 이들 입속세균들 또한 계면활성제가 포함된 치약이나 항균가글제 등으로 모두 제거할 수 없다. 오히려 대부분 입속세균은 입속의 환경을 유지하고 보호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하고 유용한 관리다. 유해균이 크게 늘어나 충치나 치주질환을 일으키지 않도록, 또 취약한 잇몸 상피점막으로 몸속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말이다.
출판사 리뷰
입속세균의 관리의 중요성 - 미생물의 개념 변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드시나요?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면역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업계가 바빠졌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글로벌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연평균 8.3% 정도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로바이오틱는 우리 몸의 유익한 미생물 혹은 세균을 늘리는 기능을 합니다. 모든 세균은 박멸해야만 한다고 여겼던 과거에는 생각지 못한 발상입니다. 그땐 작은 상처가 나도 항생제가 들어 있는 연고를 바르고 감기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을 치료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인식에 비추어보면 위험하기 그지없는 치료였던 셈입니다.
우리 몸에는 어디든, 피부는 물론 몸속 모든 장기에까지 그곳을 서식처로 삼고 살아가는 미생물들이 있습니다. 지구 어디든 그곳을 서식처로 살아가는 우리 인류가 있듯이 그렇게 살아가는 거죠. 우리 몸 미생물들은 우리와 공생하면서 함께 진화해 왔습니다. 미생물의 활동이 때로는 우리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함께 살아갑니다. 이러한 미생물들을 모두 제거하여 우리 몸은 무균상태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가능하다고 해도 오히려 우리의 몸을 황폐화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미생물 관리는 우리 몸에 유해하지 않도록 미생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좋은 음식과 운동으로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워야 합니다. 항생제는 꼭 필요한 상황을 위해 아껴 두어야 합니다. 무분별한 항생제의 사용은 더 강한 세균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입은 생존에 필수적인 식음료가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미생물에게도 우리의 입은 입구입니다. 물이나 음식, 심지어 공기 중에 떠도는 각종 미생물들이 입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가죠. 게다가 늘 영양분과 수분이 풍족한 입속은 미생물들 입장에서는 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입속에는 몸속 어느 곳보다 다양한 세균들이 살고 있습니다. 현재 알려진 것만 약 774종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들 입속세균들 또한 계면활성제가 포함된 치약이나 항균가글제 등으로 모두 제거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대부분 입속세균은 입속의 환경을 유지하고 보호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하고 유용한 관리이고요. 유해균이 크게 늘어나 충치나 치주질환을 일으키지 않도록, 또 취약한 잇몸 상피점막으로 몸속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말이죠.
입속세균을 관리하지 않으면
오늘날 장누수증후군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상처 등으로 장세포에 균열이 생겨, 물이 새는 것처럼 장관을 타고 항문으로 향하던 미생물과 독소들이 몸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미생물과 독소들이 온몸으로 돌며 얼굴에 뾰루지를 만들거나 장기에 염증 등의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런데 장보다 누수가 더 잘 일어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구강입니다. 특히 치주포켓 하방의 결합상피가 누수에 취약합니다. 이곳 세포들의 결합은 장세포 간의 결합보다 훨씬 느슨해 잘 관리하지 않으면 구강유해균이 쉽게 몸속으로 침투하게 됩니다. 잇몸누수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현상은 치과병원에서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치주조직이나 사랑니 주위에 생긴 염증이 얼굴 하방에 커다란 부종을 만드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지요.
오늘날 입속세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입속세균이 혈압이나 염증 및 고혈압·당뇨·고지혈과 같은 만성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구강세균인 진지발리스는 심혈관질환과 치매까지 일으키는 문제아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각종 암의 원인으로도 입속세균이 지목되고 있는데, 특히 푸조박테리움은 대장암과 인과관계가 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또한 진단이 까다로운 췌장암과 입속세균의 관계도 밝혀지고 있는데, 입속 미생물을 검사하여 췌장암을 판별하는 지표를 만드는 중이라고 합니다.
입속세균 관리 방향
입속세균의 관리에서 칫솔질은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실 구강 플라크를 제거하고 치은염을 방지하는 데 칫솔질만한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칫솔질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치간이죠. 치간은 치실이나 치간칫솔, 구강세정기 등을 이용하여 관리해야 합니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천연이 아닌 합성 계면활성제가 포함된 치약이나 항균가글액 등의 사용은 줄여야 합니다. 합성 계면활성제의 경우는 입속 미생물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입속세균 가운데 유익균을 활성화시키는 프로바이틱스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입니다.
칫솔이나 치간칫솔이 닿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1년에 한두 번 치과를 방문해서 스케일링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잇몸누수가 일어나기 쉬운 치주포켓 하방에 쌓인 플라크는 특히 전문가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스케일링하는 과정에서 시큰한 느낌이나 통증, 치질의 마모 등은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를 피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하나는 스케일링의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가장 부드러운 방법으로 시행하거나 전문가에게 전문적인 칫솔질을 받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스케일링 후 손상된 치아의 복구를 위해 불소도포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강관리의 주역인 치과위생사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구강위생 관리를 실제로 실시할 치과위생사들의 업무 범위가 더 확장되어야 하고,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전문가적 관계를 형성하여 협업의 질을 높인다면 치과에서의 구강 관리는 환자들에게 좀 더 쉽고 편해질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치과위생사를 중심으로 한 구강위생관리실을 설치해서, 피부과 부속 피부관리실처럼 운영의 묘를 발휘해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일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노령화시대의 국민 건강을 고려할 때는 정부와 치의학계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게놈(genome)이 합쳐진 말입니다. 유전자(genome)를 통해 미생물의 정체를 밝힌다는 개념이지요. 20세기에는 배양(culture)과 현미경에만 의존해 관찰 연구해온 미생물 분야는 유전자 분석기술을 적용하면서 혁명적으로 변화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과거 관찰되지 않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미생물들이 인체 곳곳에, 지구 곳곳에 훨씬 더 많은 수로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입니다. 구강미생물(oral microbiome) 역시 그런 혁명적 인식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론_입속세균과 구강유해균)
입속에는 구강은 물론 우리 몸 전체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세균들이 살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잇몸 아래, 치주포켓(periodontal pocket) 속의 치은연하 플라크에 살고 있는 세균들이죠. 이들은 서로 뭉쳐 자신들의 공동체인 바이오필름(biofilm)을 만들고, 항생제를 포함해 외부 환경에 적응하여 생존력을 높입니다. 관리되지 않아 계속 쌓이는 플라크(바이오필름)는 치주염을 일으키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죠. 또 이들 구강세균들은 잇몸누수(leaky gum)를 통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향해 암, 심혈관질환, 류머티즘을 비롯한 여러 만성질환의 위험요소(risk factor)로 작용합니다. (서론_입속세균과 구강유해균)
이후 20세기 내내 인류는 항생제와 백신 개발에 몰두하여 천연두를 비롯한 많은 감염병을 제압하는 데 성공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 미국의 의료책임자는, 21세기에 들어서면 인류는 모든 감염병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 호언장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이는 것처럼, 인류는 여전히 감염병에 취약합니다. 구강만 보아도 수많은 치약과 가글액과 항생제에도 불구하고 충치와 치주질환은 여전히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다빈도상병의 상위에 랭크됩니다. 심지어 메티실린 내성황색포도구균(MRSA: Methicillin 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을 비롯해 갈수록 증가하는 항생제 저항성은 인간의 삶이 항생제 개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습니다. (Q1_플라크와 바이오필름은 어떻게 다른가요?)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혜성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가 되었고,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가 되었습니다. 사과나무의료재단(치과병원·건강검진센터)을 운영하면서 진료와 연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산을 좋아하고 이른 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미생물 공부가 재미있어 계속 연구하면서 세 권의 책을 썼는데, 모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 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가 바로 그 책들입니다. 또 건강한 장수를 꿈꾸는 《건강수명 100세》, 어린이를 위한 만화책 《와글와글 인체미생물 대탐험》을 썼습니다.
목차
서론 _ 입속세균과 구강유해균
1장 _ 입속세균, 어떻게 볼 것인가?
01. 플라크와 바이오필름은 어떻게 다른가요?
CARTOON _ 건물짓기(1), 건물짓기(2)
02. 건강한 사람과 치주염 환자의 입속세균은 어떻게 다른가요?
CARTOON _ 도전! OX퀴즈!(1), 도전! OX퀴즈!(2)
03. 잇몸누수증후군? 잇몸이 샌다는 건가요?
CARTOON _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 잇몸에 누수가?
04. 유익균과 유해균은 어떻게 구분되나요?
CARTOON _ 유해균 vs 유익균 | 그깨그때 달라요~
2장 _ 입속세균, 어디까지 가나?
05. 균혈증은 얼마나 위험한 건가요?
CARTOON _ 균혈증(1), 균혈증(2)
06. 입속세균이 혈압을 낮춘다고요?
CARTOON _ 침이 보약 | 셀프건강보조제
07. 입속세균과 염증, 만성질환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CARTOON _ 지방 없애기 | 건강을 위해?
08. 입속세균과 치매가 관련이 있다고요?
CARTOON _ 오해 | 할머니, 우리 할머니
09. 입속세균이 암의 원인도 된다고요?
CARTOON _ 침묵의 살인자 | 구강에서 췌장까지
3장 _ 입속세균, 어떻게 관리할까?
10. 칫솔질로 플라크가 얼마나 제거될까요?
CARTOON _ 양치질, 잘하셨나요? | 바스법으로 잇몸 안까지
11. 치약의 합성 계면활성제가 위험한 이유는 뭔가요?
CARTOON _ 콩알만큼 | 자극
12. 치간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CARTOON _ 치간 관리 | 임플란트가 끝나고 난 뒤~
13. 프로바이오틱스은 구강건강에 좋을까요?
CARTOON _ 벌레를 벌레로? | 균을 균으로!
14. 흡연이 입속세균에 영향을 미칠까요?
CARTOON _ 담뱃갑 | 운명
4장 _ 입속세균, 전문가 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15. 헥사메딘, 안심하고 사용해도 될까요?
CARTOON _ 헥사메딘(1), 헥사메딘(2)
16. 항생제, 적절하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CARTOON _ 발치가 끝나고 난 뒤~♪ | 입속에서 벌어지는 일
17. 스케일링을 더 편하고 쉽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
CARTOON _ 스케일링 | 전문가 칫솔질
결론 _ 21세기 미생물학의 혁명과 구강위생관리 패러다임의 변화
01. 미생물학의 혁명과 구강위생관리
02. 병인론의 변화
03. 글을 마무리하며
CARTOON _ 통생명체(1) | 통생명체(2)
참고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