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한국 인물 500’ 발간 현황‘ 일송북은 ‘한국 인물 500’을 5백 권 예정으로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단체·분야별로 기획하여 순차적으로 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는 치우천황이다』(이경철), 『나는 사임당이다』(이순원), 『나는 퇴계다』(박상하), 『나는 율곡이다』(박상하), 『나는 백석이다』(이동순), 『나는 윤이상이다』(박선욱),『나는 이회영이다』(이덕일), 『나는 홍범도다』(이동순), 『나는 단군왕검이다』(박선식), 『나는 김만덕이다』(박상하), 『나는 소서노다』(윤선미), 『나는 이사부다』(김문주), 『나는 왕평이다』(이동순), 『나는 이육사다』(고은주), 『나는 강감찬이다』(박선욱),『 나는 해모수다』(윤명철), 『나는 김지하다』(이경철), 『나는 박완서다』(이경식), 『나는 김자야다』(이동순), 『나는 천추태후다』(윤선미), 『나는 삼한갑족이다』(박상하), 『나는 이병철이다』(박상하), 『나는 정주영이다』(박상하), 『나는 왕건이다』(박선욱) 등 24권을 선보여 언론과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어서 『나는 일연이다』(이종문), 『나는 우씨왕후다』(윤선미)를 내보내게 되어, 베일에 가려진 『삼국유사의』 기록자 일연과 고구려의 위기를 되살려 낸 우씨왕후의 진면목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한국인물 500’ 총서는 총26권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인물 500 발간의 목적과 기획 방향’ ‘한국인물500’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시대와 사회를 살아가는 삶을 들여다보고 반성하며 지금 우리 시대와 삶을 보다 낫게 이끌기 위해서 기획됐습니다. 아울러 한국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폭넓고 심도 있게 탐구하는, 출판사상 최고·최대의 한국 인물 총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각 권 제목은 ‘나는 누구다’로 통일했습니다. ‘누구’에는 한 인물이나 성격 등의 이름이 들어갑니다. 한 인물의 삶과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의 정수를 독자 여러분께 인상적·효율적으로 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왜 이 인물을 읽어야 하는가에 충분히 답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한국인물500’의 전문성을 위해 일송북에서는 역사, 사회, 출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선정위원회에서는 단군 시대 너머 신화와 전설쯤으로 전해오는 아득한 상고대로부터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한 20세기 최근세 인물들과 함께 그 인물과 시대에 정통한 필자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최첨단 문명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혹은 직접 몸으로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신유목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인공지능 (AI)의 무서운 발전으로 인간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인간의, 한국인의 정체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 정체성은 개인과 나라의 편협한 개인주의나 국수주의는 물론 아닐 것입니다. 보수와 진보 성향의 이념을 초월하여 선정하는 ‘한국 인물 500’ 총서는 해당 인물, 성격의 육성으로 인간 개인의 생생한 정체성은 물론 글로벌한 세계와 첨단 문명시대를 끈질기게 이끌어나갈 반만년 한국인의 정체성, 그 본질과 뚝심을 들려줄 것입니다.
총서이면서도 각 권이 단행본으로 독립되어 훌륭히 읽히게 한 ‘한국인물 500’ 2권을 아래 보도자료와 함께 살펴보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한 역사가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시간 여행
나는 일연이다 (이종문 지음)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지만, 아는 이도 별로 없는 일연의 삶!
고려의 고승이자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읽다고려 후기의 고승이자 『삼국유사』의 편찬자인 일연(一然, 1206~1289).그의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그가 어떤 시대를 살았고 어떤 사유로 『삼국유사』를 엮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조시인이자 한문학 연구자인 이종문 계명대학교 명예교수는 신간 『나는 일연이다』(일송북)를 통해 오랜 세월 『삼국유사』와 함께 살아온 학자의 눈으로 일연의 생애와 사상을 새롭게 그려낸다.
■ 왜 지금, 일연인가저자는 묻는다.“『삼국유사』의 저자가 일연이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정작 ‘일연은 누구인가’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는 일연이다』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일연은 칭기즈칸이 제국을 세우던 1206년에 태어나, 무려 64년을 무신정권과 몽골 간섭기의 격동 속에서 살았다. 전쟁과 혼란, 무너지는 나라의 운명 앞에서 그는 ‘기록’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과 생명력을 지키고자 한 구도자이자 지식인이었다. 저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오늘의 독자들에게 “왜 지금, 일연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 역사를 넘어, 지금 여기의 일연『나는 일연이다』는 단순한 전기나 연구서가 아니다.저자는 고승 일연을 먼 과거의 인물이 아닌, 오늘의 세계와 대화하는 생생한 존재로 되살려낸다. 혼돈과 불안의 시대, 신앙과 학문, 전통과 근대가 뒤섞인 지금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일연이 남긴 질문 ― “무엇이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가” ― 는 다시 묵직하게 울린다.
■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사이, 역사와 상상력의 경계에 서다이종문 교수는 『삼국유사』를 단순한 설화집이나 불교서가 아닌, ‘역사와 상상력의 경계를 허문 위대한 기록물’로 해석한다.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유교적 합리주의에 입각한 ‘정사(正史)’였다면, 일연의 『삼국유사』는 신화와 전설, 민중과 여성, 천민과 승려까지 품어낸 ‘민중의 역사’였다. 합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이(神異)의 세계를 인정하고, 당시 억눌린 민중의 목소리를 역사 속에 복원한 일연의 시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저자는 『삼국유사』를 “삼국시대의 뼈대에 살을 붙인 책”이라 평가한다.『삼국사기』가 정치 중심의 정사였다면, 『삼국유사』는 그 빈 곳을 메운 문화사이자 정신사로서, 두 책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책의 의의『나는 일연이다』는 학문적 해석과 문학적 서술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책이다.문헌과 비문을 토대로 한 실증적 탐구와 함께, 시인의 감성과 인문학자의 사유를 더해 일연의 삶과 시대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일연의 일생을 통해 본 고려 후기의 역사’이자, 동시에 ‘오늘의 우리를 비추는 거울’로 읽힌다.
■ 저자의 전문성 (지은이의 말에서 발췌) 어릴 때부터 『삼국유사』를 항상 책상머리에 두고 살았다고 할 정도로 『삼국유사』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인연이 있다. 결국 이런 연유로 『삼국유사』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고, 『삼국유사』가 완성된 인각사의 모든 것을 담은 『인각사 삼국유사의 탄생』이란 책을 간행했다. 『삼국유사』 목판 간행사업, 『삼국유사』 역주 사업, 『삼국유사』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사업 등 『삼국유사』에 관한 각종 사업에도 참여했던 저자의 관심은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으로 집중된다.
■ 일연의 생애에 대한 추적과 징검다리 『삼국유사』의 저자가 일연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다는 사실을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삼국유사』와는 달리, 일연의 생애를 자세히 알 수 있는 자료가 별로 없음을 아쉬워했다.
물론 일연이 『삼국유사』를 완성하고 세상을 떠난 군위군 삼국유사면 인각사에 건립된 그의 비석의 앞뒷면에 새겨진 비문이 남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달랑 비석 하나에 새겨진 글로 민족사의 거인인 일연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구나 비문은 비석의 크기에 따라 글자 수에 근본적인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하여 껑충껑충 건너뛰며 대강 서술할 수밖에 없는 글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
그러므로 일연의 비문에는 풀어내기 어려운 수수께끼가 매우 많지만, 비문을 제외하고는 생애의 재구성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비문의 문맥을 중심으로 하되 『삼국유사』 등 관련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거기다 합리적인 추정을 보태면서 일연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산 사람인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러한 가운데 세상을 떠난 지 700년이 훨씬 넘는 고려시대의 한 승려가 오늘날까지 펄펄 뛰면서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오늘날 우리에게 일연은 어떤 의미를 지닌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근사한 해답을 구해 보고자 한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일연은 84년의 생애 가운데 무려 64년 동안이나 무시무시한 무인정권 치하에서 살았다. 그리고 테무진이 몽골제국을 세우고 칭키즈칸이 된 1206년에 태어나서, 무려 53년 동안에 걸친 대몽항쟁기와 원元 간섭기를 온몸으로 겪었다. 그러니까 무신정권 및 몽골과 그 뒤를 계승한 원나라는 일연의 삶을 근본적으로 제약하였던 또 하나의 거대한 족쇄였다. 모쪼록 이 책이 이와 같이 험난한 역사적 조건과 사회적 상황 속에서 고뇌에 찬 삶을 살았던 한 역사적 인간 일연을 이해하는 데 다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