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향찰이 뜻과 음을 빌려 해석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것과 달리, 한글 표기의 고려가요는 중세어 자료가 없으면 어휘 의미조차 파악하기 어려워 해석의 갈래가 크게 벌어진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연구사 검토 과정에서 동일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이 지나치게 넓게 흔들리는 현실을 짚으며, 자료적 한계가 있어도 작품 원문에 대한 정합적 해석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저자는 기존 저서와 논문 제목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고려가요 접근 방법을 드러내고, 작품의 의미 맥락과 구조 파악을 중심에 둔 연구 과정을 펼친다. 난해한 어휘의 정확한 기능을 밝히기 위해 작품 전체를 구조적으로 연결하며, 어휘와 문법 요소를 종합해 해석하는 방식이 고려가요 작품론의 핵심임을 제시한다.
출판사 리뷰
향찰은 한자의 뜻과 음을 빌려 쓴 표기여서 향가에 쓰인 어휘의 뜻풀이가 어느 정도 가늠이 되어 해석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에 비해 고려가요는 한글 표기로만 되어 있어 그 어휘가 중세어 자료에 나오지 않으면 무슨 뜻인지조차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원문 표기와 유사한 중세어의 어휘들 중에서 작품의 문맥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택하는 경우에는 어휘 몇 개가 선택지가 되어 해석이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간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향찰 표기의 향가 해석에 비해 한글 표기의 고려가요 해석이 더 어렵게 여겨졌다.
고려가요를 연구하면서 작품마다 연구사를 검토하다 보니 한 작품에 대한 이해의 편폭이 너무 커서 당황할 때가 많았다. 한글 표기의 원문만 남아 있는 자료적 한계가 있다고 해도 해석의 편차가 그렇게까지 벌어질 수 있는지 의아하였다. 작품에서 잡은 약간의 단서를 가지고 역사, 민속, 상징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논하면서 정작 작품 자체에 대한 논의는 자세하지 못한 경우도 꽤 보았다. 작품 원문에 대한 정합적인 해석이 우선이 되어 그것을 바탕으로 논의를 펼치는 것이 온당한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저서나 학회지에 실은 논문 제목을 이 책에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것은 제목에서 고려가요에 대한 접근 방법이 나타나도록 하려는 의도이다. 어느 논의나 작품의 의미 맥락과 구조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 논문들이다. 각 작품에 난해한 어휘가 있으면 그것의 정확한 의미와 기능을 찾으려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작품 전체의 의미 맥락을 따져 보는 것이 필수적인 작업이었다. 그리하여 고려가요 작품론의 방법은 구조와 맥락의 파악에 초점을 맞추고 어휘와 문법적 요소들을 정합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신재홍
가천대학교 인문대학 한국어문학과 교수.주요 저서에 『한국 몽유소설 연구』, 『향가의 해석』, 『향가의 미학』, 『화랑세기 역주』, 『고전 소설과 삶의 문제』, 『고전 소설의 착한 주인공들』, 『‘영랑전’ 역주』, 『고전 소설의 당돌한 여주인공』(월인, 2016), 『향가 서정 여행』(월인, 2016), 『향가의 연구』, 『고전 문학과 징벌의 상상력』, 『고전 문학과 근심 걱정』 등이 있다.
목차
1. <서경별곡>의 구성과 시적 정조(情調)
2. <가시리>의 이별 정서와 대중성
3. <정과정>의 시적 문맥과 정서(情緖)
4. <청산별곡>의 주제와 의미 맥락
5. <이상곡>의 분절과 해석
6. <쌍화점>의 장소성과 대화 맥락
7. <동동>의 해석과 선어(仙語)의 의미
8. <정석가>의 소재와 구조
9. <만전춘별사>의 궁원 풍경과 서정성
10. 후렴구‧여음구의 구성과 기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