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별로 가다’는 죽음을 경험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다시 묻는 소설이다. 평생 돈밖에 모르던 건설업자 이정휘는 어느 날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진다. 맥락도 개연성도 없는 현상을 마주하고서야 그곳이 사후세계이며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평온하고 아름다운 그곳에 그냥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는 심장이 멎은 후 정확히 59분 만에 되살아났고, 자신이 실제 죽었었으며 그곳이 사후세계였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에 대한 회한과 의문으로 천마산 보덕암을 찾는다. 그곳에 그와 유별난 인연이었던 미도가 칩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죽음에서 돌아온 그와 윤회에 대해 본질적 의문을 가졌던 미도.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빅뱅에서부터 생명의 기원에 이르기까지 아우르며 삶의 의미들을 하나씩 깨달아 간다.
출판사 리뷰
죽음 너머의 세계가 삶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인생을 다시 정렬하고 싶은 순간에 필요한 이야기
삶의 속도만 믿고 앞으로 달려온 사람에게, 죽음은 종종 느닷없이 찾아온다. 주인공 이정휘는 누구보다 성실했고, 동시에 누구보다 치열했다. 건설 현장과 회사에서 생존을 위해 버티고, 때로는 원칙과 타협하며, 결국 부를 이루기까지 그에게 삶은 ‘이겨 내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심정지와 함께 맞닥뜨린 장면은 그가 알던 세계의 경계를 완전히 뒤흔든다.
밝은 빛의 고리, 푸른 초원, 연못과 다리, 섬처럼 떠 있는 숲. 그리고 그 끝에서 만난 어머니. 그곳은 단순한 환각이 아니라 ‘참회의 숲’이라 불리는, 영계로 가는 마지막 문턱이었다. 죽음 이후의 시간과 감각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는 다시 깨어난 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소설은 초현실적 경험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왜 돌아왔는가’에 집중한다. 주인공은 젊은 날의 선택들을 차례로 마주한다. 과거 관급공사에서 대립했던 이미도—지독한 원칙주의자로 불리던 그가 스님이 되어 산속에 은거해 있다는 사실은 주인공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든다.
『별로 가다』는 죽음에서 돌아온 사람이 삶을 어떻게 다시 붙잡는지, 비틀린 선택들의 뒤편에서 무엇을 회복해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펼쳐지는 각 장면들은 과장되지 않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건보다 ‘사람’과 ‘삶’의 모습에 더 주목한다. 특별한 미사여구 없이도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은 바로 이 절제와 담백함에 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든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방식으로. 죽음보다 삶을, ‘지금 이곳’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종열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토목하고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었다. 토목으로 밥을 먹으면서도 항상 탈출을 꿈꿨으니까. 탈출에 성공했던 건, 예비군도 민방위도 모두 끝나고서다. 예비군과 민방위가 쓸모 있음과 없음의 지표는 아닐지라도 꿈을 쫓기엔 왠지 버거웠다. 그래도 겁도 없이 두 번째 이야기를 완성했다. 비로소 난 꿈에 바짝 다가섰음을 알았다. ‘별로 가다’는 무거운 주제다. 감히 삶의 의미를 다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죽을 각오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철저하게 그로 살았다. 번아웃. 이젠 그가 아닌 나로 그냥 쉬고 싶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싶다.
목차
내가 죽다
그곳엔 섬 같은 숲이 있었다
참회
천마산 보덕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의혹
나는 나였다
마음
바름에 대하여
솔바람 소리
청년 유기상
바만사
외로운 늑대
돌아온 미도
우리끼리 산다는 것
마음집의 실체
왜 살아야 하는가
별로 가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고합니다
엔딩 노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