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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언어
삶과 죽음, 예측불허의 몸과 마음을 함께하다
니케북스 | 부모님 | 202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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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한 번이라도 병원에 입원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간호사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대단한지 알 것이다. 이른 아침 병실에 찾아와 안부를 물어주는 이도, 시간마다 찾아와 혈압과 체온을 재는 이도, 끼니때마다 처방된 약을 가져다주는 이도, 하다못해 보호자들의 온갖 질문과 짜증을 받아주는 이도 간호사다.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약물치료 그 어느 것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똑똑한 의사들이 모두 떠난 병실에 남아 생명의 존엄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도 바로 간호사다.

<돌봄의 언어>는 20년간 수많은 환자를 돌보며 쉼 없이 달려온 한 간호사의 자기 고백이자 간호사로서 마주한 삶과 죽음, 돌봄에 관한 기록이다.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가디언, 데일리 텔레그래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더니 2021년 4월 현재까지 3년 넘게 베스트셀러 최상단을 지키고 있다.

23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에밀리아 클라크, 애덤 케이, 루비 왁스, 아만다 포먼 등 유명 인사들의 찬사 속에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혔다. 저명인사의 성공담도, 회고록도 아닌 한 간호사의 이야기가 이토록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건 매우 '이례적'이다.

책은 간호사란 어떤 존재이며, 타인을 돌본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현재 우리 사회의 돌봄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그동안 희생과 헌신이라는 이름 뒤에 가리어진 간호사들의 역할과 돌봄의 가치를 사려 깊게 살피며,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부대끼며 연민과 공감, 인류애를 전하고 수호하는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출판사 리뷰

《뉴욕 타임스》 《가디언》 《선데이 타임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올해의 책
전 세계 23개국 번역 출간, 아마존 베스트셀러
〈왕좌의 게임〉 배우 에밀리아 클라크 추천


“바쁘고 힘들어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간호사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돌봄의 언어》와 같은 글을 읽으며 공감할 때다. “가족이 아닌 남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건 특권이다”라는 말처럼 간호사로 일하는 건 참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다. 웃고 울고 가슴을 울리는 이 직업에 감사하며, 나는 또 그 특권을 누리러 내일도 환자를 보러 가야겠다.” - 이주희,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의사이며 작가인 사람은 많다. 간호사도 의사만큼 신비롭고 중요한 일을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들은 적이 별로 없다. 이 책은 우리의 생존을 밀접히 돕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 《뉴욕 타임스》

돌봄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간호사,
그들의 고단하지만 경이로운 삶에 관한 기록


한 번이라도 병원에 입원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간호사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대단한지 알 것이다. 이른 아침 병실에 찾아와 안부를 물어주는 이도, 시간마다 찾아와 혈압과 체온을 재는 이도, 끼니때마다 처방된 약을 가져다주는 이도, 하다못해 보호자들의 온갖 질문과 짜증을 받아주는 이도 간호사다.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약물치료 그 어느 것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똑똑한 의사들이 모두 떠난 병실에 남아 생명의 존엄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도 바로 간호사다.
《돌봄의 언어》는 20년간 수많은 환자를 돌보며 쉼 없이 달려온 한 간호사의 자기 고백이자 간호사로서 마주한 삶과 죽음, 돌봄에 관한 기록이다.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가디언, 데일리 텔레그래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더니 2021년 4월 현재까지 3년 넘게 베스트셀러 최상단을 지키고 있다. 23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에밀리아 클라크, 애덤 케이, 루비 왁스, 아만다 포먼 등 유명 인사들의 찬사 속에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혔다. 저명인사의 성공담도, 회고록도 아닌 한 간호사의 이야기가 이토록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건 매우 ‘이례적’이다.
책은 간호사란 어떤 존재이며, 타인을 돌본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현재 우리 사회의 돌봄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의사가 환자의 아픔을 전문 지식과 기술로 고치고 해결한다면, 환자의 끝없는 불안과 상실감이 그 반대쪽에 놓여 있을 때 간호사는 환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병세를 이야기해주고, 보호자도 깨닫지 못하는 부분까지 보살피며, 공감과 위로를 전하며 그 간극을 메운다. 《돌봄의 언어》는 그동안 희생과 헌신이라는 이름 뒤에 가리어진 간호사들의 역할과 돌봄의 가치를 사려 깊게 살피며,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부대끼며 연민과 공감, 인류애를 전하고 수호하는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사회가 간호사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지 못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내는 데 얼마나 인색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환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늘 강해져야 했지만 여전히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간호사들에게는 뜨거운 위로와 공감, 연대의 메시지가 될 것이며, 많은 독자에게는 간호와 돌봄의 과정이 어떻게 간호사들을 통해 완성되어가는지를 제대로 마주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간호란 간호사로의 일반 업무뿐만 아니라 환자와 그 가족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편안함을 제공하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그것이 더 중요한 일이란 걸 배워왔다. 가장 취약한 동시에 의미 있는 타인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한다는 건, 그리고 가족이 아닌 남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건 특권이다. 시가 그렇듯이, 간호에서는 은유적 의미와 직설적 의미가 서로 경계를 넘나든다. 가슴의 구멍은 가슴의 구멍이다. 간호사는 그 중간에, 말 그대로 구멍을 고치는 의사의 기술과 환자의 근심과 상실이라는 은유적 구멍 사이에 있다. 간호는 돌봄과 연민, 공감을 표현하는 차별 없는 행위이고, 그래야만 한다. 또한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상기해야 한다. 사회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를 대하는 방식이 그 사회의 척도라면, 간호라는 행위 자체는 인류애의 척도다. 간호사는 가치가 가장 저평가된 직업이지만, 암과 싸워본 사람이라면 간호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그 가치를 인정한다. 완치가 가능하지 않은 경우도 자주 있지만, 아마도 중요한 것은 결국 완치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모른다.” (274~275쪽)

돌봄 연민 공감의 언어, 간호사
우리를 일으키고 위로해준 이들의 이야기


이 책은 학생 간호사로서의 첫날부터 상급 간호사로서의 마지막 날까지 시간과 분야를 넘나들며 돌봄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삶과 죽음이 전쟁 같은 사투를 벌이는 중환자실에서부터 시작해 삶과 죽음이 말 그대로 ‘남의 손’에 달려 있는 수술실을 지나 모니터로 산소포화도를 점검하고 동시에 환자의 눈을 들여다보며 상태를 체크하는 일반 병동으로, 이어서 아파서 울 힘조차 없는 아기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소아 병동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독자들을 이끌고 병원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밤새 돌보던 조산아가 삶을 찾는 기적을 경험하고, 화재로 인해 생명이 위독해진 아이를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보이기 전 매캐한 연기 냄새를 줄여보려고 조심스럽게 아이의 머리를 감길 때는 독자들도 함께 숨을 죽인다. 알코올과 약물에 중독된 환자들로 북적거리는 병동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종합병원 안에서 분초를 다투며 이루어지는 다양한 치료 현장의 모습도 매우 흥미롭지만, 이 책은 간호사들의 작은 친절과 따뜻한 말과 행동, 그리고 그로 이어지는 결과에 대해 조용히 증언한다.

“의사에게 요구되는 것이 극히 기술적인 능력이라면, 간호사의 경우는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다. 구부정한 자세로 조금만 움직여도 위험할 수 있는 고통스러운 시술을 받는 동안 아이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 일의 성패는 간호사가 그 아이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145쪽)

“외과 의사는 와서 샬롯의 다리를 자른 뒤 그냥 떠날 것이다. 훌륭한 소아과 중환자실 의사들이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그리고 왜 일어나는지 10분 동안 설명한 뒤 떠날 것이다. 간호사는 환자의 다리가 잘리는 동안 다리를 부여잡고, 열두 시간 혹은 밤새도록 샬롯의 부모님과 아이를 살피며 간호사 업무를 수행해갈 것이다. 부모가 의사에게 묻지 못한 수백만 개의 질문들, 예를 들면 아이가 고통스러운 건 아닌지, 다시 걸을 수 있는지, 살 수 있을 것인지, 지금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지, 왜 이런 병이 걸렸는지, 이게 무슨 뜻인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죽을 것 같은지에 대답해주면서…….” (249~250쪽)

“노인 돌봄은 간호의 가장 진정한 모습이다. 나이 든 분들을 보살필 때는 기술이나 의학적 지식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치료 자체가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존엄, 존중, 다정함, 지원과 보살핌 등 간호의 마음과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이다.” (289쪽)

간호사의 일이란 환자의 체온을 재고, 처방에 따라 주사를 놓고, 의사의 진료를 옆에서 돕고, 집도의의 수술복 끈을 묶어주는 일이다. 그리고 환자와 그 가족들의 슬픔과 상실을 알아주고 어린 환자가 자신에게 심장을 이식해준 기증자 부모에게 어려운 편지를 쓰는 것을 돕는 일이며, 고독한 노인 환자의 가녀린 손을 말없이 잡아주는 일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기록된 간호사들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험난하지만 때때로 위엄 있고, 불안하지만 끈질기며, 두려움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낸다. 어떤 언어로도 단순화할 수 없는 이들은 대체로 어려운 환경과 부족한 자원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삶을 낫게 만들려는 의지로 버텨내는 사람들인 것이다. 《돌봄의 언어》는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인생의 긴 여정 동안 누군가의 돌봄과 사랑으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또 간호사뿐만 아니라 조산사, 간병인 등의 봉사와 헌신으로 우리 삶과 공동체가 든든히 지탱될 수 있음을 환기시킨다.

간호사는 천사도, 영웅도 아니다
그저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전문의료인으로서 존중받고 싶어한다


“간호사가 얼마나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지 그리고 변호사만큼이나 충분한 보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 클라이브 스태포드 스미스, 인권변호사

“지혜롭고 애정이 담긴 글 안에 치열함, 연민, 깨달음이 번갈아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가장 취약한 상태에 처한 사람들을 돌보는 어려움과 보람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다급하게 호소한다. 우리를 돌보는 간호사를 사회적 차원에서 더 잘 보살펴야 한다고……” - 개빈 프랜시스, 의학박사이자 작가

“심신이 연약한 사람을 보살피는 데 드는 정서적 에너지는 끝이 없고, 대부분의 간호사가 그렇듯이 나도 너무 지쳐 더는 타인을 도울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고 느끼는 날이 많았다”라는 저자의 고백처럼 돌봄은 보이지 않는 가슴으로 수행되고, 그만큼 마음과 분리가 잘 안 되는 노동이다. 실제로 번아웃, 외상 후 스트레스, 연민 피로 등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군도 간호사다. 국가와 시민사회, 병원 및 환자로부터 제대로 보상과 인정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봉사심과 책임감을 앞세워 간호사들의 헌신만을 요구할 뿐이다. “간호사가 환자로부터, 병원으로부터, 고용주로부터, 사회로부터, 미디어로부터 과소평가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환자에게 마냥 친절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불안전한 업무 환경에서 고되게 일하는 간호사에게 친절까지 기대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반문하며 책은 자연스럽게 의료 현장의 불공정한 현실을 지적한다.

“2016년 영국에 있는 간호사의 11.4퍼센트만이 남성이다. 남성 간호사의 비율이 낮아지게 된 저변의 배경과 더불어 공감과 배려라는 자질이 여성의 전유물로 귀속된 것에 대해 비판하는 글들이 종종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의 핵심은 남성 간호사에 대한 거부나 차별이 아니라 간호를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의 일로 보는 시선이다. 다시 말해 간호 분야의 여초 현상은 성비 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간호의 행위를 가치 있게 보지 않는 그릇된 인식의 문제라고 주장할 수 있다.” (127쪽)

“정식 간호사의 일로 여겨져 왔던 일들이 요즘은 자격증을 따기 전인 수련 간호사에게 점점 맡겨지는 추세다. 또한 간호사와 수련의의 역할 분담이 모호해지고, 전문적인 간호의 역할과 책임이 환자의 건강과 권리가 아닌 경제적 이득 등의 다른 목적에 따라 결정된다. 이전에 의사가 했던 일을 간호사가 하게 되면 일단 병원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수액을 꽂고, 채혈하고, 혈액검사의 결과를 해석하고 심지어 삽관이나 동맥라인 삽입까지 하게 되었다. …또한 진단, 치료, 처방을 하고 심장마비 대응팀을 이끌며, 의사를 상대로 생명유지장치 고급 과정을 강의하고, 그들을 평가한다. 그러고는 고작 간호사 월급을 받는다. 그렇지만 진짜 손실은 간호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곳, 즉 침대 시트를 갈고, 환자를 관찰하며, 환자의 수분 섭취와 배변을 돕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간호 현장에서 생긴다. 환자에게 보살핌을 제공한다는 간호의 본질과 의미가 잊힐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210쪽)

유럽의 한 공영매체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사회 시스템이 유지되는 데 중요한 직군을 발표했다. 예상대로 ‘의료, 간병 인력’ ‘보육교사’ ‘노인 돌봄 인력’ ‘의료 보조원’ ‘약사 보조원’ 등 대부분 간호·돌봄 영역에서 일하는 이들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류사에 전례 없는 충격이 가해졌지만, 역설적으로 그동안 간과한 간호사와 돌봄 노동의 중요성과 가치를 새삼 체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간호사가 주저앉으면 환자도 주저앉는다. 간호사를 두고 천사, 영웅이란 찬사의 수식어를 늘어놓을 때도 많지만, 그 말이 그들에게 오히려 신체적, 정서적 고통을 주는 억압의 굴레가 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더는 눈을 감고 있어서는 안 된다. 간호사가 자신의 환자들을 끝까지 보살피고 지키려면 간호사에게도 애정 어린 보호와 보살핌이 절실하며, 국가의 역할은 돌봄이 당당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는 이 명료한 사실을 이 책은 진솔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되돌아보면 이십 년이라는 간호사로서의 생활은 내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그 이상을 돌려주었다. 나는 이 놀라운 간호의 현장에서 경험한 희로애락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 한다.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신생아중환자실을 거쳐 내과 병동을 지나 병실로 같이 들어가보자. 응급 호출을 받고 뛰어가면서 약국과 직원 식당을 지나 응급실로 향해 보자. 우리는 병원 자체뿐 아니라 간호의 다양한 측면을 살펴볼 것이다. 사실, 신규 간호사 시절엔 화학, 생물학, 물리학, 약학, 해부학만이 간호학의 영역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철학, 심리학, 예술, 윤리와 정치가 간호학의 실체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 깨달음의 여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은 환자, 친지, 직원 등 우리가 이미 경험한 사람들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인생의 어느 순간 돌봄을 받고 돌봄을 준 경험이 있는 사람들, 간호사이기 때문이다.

기원전 437년부터 367년까지 스리랑카를 다스렸던 판두카바야Pandukabhaya 왕은 자신의 왕국 곳곳에 조산원을 세웠다. 이는 온전히 아픈 사람을 돌보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관으로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최초의 정신병원은 서기 805년 바그다드에 세워졌다. 이러한 초기의 병원들에서는 치료비가 없다고 환자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었다. 예를 들면 13세기 이집트에 있었던 칼라운Qalawun 병원은 “아픈 사람이 가까이에서 오든 멀리에서 오든, 거주민이든 이방인이든, 건강하든 허약하든, 지위가 높든 낮든, 부자이든 가난하든, 직업이 있든 없든, 앞을 볼 수 있든 없든, 몸의 병이든 마음의 병이든, 또는 학식이 있든 없든 모든 비용은 병원이 부담한다”고 선언했다.

응급실은 두려운 공간이다. 생명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지를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을까? 응급실은 언제 시멘트 바닥에 넘어져 치명적인 뇌출혈을 일으킬지, 뉘 집 지붕이 무너져 다리가 깔리게 되는 사고를 당할지, 목이 부러지고, 척추가 골절되고, 또 과다출혈로 생사를 넘나들게 될지, 인간은 아무리 애를 써도 앞일을 알 수 없고, 그만큼 인간은 미약한 존재임을 일깨워준다. 60년간 부부로 살아왔지만 치매에 걸린 아내에게 남편이 상해를 입을 수도, 운이 나빠 의도치 않은 일에 휘말려 십 대 깡패에게 심장이 찔릴 수도 있다. 임산부가 구타당하고 복부를 가격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응급실만의 매력도 있다. 모든 갈등을 잊게 하는 일체감이 존재하고, 허투루 지나가는 시간이 없다. 하루하루를 강렬하게 체험하고 숙고하며 진정한 삶을 산다는 느낌을 준다. 오랜 세월 간호사로 살았던 나도 응급실 문을 열 때마다 여전히 손이 떨린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크리스티 왓슨
영국의 간호사이자 작가.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소속 간호사로 20여 년간 일했다. 2021년 현재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에서 의학보건인문학을 가르치며, 영국왕립간호협회 홍보대사로서 간호사 교육과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2011년에 발표한 그의 첫 번째 소설 《멀리 떠난 작은 새Tiny Sunbirds Far Away》로 영국 문학 최고의 권위로 손꼽히는 코스타 문학상을 받았고, 이어 발표한 《여성, 여왕 아닌 왕이 되는 곳Where Women Are Kings》은 1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금도 치열한 간호 현장과 뜨거운 예술 영역을 넘나들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돌봄의 언어》는 간호사로 일해온 그의 20년간의 기록이자 간호사로서 마주한 삶과 죽음, 돌봄에 관한 고백이다.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영국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뉴욕 타임스》《가디언》《뉴요커》 등이 주목하고,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현재 연극, 영화로도 제작 중이다.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 인생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 일
1 / 혈관으로 이루어진 나무
2 /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현실이다
3 / 세상의 시작
4 / 처음에는 갓난아기
5 / 생존을 위한 투쟁
6 / 왼쪽 갈비뼈 아래 어딘가에
7 / 산다는 것의 놀라움
8 / 큰 사랑이 깃든 작은 것들
9 / 오, 인간의 뼈
10 / 우리는 계속 박동한다
11 / 삶의 마지막에서
12 / 두 번의 죽음
13 / 아기 몸의 온기
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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