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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정사회
황금알 | 부모님 |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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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황금알 시인선 228권. 김종규의 첫 시집. '모과에 관한', '수목한계선, '몸의 말', '주름의 재발견', '전단지 한 장의 무게', '쪽잠', '日沒', '머그잔, 나비', '바람의 뒷면' 등 아홉 편의 시를 읽으면서 시인의 시 세계를 점검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김종규 시인의 시편들은 내면에서 오래오래 발효한 시적 대상들이 발아하면서 절제된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절제의 미덕은 아슬아슬하게 비시(非詩)와 시(詩)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혹하리라 만치 자신을 채찍질하며 견디는(「견디는 것」), 그 핍진(逼眞)한 여정의 밀도는 도의 수행과 다름없다. 비를 밀어내 자신의 무게를 덜어낸 구름 같은 존재(「비운다는 것」)와 화두를 삼키며 꿈틀대는 목울대를 타고 장강의 설법을 듣는(「막걸리」), 이런 행위 자체가 시의 길이며, 도의 길인 것이다. 드디어 텅 비우고 다시 맑은 물소리를 채우는데(「좌변기」), 물이 아닌 물소리를 채움으로써 그의 묵언수행은 시쓰기와 함께 계속할 것을 약속한다.

한편, 그의 시적 대상들은 세속에서 늙어가고 쇠잔한 것들에 대한 연민을 떠나서 오히려 그 내면의 힘들을 끌어올리는 데 더욱더 일조하고 있다. 가령 “돌덩이처럼 무겁던 살덩이가/ 무르게 풀어,”(「늙은 호박」)지는 무쇠솥 안의 늙은 호박 같은 것이다. 삶의 불볕과 우레와 무서리를 통과한 맷돌호박은 겨울밤을 온전하고 따뜻하게 갈무리한다. “썩는다는 건,/ 돌아갈 길을 찾는 것이”(「모과에 관한」)라는 진술 역시,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사이클에서 사라지는 건 또 다른 현현(顯現)인 것이다.
“시원한 물 한 그릇으로/ 살아지던 때가, 있었던”(「액정사회5」) 아름다운 시절과 곡진한 세상을 꿈꾸는 김종규 시인은, 신생(新生)의 주인공을 보내듯이(「봄, 단상(斷想)」) 앞으로 꽃피울 시편들을 어떻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 김영탁(시인·『문학청춘』 주간)

김종규의 첫 시집을 읽는 일은 시인의 개념을 정립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일 수 있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모과에 관한, 수목한계선, 몸의 말, 주름의 재발견, 전단지 한 장의 무게, 쪽잠, 日沒, 머그잔, 나비, 바람의 뒷면 등 아홉 편의 시를 읽으면서 시인의 시 세계를 점검할 수 있을 테다. 그의 시를 읽는 독자들은 스스로의 몸과 삶을 돌아보고 사회 곳곳의 아픔을 살필 수 있는 새로운 인식의 계기를 얻을 게다. 김종규의 시가 건축하는 마법의 현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자.

노란 모과가 식탁 위에서 썩어간다
잘 익은 것일수록 귀퉁이에
검버섯, 먼저 생겼다

사막의 능선을 넘듯, 몸속 향을 내뱉으며
쪼그라든

모과,
매끄럽고 두터운 껍질을
놓아버린다

썩는다는 건,
돌아갈 길을 찾는 것이다
―모과에 관한 전문

김종규가 바라보는 대상은 ‘모과(木瓜)’이다. 시인은 노랗게 익은 과일이 “식탁 위에서 썩어”가는 모습에 주목한다. 그는 1연 2행과 3행에서 유의미한 현상을 포착한다. “잘 익은 것일수록 귀퉁이에/ 검버섯, 먼저 생겼다”라는 진술은 독자에게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잘 익은 것’과 ‘검버섯’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여겨질 수 있는데, 바로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남다른 인식 또는 자각이 탄생한다. ‘플러스’가 ‘마이너스’를 잉태한다는 김종규의 발상은 ‘변증법’과 연결될 수도 있다.
시인은 2연과 3연에서 ‘모과’의 현실을 결과와 원인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노랗게 익은 과일로서의 ‘모과’는 “매끄럽고 두터운 껍질”이라는 현실을 보여주는데, 김종규는 이러한 현실의 원인을 날카로운 상상력으로 추적한다. 그에 따르면 ‘모과’는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사막의 능선을 넘듯”, “몸속 향을 내뱉으며/ 쪼그라”들었다. 뜨거운 여름을 견딘 후 맛보는 풍성한 가을 향기가 모과의 현실일 수 있다. 이 시의 진면목을 보려면 4연에 주목해야겠다. 시인은 “썩는다는” 것을 “돌아갈 길을 찾는 것”으로 규정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썩는다는 것을 ‘소멸’이나 ‘종말’ 또는 ‘죽음’ 등으로 이해하지만 김종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썩는다는 것을 ‘근원’으로의 회귀로 이해한다. 이제 다시 시작인 것이다.

김종규의 시편들 중 모과에 관한은 독자에게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썩는다는 것을 ‘근원’으로의 회귀로 이해하는 시인의 태도를 기억해야겠다. 수목한계선은 두 겹의 읽기를 가능하게 하는 복합적인 층위의 작품이었다. 몸의 말에서 김종규는 ‘몸’의 ‘전조’를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제안하였다. 주름의 재발견을 읽으면 시간의 축적이 삶의 성숙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전단지 한 장의 무게는 ‘전단지 한 장의 무게’를 알려준다.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쪽잠은 작고 미세한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간의 육체를 보여주고 이를 ‘시인’과 연결하는 인상적인 시였다. 日沒은 놀라운 핍진성을 담고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시였다. 머그잔, 나비에서 독자들은 ‘머그잔’과 ‘나비’를 연결하는, 무생물(無生物)을 생물(生物)로 전환하는 시의 마법을 목도하였다. 바람의 뒷면에서 김종규가 형상화하는 바람은 공기의 움직임이자 마음의 움직임이다. 복합성의 원리를 구사하는 역동적인 작품인 것이다.
장 콕토(Jean Cocteau)에 의하면 “시인은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거짓말쟁이이다.(The poet is a liar who always speaks the truth.)” 장 콕토의 언급은 시인의 속성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시인은 기존에 없던 언어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익숙한 것과의 단절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시인을 거짓말쟁이로 규정할 수도 있을 테다. 그러나 시인은 단순한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시인은 진실을 이야기하는 거짓말쟁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견지하는 이가 진정한 시인일 테다.

각시메뚜기

갈댓잎에서 각시메뚜기가
무당사마귀에게 잡아먹히는 순간이
저토록 숨 가쁜 일이다

부풀려
퍼들대는 몸
노란 알들을
또 옥 똑.
떨어뜨리는

저 물큰한
찰나가
영원을 향하는 것이니

껍질을 읽다

열매가 노란 껍질 안에 있다

속껍질에 둘러싸인 알맹이가 말없이 익어 간다

“껍데기는 가라”는 말의 맛은 무엇일까

꽉 움켜쥔 껍질이 두께를 늘리며
영양분을 저장하는

거칠고 울퉁불퉁한 것은 흠이 아니니
발가벗은 채 점등點燈으로 내건다

쓴맛이 배어든, 이도 안 먹히던 껍질이,
탐스러운 열매를 품는 것이다

늙은 호박

들녘을 지나다 늙은 호박을 만났다

성근 바랭이 풀밭, 짙푸른 풀은 퇴색하는 것이다

늙는다는 건 익어간다는 것

불볕과 우레와 무서리를 지나온
끝물로 남은 맷돌호박

구부정한 불빛의
솔잎 불 지펴 넣은 무쇠솥 안에서
돌덩이처럼 무겁던 살덩이가
무르게 풀어져,
놋그릇에
나누어 담기던
겨울밤,

기억의 언덕 아래를 미끄러진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종규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009년 『유심』으로 등단했다. 현재 시를 쓰면서 법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1부

각시메뚜기·12
껍질을 읽다·13
늙은 호박·14
모과에 관한·15
틈·16
여뀌꽃·17
수목한계선·18
큰 소리가 나올 법한데·19
143번 시내버스·20
시간·22
회화나무의 시간·23
식당 밥·24
견디는 것·25
비운다는 것·26
먼지들·27

2부

말言·30
몸의 말·31
붉은 통증·32
손에 관한·33
웃음에 관한·34
기억도 늙는 것일까?·35
세월·36
주름의 재발견·37
땀의 발견·38
막걸리·39
연속극·40
비밀의 뒷맛·41
부모 사랑 상조회·42
붉은 노트 두 권·43
전단지 한 장의 무게·44
출근길·45
측면·46

3부

시詩·50
강의실·51
자화상自畵像·52
쪽잠·53
파지破紙·54
정전停電·55
일몰日沒·56
그 저녁의 울음·58
파리들·59
바퀴벌레들·60

4부

액정사회 1·62
액정사회 2·63
액정사회 3·64
액정사회 4·65
액정사회 5·66
액정사회 6·67
이 시대의 우화寓話 1·68
삶 1·69
삶 2·70
머그잔, 나비·71
바람의 뒷면·72
흔한 장면·73
몽골에서·74
마네킹·75
입춘방立春榜·76

5부

우기가 지나가는·78
봉산 약수·79
봄, 단상斷想·80
서소문로 플라타너스는 왜 다시 잎을 내는가?·81
씨앗이 눈을 뜰 때·82
물방울·83
빨래들·84
삼청동 1·85
속·86
속도·87
좌변기·88

해설 | 권온_영원한 진실을 말하는 상태에 관하여·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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