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숙제를 마치고 일기를 쓰려는데
갑자기 짜증이 뭉글뭉글 피어올랐습니다.
창피를 준 민선이, 더 얄밉게 맞장구를 친 은채,
자기 편을 들어 주지 않은 선생님, 모두 미웠습니다.
‘아유, 짜증 나! 가만두지 않겠어.’
쫀쫀하고 짜증 잘 내는 아이 = 지극히 평범한 내 아이?이 책의 주인공 예영이는 마음보가 좁고, 친구들에게 서운한 일이 있으면 쉽게 토라지는 아이다. 게다가 속상한 일이 있으면 속으로 꽁꽁 감춰 두는 탓에 짜증이 마음속에서 뭉글뭉글 피어오르다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뻥 터지곤 한다. 새 학년이 되어 옛날 친구를 다시 만났지만 반가운 마음을 시원스럽게 표현하지 못하고, 친한 친구가 자기보다 다른 친구에게 더 잘해 주는 것 같아서 질투가 나고, 자기의 속상한 마음을 선생님이나 엄마가 알아주지 않아서 마냥 서운하고…….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그런데 이런 모든 감정들이 예영이에게만 일어나는 것일까? 예영이가 유독 쫀쫀하고 짜증 잘 내는 아이이기 때문일까? 아니다. 예영이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 주변의 초등학생이고, 내 아이의 모습일지 모른다. 우리는 누구나 속상하고 화나는 경험을 한다. 부정적인 감정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고 조절하는가에 따라 행복한 사람과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지나치면 안 된다.
소심한 복수.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예영이는 친구와 선생님, 엄마에게 서운한 마음을 공책에 적어 화풀이를 한다. 공책 이름은 짜사공! 짜증 나는 사람을 적어 놓은 공책이란 뜻이다. 자기를 짜증 나게 한 이유를 낱낱이 적고, 점수도 매긴다. 초등학생다운 소심한 복수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실제로 예영이 같은 아이가 꽤 있다고 한다. 자기를 섭섭하게 만든 친구, 자기에게 손해를 끼친 친구 등 자기 마음이 쫀쫀해진 것을 친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물론 그 친구들에게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다. 친구들 때문에 내가 화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그것이 나쁜 게 아님은 분명히 해 두자. 그렇지만 친구가 자기에게 잘못을 했을 때,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보고 그럴 때 내 마음은 어떤가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러고 나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를 생각해 보는 거다. 자기 감정을 잘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은 대인 관계가 좋기 마련이다. 나아가 이런 사람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을 잘할 뿐 아니라 문제해결력 또한 뛰어나다.
책 속에서 예영이는 친구더러 '자전거 타가 넘어져서 무릎이나 깨져라!'고 공책에 대고 빌었다가 큰코다치는 경험을 한다. 소심한 복수가 되레 자기에게 슬픔을 가져다 준 것이다. 예영이가 친구들을 용서하고 자기 잘못도 깨우치는 걸 보면 '쫀쫀 공주'라고 불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마음으로 소심한 복수를 하기보다는 '콩 심은 데 콩 난다'는 의미를 스스로 깨달은 예영이가 기특한 마음마저 든다.
자기 감정 조절 능력이 꼭 필요하다감성과 지성이 골고루 발달해야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자기 주도 학습이 중시되고 있는데, 자기 감정 조절 능력 또한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기에게 일어난 부정적인 감정을 잘 읽어 내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말이나 행동을 통해 자기 감정을 적절히 표현해서 사람들에게 알린 다음, 상대방으로부터 이해받고 감정을 스스로 조절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
자기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마음에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행복한 감정뿐 아니라 짜증 나고 화나는 감정도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하고 그런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다스리면 좋을지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가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어른들은 아이의 마음을 잘 읽고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어떻게 감정을 조절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는 대화와 시행착오를 통해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기 감정을 읽고 상대방과 대화하고 감정을 조절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자기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다독이는 일, '쫀쫀 공주 예영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 삶을 조금 더 풍성하게 가꿔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추천 포인트]
· 나와 닮은 듯한 주인공을 통해 자기 감정을 살피고 조절하는 능력을 길러 줍니다.
· 용서와 화해에 대해 생각해 보고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 초등 교과 연계 : 2학년 1학기 바른 생활 5. 함께 사는 우리
2학년 2학기 국어(읽기) 4. 마음을 주고받으며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엄마가 물었습니다.
"예영아, 너 얼굴이 왜 그러니? 무슨 일 있어?"
"부반장 뽑았는데…… 나는…… 나는 떨어지고 민선이가……."
예영이는 목이 메었습니다.
"그럼 민선이가 된 거니?"
예영이는 대답 대신 엄마 허리를 붙잡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아이고, 이런! 우리 예영이가 많이 속상했구나."
"딱 한 표 차이로……."
예영이는 목이 메어 겨우 대답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예영아, 2학기도 있잖아. 뭐, 임원 아니면 어때? 그리고 다른 애도 아니고 민선이가 된 건 잘된 일이잖아. 그렇지?"
엄마는 엄마 일이 아니라서 천사처럼 말했습니다.
예영이는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책상 위에 가방을 내려놓는데 그때까지도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내 짜사공, 어디 있는 거지?'
짜사공을 펴자, 종이 위로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습니다.
엉엉, 울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꾹 참았습니다.
이민선 - 비밀을 은채에게 말했음. 자기 이름을 적어 부반장이 되었다.
곽은채 - 일급비밀을 소문내 나를 망신시켰다. 민선이가 부반장으로 뽑히게 하는 말을 했음.
장태환 - 부반장에서 떨어진 내가 우는지 보려고 얼굴을 자꾸 쳐다보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