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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 워싱턴
나무처럼(알펍) | 청소년 | 201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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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예로 태어나다
부커 워싱턴은 미국 버지니아 주 프랭클린 카운티의 어느 농장 근처 통나무집에서 노예로 태어났다. 그는 1858년인지 1859년인지 자신의 출생연도조차 정확히 모른다. 그의 삶은 몹시도 비참하고 절망적이고 황량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서 시작했다. 이 시절은 남북전쟁이 나기 2~3년 전이라 흑인 노예로 산다는 건 거의 짐승의 삶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는 소금가마와 탄광에서 일하면서도 배움에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1895년 애틀랜타 국제박람회 개막식에서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흑인임에도 개막 연사로 서는 영광을 누린다. 이 연설은 그를 일약 흑인지도자로 우뚝 섰고 이후 하버드대학교의 명예학위를 받는 영광도 누린다.

▶ 배움에의 열망(본문 중에서)
햄프턴 학교 운동장에 들어서자마자 얼른 서둘러서 교장 선생님을 찾아갔다. 오랫동안 적절한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데다 목욕도 못하고 옷도 변변히 갈아입지 않았으니 당연히, 특히 여자 교장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을 리 만무했다. 순간 나를 학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대해 머뭇거리는 교장 선생님의 표정을 읽었다. 그분이 나를 아무런 쓸모가 없는 건달이나 거리의 부랑아로 취급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교장 선생님께서 어찌해야 할지 머뭇거리는 동안 나는 사력을 다해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는 동안 교장 선생님께서 다른 아이들의 입학을 허가해주는 장면을 보았고, 그러자 내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어만 갔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내게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장승처럼 서 있은 지 몇 시간이 지나자 교장 선생님께서 내게 말했다.
“얘야, 바로 옆 방 낭송실을 청소해야 하는데, 가서 빗자루 좀 가져다가 청소 좀 해라.”
순간 내 머릿속에는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번뜩 스쳤다. 이보다 더 기쁜 주문이 어디 있단 말인가. 러프너 부인 댁에서 지내면서 청소에는 일가견이 생긴 내가 아닌가.
나는 세 번에 걸쳐 낭송실을 싹싹 쓸었고 네 번이나 말끔히 걸레질했다. 벽 주위의 목공품들과 많은 긴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책상까지 몽땅 네 번씩 훔쳤다. 거기다 가구는 모두 살짝 옮겨 그 자리를 말끔히 청소했고, 선반과 가구 모서리마다 깨끗이 닦았다.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교장 선생님을 흡족하게 하는 것이 내 앞날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청소를 끝내고 교장 선생님에게 보고하러 갔다. 선생님은 어디가 더러운지 뻔히 알고 있는 분이었다. 낭송실로 들어온 선생님은 마루와 선반을 검사하고는 손수건을 꺼내서 목공품을 일일이 문질러 보았다. 테이블과 긴 의자도 마찬가지였다. 마루는 물론 어떤 가구에서도 티끌 하나 찾아내지 못하자 교장 선생님은 조용히 말했다.
“이 학교에 입학해도 좋다.”
“젊은이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공부에 힘써야 한다.”

▶ 논쟁적 인물, 부커 워싱턴
처음 이 책은 「아웃룩」이라는 뉴욕 크리스천신문을 통해서 1900년에 시리즈로 연재되었고 W. E. B. 두 보리스는 그의 견해를 비판했다. 하지만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고 맬컴 X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가장 인기 있는 자서전이었다. 그가 논쟁적 인물이 된 이유는 애틀랜타 박람회에서 한 연설 때문인데 당시 유색인종과 유색신문은 그의 연설에 아주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백인에게 순응하는 듯한 가치관과 흑인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흑인들의 정치투쟁을 평가절하했다는 이유에서다. 부커 워싱턴은 흑인과 백인이 서로 적대적 관계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상생하는 파트너십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당시 이제 막 노예제도에서 벗어난 흑인들의 현재적 조건에서는, 사회.경제.정치적으로 정상(頂上)이 아닌 인생의 맨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옛 주인이던 앵글로색슨 족이 과거 수 세기 동안 아메리카 주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여러 난관과 고통을 경험했듯이, 흑인들 역시도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려면 바닥에서부터 여러 어려움에 부닥칠 수밖에 없으며 그런 난관을 몸소 체험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렇기에 흑인들은 기회를 좀먹는 불만(파업.정치투쟁)을 허락하기보다는 상생하려는 의지를 갖춰야 하며 백인들은 인구 3분의 1을 차지하는 흑인의 사회적 성장 없이는 그 어떤 사회 발전과 평화도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에 우리가 당신의 자녀를 돌보고 몸져누운 부모님을 지키고 종종 침침한 눈으로 그들의 무덤까지 따르며 충성심을 보였던 것처럼 미래에도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당신들과 나란히 서서 우리의 삶에 전념할 겁니다. 필요하다면 우리는 당신의 방어자가 될 것이고, 백인과 흑인의 이익이 되도록 당신들과 함께 우리의 산업과 상업, 종교 생활을 함께 영위해 나갈 것입니다. 순수하게 사회적인 모든 일에서 우리는 손가락처럼 분리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발전에 필수적인 모든 일에서 우리는 손처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부커 워싱턴은 흑인 노예로 태어나 배우지 못하고 인간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주어진 환경이나 남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순응주의자(Uncle Tomism)라는 손가락질도 받았지만 그의 끝없는 희생과 열정, 휴머니즘은 결국 흑백 갈등을 조금씩 완화하고 인종은 다르지만, 인간은 서로 배려하고 이해할 때 비로소 온전히 발전할 수 있음을 평생에 걸친 노력으로 보여주었다.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그의 교육방식이나 삶의 자세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효율(성공)의 한계치만을 바라는 잘못임을 부커 워싱턴의 삶에서 배워야 한다. 이 책은 인간 가치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준다.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으며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부커 워싱턴의 정신은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인지 모른다. 비록 흑백 인종 갈등은 없지만 늘어가는 다문화 가정이라든가 경제적 격차에서 오는 교육기회의 차이라는 점에서 보면 인간 가치의 소중함이나 정신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부커 워싱턴의 삶은 아직도 우리에게 유효한 깨우침을 준다.

햄프턴 학교 운동장에 들어서자마자 얼른 서둘러서 교장 선생님을 찾아갔다. 오랫동안 적절한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데다 목욕도 못하고 옷도 변변히 갈아입지 않았으니 당연히, 특히 여자 교장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을 리 만무했다. 순간 나를 학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대해 머뭇거리는 교장 선생님의 표정을 읽었다. 그분이 나를 아무런 쓸모가 없는 건달이나 거리의 부랑아로 취급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교장 선생님께서 어찌해야 할지 머뭇거리는 동안 나는 사력을 다해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는 동안 교장 선생님께서 다른 아이들의 입학을 허가해주는 장면을 보았고, 그러자 내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어만 갔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내게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장승처럼 서 있은 지 몇 시간이 지나자 교장 선생님께서 내게 말했다.
“얘야, 바로 옆 방 낭송실을 청소해야 하는데, 가서 빗자루 좀 가져다가 청소 좀 해라.”
순간 내 머릿속에는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번뜩 스쳤다. 이보다 더 기쁜 주문이 어디 있단 말인가. 러프너 부인 댁에서 지내면서 청소에는 일가견이 생긴 내가 아닌가.
나는 세 번에 걸쳐 낭송실을 싹싹 쓸었고 네 번이나 말끔히 걸레질했다. 벽 주위의 목공품들과 많은 긴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책상까지 몽땅 네 번씩 훔쳤다. 거기다 가구는 모두 살짝 옮겨 그 자리를 말끔히 청소했고, 선반과 가구 모서리마다 깨끗이 닦았다.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교장 선생님을 흡족하게 하는 것이 내 앞날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청소를 끝내고 교장 선생님에게 보고하러 갔다. 선생님은 어디가 더러운지 뻔히 알고 있는 분이었다. 낭송실로 들어온 선생님은 마루와 선반을 검사하고는 손수건을 꺼내서 목공품을 일일이 문질러 보았다. 테이블과 긴 의자도 마찬가지였다. 마루는 물론 어떤 가구에서도 티끌 하나 찾아내지 못하자 교장 선생님은 조용히 말했다.
“이 학교에 입학해도 좋다.”

책과 값비싼 물건으로 얻는 교육은 위대한 사람과 접촉하면서 얻는 것과 도저히 비교할 수 없다. 끊임없이 책과 씨름하는 것도 좋지만 사람과 사물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기 바란다.

학교생활에서 교과서에서 배운 것이 중요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학교 자체에서 배운 것이 더 의미가 컸다. 그중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선생님들의 넘쳐나는 희생정신이었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면서 그렇게 행복한 경지까지 오르는지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런데 2학년이 끝나기 전에 이것을 이해할 기회가 생겼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걸 터득한 것이다. 그 이후로 나는 이것을 실천하려고 애썼다. 그 외에도 내가 배운 귀중한 교훈은 가축과 새를 돌보면서 얻은 것이다. 앞으로 졸업해서 사회에 나간다면 이런 기회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고, 하찮은 것에서 만족을 얻을 기회 또한 없을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부커 T. 워싱턴

  목차

서문_

1 노예로 태어나다
2 새로운 삶을 찾아서
3 배움을 향한 열망
4 노동의 가치
5 얼룩진 욕망
6 인종차별
7 터스키기 초창기
8 터스키기의 첫 흑인학교
9 학교, 마을공동체가 되다
10 학생들이 지은 학교
11 청결을 배우다
12 학교 기금 마련하기
13 대중 앞에 서다
14 애틀랜타 국제박람회 연설
15 대중연설의 마법사
16 유럽 여행
17 남을 돕는 즐거움

연보_
옮기고 나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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