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조선의 운명을 가른 오십 년,
세계열강의 각축장이 된
조선의 마지막을 재구성하다!
침략과 전쟁, 개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조선!
병인양요, 갑신정변, 동학 농민 운동, 대한제국, 한일 병합······.
척화와 개화의 열띤 논쟁에서 애국 계몽 운동의 마지막 불꽃까지,
근대 이행기 조선의 민낯을 낱낱이 살핀다!
역사의 ‘인과 관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조선의 개화기 이 책은 조선 역사의 끝자락이라고 할 수 있는 개화기 오십여 년을 다루고 있다. 외세가 조선 해안에 등장하면서부터 조선이 일제에 병합되는 날까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인 동시에 지금 우리 청소년들의 증조할아버지 세대가 이 악물고 견디며 치열하게 살아 낸 민중 저항의 시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오십여 년의 시간 동안 조선의 운명을 바꾼 사건들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그 ‘연결 고리’를 상세하게 다룬다. 특히 당시 조선에 영향을 미친 지구촌 곳곳의 역사적 사건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서, 복잡해 보이는 시대상을 그물처럼 촘촘한 인과 관계로 연결하고 있다. 꼭 알아야 할 주요 사건을 빼놓지 않고 다루면서, 그 사건이 일어나게 된 전후 사정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사건과 사건 사이 빈 공간을 이야기로 메워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달까?
일본과 강화도 조약을 맺은 개화기 초기 상황을 예로 들어 보자. 강화도 조약이라고 하면 대부분 조선이 일본과 불평등한 조약을 맺어 항구를 개방했던 사건으로만 기억할 것이다. 역사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국, 미국 다 놔두고 왜 하필 일본이랑?’ 이라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이 책에서는 강화도 조약을 설명하면서 그 전후 사정을 치밀하게 재구성한다. 서구열강이 동아시아에 눈독을 들이게 된 과정, 미국에 개항을 당한 일본이 조선에 군침을 흘리게 된 이유, 역사적으로 수교를 맺었던 이웃나라이기에 그나마 일본과 조약을 맺는 게 수월하겠다고 여긴 조선의 속사정까지. 독자들은 강화도 조약의 의미와 내용뿐 아니라, 왜 하필 일본과 첫 근대 조약을 맺게 되었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후 벌어지는 임오군란과 갑신정변 등의 시작점이 강화도 조약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책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거쳐 강화도 조약을 맺고, 갑신정변과 동학 농민 운동을 지나 대한 제국이 세워진 뒤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는 한일 병합 조약 체결까지 다루고 있다. 각 사건이 벌어진 정확한 연도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사건의 전후 상황을 파악해 사건들이 일어난 순서를 정확하게 짚어 낼 수 있게 된다고나 할까?
척화와 개화, 상반된 두 시각으로 풀어가는 마지막 오십 년 역사적 사건들이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는 암기 노트는 외우기 위한 용도로 볼 뿐, 재미를 기대하며 읽지는 않는다. 그런데 개화기는 워낙 일어난 사건들이 많아서 사건들을 짧게 언급만 해도 암기 노트 같아 보이기 일쑤다. 중·고등학교 교과서도 해당 시기를 다룬 부분은 사건 이름만 쭉 나열하다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에서는 사건을 나열만 하는 형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시 상황에서 ‘척화가 옳았는지, 개화가 옳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또 해당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당시 조선 사람들이 겪은 사건들을 척화와 개화 두 가지 시각으로 서술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척화파와 개화파의 입장만 알려 주는 게 아니라, 왜 당시 사람들이 척화를 주장하게 되었고 개화를 받아들이게 되었는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이런 상반된 시각을 따라가다 보면 갑신정변이 어쩌다 일어났는지, 왜 대한 제국을 선포하게 되었는지 등 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 이유를 ‘나라도 그렇게 했겠네!’하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연이어 이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을 '척화 vs. 개화'라는 실로 꿰어서 보여 주는 셈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척화파와 개화파의 활동이 일제에 국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어떻게 변해 가는지도 추적한다. 척화파는 개혁에 일일이 딴지를 건 꼰대였고, 개화파는 외세에 나라를 가져다 바친 주역이라는 이미지는 어찌 보면 절반의 진실이 아닐까? 목숨을 건 의병 활동의 주축이 되는 척화파와 활발한 애국 계몽 활동을 펼친 개화파의 훗날 모습은, 이들이 비록 생각은 달랐을지언정 목표는 오롯이 ‘자주 독립’ 한 가지였다는 걸 알려 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단순히 사건에 대한 정보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당시 조선 사람들의 시각으로 시대와 사건을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이를 위해 토론회, 인터뷰, 반성문 등 다채로운 방식의 장치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역사 정보를 습득을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백여 년 전 역사에서 얻는, 지금 우리를 위한 소중한 힌트 지금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양’자가 들어가는 단어를 떠올려 보자. 양말, 양산, 양식, 양복……. 이 단어들은 전부 개화기 때 들어왔다. 따져 보면 양말을 신은 지 백 년 조금 더 된 셈이다! (그 전엔 전부 버선이었으니까.)
이처럼 개화기에 들어온 단어나 물건 중에 지금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단지 물건뿐일까? 역사적 교훈 역시 마찬가지다. 잘못된 조약을 맺어 백성들이 도탄에 빠진 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무역을 허락해 경제가 파탄 난 것도, 강대국 눈치를 보다가 이권을 죄다 빼앗긴 것도, 지금 우리에게 처절한 교훈을 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교훈을 주는 건 외교 분야일 것이다. 청나라와 러시아, 일본과 미국 등 세계열강에 둘러싸여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 하다 일본에 강제 병합된 게 불과 백여 년 전이고, 광복의 기쁨을 누린 건 채 백 년이 되지 않는다. 국력, 경제력, 국방력 등 그때와 달리 몰라보게 달라진 건 사실이지만, 외교 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도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일본에 둘러싸인 외로운 처지니까.
한국사를 배운다고 해서 생각마저 조선 시대, 그리고 한반도 안에 가두어 둘 필요는 없다. 역사가 주는 의미는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현재로 가져와 교훈을 얻는 데 있으니 말이다. 《척화냐 개화냐, 조선의 마지막 승부수》는 조선의 마지막 역사를 통해 지금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어 준다.
[척화냐 개화냐, 그것이 문제로다] 파란 중학교에 다니는 만장이가 질문한 그 시대는 유리 역사에서 가장 파란만장한 시대였어., 이상하게 생긴 서양 배가 조선 앞바다에 몰려와 장사하자면서 대포를 마구 쏘아 대지, 옆나라 일본은 다짜고짜 조약을 맺자고 아우성을 부리지. 그런 데다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 농민 운동, 청일 전쟁, 삼국 간섭, 을미사변까지……. 이렇게 복잡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던 때였잖아, 그러니 사건과 사건 사이의 관계를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단어의 뜻을 몰라 헤매기 십상이지. 그럼, 이제 조선의 마지막을 향해 출발해 볼까?
[대한 제국으로 가는 길] 그런데 국제 정세가 일본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았어. 일본이 랴오둥 반도를 차지하려는 순간, 러시아가 ‘잠깐!’하고 제동을 걸었거든. 남쪽으로 내려오던 러시아로서는 랴오둥반도를 일본에 빼앗기면 자신들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것 같았겠지. 그래서 독일과 프랑스를 끌어들인 뒤, 일본에 ‘랴오둥반도를 반납하라’며 간섭하고 나선 거야. 아직 어린 표범에 불과하던 일본은 막 삼키려던 떡을 다시 뱉어 내야만 했어.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고도 하릴없이 손가락만 빨며 지켜보던 고종과 명성 황후의 머리에 그 순간 반짝! 하고 불이 켜졌다는 거야. ‘어? 일본보다 러시아가 더 세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