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주류경제학의 통화금융론은 중앙은행-상업은행이 화폐 창조를 책임져야 하고 그 은행들의 재량이 전체 통화량과 경기순환에 주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착각을 끊임없이 불어넣고 있다. '잃어버린 시뇨리지'와 '화폐발행이익의 화폐대출이익으로의 변신' 개념은 이러한 주류경제학의 통화금융론이안고 있는 오류들을 역사적으로 비판적으로 점검하는 방법론적 개념이다. 근대 이후의 화폐금융역사는 화폐주조차익 또는 발권이익이라 번역돼왔던 시뇨리지를 국가가 (1차대전 이후 전간기, 2차대전 이후 70년대 말까지를 제외하고) 상실해온 과정이며, 국가가, 아니 시민들이 이를 되찾아 공공의 이익으로 재편해야 한다.
출판사 리뷰
마르크스는 생산수단 유무로 계급을 나눴다: 생산수단 소유계급인 부르주아 또는 자본가 계급과 생산수단 무소유 계급인 프롤레타리아트 또는 노동자 계급. 생산자본이 아니라 금융자본이 체제의 지배적 중심이 된 이래, 계급은 이제 다른 식으로 양분될 수 있다. 화폐대출이익을 전유하는 계급과 화폐대출이익에서 소외된 계급. 1980년대 신자유주의 득세 이래 통화금융체제가 움직인 양상은 중앙은행-상업은행 양축 지배체제로서 은행들의 재량이 경기변동과 경제체제의 운동 전체를 책임지면서 국가의 재정정책 재량을 극도로 억압해온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 책은 화폐의 역사와 특성을 살펴보면서 애초에 국가의 것이었던 화폐발행이익, 즉 시뇨리지가 어떻게 화폐대출이익으로 변신하면서 특정 계급의 전유대상이 되었고, 금융자본의 이해관계가 사회경제적 자원의 위치, 흐름, 분배, 할당을 어떻게 지배하고 어떻게 왜곡했는지를 고찰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어떻게 자산거품의 형성과 붕괴가 초래되었고, 전세계적 투기, 가격교란, 금융위기가 빚어지며, 사회의 다른 영역이 그로부터 어떤 피해를 입게 되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중앙은행 독립성이라는 미명 아래 은행들의 무정부적 재량이 정부의 재정정책 재량을 억압할 수 있도록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온 각종 주류경제학의 화폐금융이론을 비판하면서 재정정책의 주도성과 독립성 회복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1. 화폐대출이익이란 무엇인가?
독자들 중에 화폐대출이익이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왠지 어디선가 이말을 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디에서도 쓰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필자가 고안하여 이 책에서 처음 소개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화폐대출이익은 화폐의 본질과 아울러 경제현실과 금융현실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화폐대출이익 불평등의 현상과 문제를 말하고자 한다.
화폐대출이익 ① 개인과 기업의 화폐대출이익개인과 기업의 화폐대출이익은 말 그대로 개인과 기업이 화폐대출로부터 얻는 이익을 말한다. 개인과 기업의 화폐대출이익 규모는 화폐대출력의 규모에 비례한다. 화폐대출력이란 개인과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화폐를 대출 받을 수 있는 규모를 말한다. 화폐대출력이 크면 화폐대출이익도 커진다. 개인의 화폐대출력과 화폐대출이익은 학력, 소득, 자산 에 비례한다. 기업의 화폐대출력과 화폐대출이익은 매출, 순익, 자산 등에 비례한다. 화폐대출이익에는 두 종류가 있다. 방금 살펴본 가계/기업의 화폐대출이익은 화폐대출이익 ①에 속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인호
서울대학교 철학과(미학 전공) 졸업. 1989년부터 1997년까지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선집>(전6권, 박종철출판사) 책임 번역자로 일하며 독일어 저작 대부분을 번역했다. 이 기간 동안 루이제 린저의 <북한 이야기>(형성사), 칼 맑스의 <1844년의 경제학 철학 초고>(박종철출판사), V. I. 레닌의 <러시아에 있어서 자본주의의 발전>(태백)을 함께 번역했다. 2003년~2004년에는 EBS라디오와 TV에서 영어교육방송을 진행했다. 2017년부터 유튜브 채널 <최인호TV>를 운영, 진행하고 있으며, 이 채널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많은 민주 공화 시민들과 시대의 문제들을 심도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화폐와 금융의 문제를 2년간 깊이 토론하고 연구했으며, 그 결과를 담아 ‘화폐발행이익’과 ‘화폐대출이익’ 개념을 중심으로 <<잃어버린 시뇨리지>>를 썼다.
목차
제1부 이런 돈 저런 돈
1-1 태초에 진흙이 있었던 걸까?
1-2 수메르 문명의 화폐
1-3 화폐: 무는 수단, 갚는 수단, 잇는 수단
1-4 화폐와 저울, 금화와 은화
1-5 화폐의 상품성과 증표성
1-6 이 돈은 사악하다?
1-7 그레샴에서 뉴턴까지
1-8 조선의 몰락과 당백전
1-9 비트코인
1-10 ‘자유화폐’와 화폐 퇴장
1-11 재정건전성과 바보들의 행진
1-12 닉슨 쇼크와 달러 본위제
1-13 금, 은행, 은행권
1-14 탤리 막대
1-15 1조 달러 코인
제2부 화폐 창조
2-1 한국은행에는 돈이 별로 없다
2-2 물과 얼음, 그리고 지급준비금과 현금통화
2-3 예금과 대출, 무엇이 먼저인가?
2-4 ‘없는 돈’을 쓰다
2-5 화폐발행이익, 화폐대출이익
2-6 ‘화폐화 반대’를 반대한다
2-7 양적 완화
2-8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9 중앙은행 독립이냐 재정정책 독립이냐
부록: 화폐금융기초지식
I. 금융통화지표
II. 대한민국의 지급-청산-결제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