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일제강점기는 어떤 시대일까? 비극과 슬픔으로 얼룩진 우리 근현대사를 살아간 어린이들은 그저 힘겹기만 했을까? 그때는 웃음도 기쁨도 없었을까? 아이들이 마주한 슬픔은 어떤 것이었을까?
일본 순사를 만나면 꼼짝없이 ‘황국신민 서사’를 읊어야 했고, 일본 아이들에게 주눅 들어야 했으며, 때로 낯선 곳에 끌려가 생을 마치기도 했던 당시 어린이들. 그러나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고, 소중한 존재와 마음을 나누었고, 작은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우리에겐 비극으로만 이야기되는 일제강점기. 하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희로애락이 존재했고, 꿈을 꾸었으며, 그 속에서 아이들은 쑥쑥 자랐다. 금이와 금동이, 민구와 바위, 광일이와 기섭이의 삶을 따라가면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가는 당시 어린이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의 특징]
- 어린이 시선으로 일제강점기를 보여 주는 네 편의 창작 동화.
- 네 편의 동화는 각각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어린이들을 통해, 일본에 대한 울분과 고통뿐 아니라 친구들과 놀고 사탕 한 알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상을 보여 주고, 아픔의 시간 속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보통 사람들의 비극을 이야기한다.
- 비극으로 점철된 까닭에 쉽게 다가가기 어렵고 더욱 엄숙하게 느껴지는 우리 근현대사를, 희로애락을 담은 이야기를 통해 좀 더 가깝게 만들어 주는 창작 동화.
일제강점기 어린이가 사는 법
배고프고 고통스러운 날들이었지만 아이들은 언제나 꿈을 꾸었다.
일제강점기는 어떤 시대일까? 비극과 슬픔으로 얼룩진 우리 근현대사를 살아간 어린이들은 그저 힘겹기만 했을까? 그때는 웃음도 기쁨도 없었을까? 아이들이 마주한 슬픔은 어떤 것이었을까?
일본 순사를 만나면 꼼짝없이 ‘황국신민 서사’를 읊어야 했고, 일본 아이들에게 주눅 들어야 했으며, 때로 낯선 곳에 끌려가 생을 마치기도 했던 당시 어린이들. 그러나 친구들과 신 나게 놀았고, 소중한 존재와 마음을 나누었고, 작은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우리에겐 비극으로만 이야기되는 일제강점기. 하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희로애락이 존재했고, 꿈을 꾸었으며, 그 속에서 아이들은 쑥쑥 자랐다. 《김금이 우리 누나》의 금이와 금동이, 민구와 바위, 광일이와 기섭이의 삶을 따라가면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가는 당시 어린이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
우리 역사의 비극, 일제강점기
1910년 국권을 강탈당한 뒤부터 1945년 해방을 맞기까지 35년의 시간을 뜻하는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성이 그대로 드러난 이 기간 우리 민족은 슬픔과 아픔으로 얼룩진 삶을 견뎌야만 했다. 전쟁의 총알받이로, 강제 징용으로, 전쟁 위안부로 낯선 타향과 타국으로 끌려가 생을 마친 사람들은 지금도 그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정도다. <마음으로 쓴 편지>의 주인공 ‘기섭’이가 고향을 떠나 평양의 한 비행장 공사장에서 고된 노동 끝에 총을 맞고 자기가 판 구덩이로 떨어지는 모습은 어린이들까지 강제 징용으로 끌려가 생을 마친 비극적인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 준다. 노동에 대한 대가는커녕 기본적인 권리까지 유린당한 채 생을 마쳐야 했고 지금도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 그러나 비극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고향에 남은 사람들의 처지 또한 그보다 낫다 할 수 없었다. 식량과 세간을 빼앗기며 당장 하루하루를 걱정해야 하는 절망으로 가족을 잃은 상처를 돌볼 틈조차 없었던 것이다. <1920년, 봄입니다>의 주인공 ‘광일’이는 ‘봄이 오면 산에 들에 꽃은 피지만 배는 더 고프다’고 말한다. 춘궁기 또는 보릿고개로 이야기되는 이 시기에 사람들은 굶주림을 견디려고 무엇이든 다 먹었다. 그야말로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시대였던 것이다.
그 와중에 일본은 조선의 문화재를 마구잡이로 파헤치고 몰래 자국으로 빼돌려, 이때 해외로 빠져나간 문화재는 그 수와 소장처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이런 모순된 현실은 어린이의 눈에도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표제작 <김금이 우리 누나>의 금동이는 조선 도자기는 그렇게도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왜 그보다 귀한 조선 사람은 때리고 죽이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참, 이상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조선 사람이 쓰는 물건은 좋아하면서 조선 사람은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도자기는 돈도 주고 사 가면서, 아니 어떨 때는 강제로 빼앗아 가기도 하지요. 그런데 도자기보다 더 귀한 조선 사람들은 왜 날마다 때리고, 죽이는지 알 수 없습니다. 참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는 자명한 진리가 부정된 시대. 암흑 같은 시기였지만, 어른들이 만든 모순을 이상하다고 말하는 어린이들은 그저 슬퍼하지만은 않았다.
슬픔과 아픔의 시간, 그럼에도 삶이 있었다
<김금이 우리 누나>의 금동이가 사탕을 준다는 말에 일본 순사를 따라갔다가 꼼짝없이 죽게 되었을 때 나타난 것은 누나 금이였다. 병치레가 잦아 또래보다 몸집이 작은 금동이를 지켜 주는 누나 금이를 말 못 하는 바보라고 무시하던 금동이는 비로소 누나에게 진정으로 감사하게 된다. <싸움닭 바위>에서는 커다란 일본 닭과 맞서 싸우는 ‘바위’를 위해 민구와 아이들은 함께 모여 꽁꽁 언 땅을 파고 미꾸라지를 잡는다. <1920년, 봄입니다>는 어떠한가. 일본 최고의 자전거 선수와 경기를 하는 엄복동 선수를 위해 광일이는 나무 새를 깎아 응원하는 마음을 전한다. 나라를 빼앗겨서 일본인이 시비를 걸어와도 꼼짝할 수 없고, 전쟁을 치르느라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시대였지만, 그때도 아이들은 함께 모여 놀고 울고 웃으며 성장하고 있었다. 희로애락을 겪으며 자신의 삶을 산 것이다.
과거를 기억한다는 것, 우리에게 일제강점기는 무엇일까?
《김금이 우리 누나》의 이야기들이 보여 주듯이 그 시기가 그저 슬픔과 아픔으로만 점철되지는 않았다. 그 속에도 희로애락의 삶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와 동시에, 나라를 잃은 슬픔이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탐욕이 인간을 얼마큼 타락시킬 수 있는지를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일제강점기다. 그렇다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그 시간은 무엇을 뜻할까?
과거를 돌아보면 전쟁 없는 평화의 시대는 길지 않았다. 그 속에서 늘 희생당한 것은 힘없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어떤 고귀한 명분을 내세우든 전쟁과 침략은 보통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지 못하고, 무엇이 귀한 것인지 잊는 순간 사람은 괴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도 일제강점기다. 우리가 다시 이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를 기억하고, 우리의 과오가 무엇인지 반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통 받은 이들의 아픔을 위로해야 한다. 《김금이 우리 누나》는 독자들에게 일제강점기의 다양한 삶을 알고, 기억해야 할 역사의 비극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1920년, 봄입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꽃은 피지만 배는 더 고픕니다. 먹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들판이며 산에 풀이 돋기 무섭게 사람들이 모두 뜯어 먹어 버립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곧 5월인데도 겨울처럼 춥기만 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에는 엄청 무거운 돌멩이가 몇 개는 달린 것 같습니다.
“찌릉찌릉……. 비, 비켜!”
소리에 놀란 광일이가 몸을 피했지만 때는 벌써 늦었습니다. 달려오는 자행거(자전거)에 부딪히며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아아악……. 그런데 신음 소리를 내는 광일이 눈앞에 노오란 콩고물이 잔뜩 묻은 인절미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인절미다. 인절미야. 인절미를 잡으려고 엉금엉금 기어가는데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거지 조센징!”
작가 소개
저자 : 장경선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자유문학]에 청소년 소설이 당선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그동안 쓴 책으로 《제암리를 아십니까》《나무 새》《김금이 우리 누나》《나는 까마귀였다》《하얀 오렌지》《황금박쥐 부대》등이 있어요.
목차
작가의 말
1. 김금이 우리 누나
2. 싸움닭 바위
3. 1920년, 봄입니다
4. 마음으로 쓴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