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일광전구는 1962년 설립 이래 60년간 백열전구를 만들어 왔다. 그 사이 백열전구는 아날로그를 상징하는 물건이 됐지만, 그들이 처음 전구를 만들었을 때 그들은 스타트업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스타트업이다. 60년 만에 만난 일광전구는 전구 회사에서 조명 기구 회사로 피보팅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조명 기구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공유했지만, 속도와 방법은 저마다 달랐다. 의견은 분분했고 자주 부딪혔다. 정제되지 않은 아날로그의 생기가 있었다. 신뢰 속에서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충돌하고, 해법을 찾고, 실행하고, 이 과정을 반복한다. 이보다 더 스타트업다운 곳이 드물다.
60년 된 회사인데 6개월 후 모습을 짐작하기 어렵다. 몇백 원짜리 전구를 팔면서 그 옆에서 몇십만 원짜리 조명을 함께 판다. 고집스럽지만 기회를 포착하면 민첩하게 방향을 바꾸고, 다시 고집스럽게 이어 간다. 일광전구의 헤리티지는 60년 역사에 있지 않다. 치열하게 부딪는 지금 여기에 있다.
출판사 리뷰
국내 유일의 백열전구 제조사
60살 일광전구는 어떻게 리브랜딩에 성공했을까
헤리티지를 훼손하지 않고
피보팅에 성공한 과정을 조명하다
일광전구가 만드는 백열전구는 촛불에 가장 가까운 광원이다. 1962년 대구에서 설립된 일광전구는 60년째 백열전구를 만들어 왔다. 2000년대로 접어들며 LED가 보편화되면서 전구 수요가 급감했지만, 일광전구는 여전히 백열전구를 만든다. 백열전구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감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광전구는 장식용 전구로 전구 사업의 명맥을 이어 가는 동시에, 전구 회사에서 조명 기구 회사로 피보팅하고 있다. 아날로그의 상징인 백열전구부터 2021년 연말에 출시해 베스트셀러 조명이 된 스노우맨까지, 그들은 어떻게 헤리티지를 해치지 않고 리브랜딩에 성공했을까. 일광전구를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터뷰는 2022년 9~10월 대구와 서울에서 진행됐다.
책은 5부로 구성된다. 1부 ‘라이트’는 일광전구의 60년 역사를 다룬다. 2부 ‘리브랜딩’은 핵심 제품과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다룬다. 3부 ‘제품’에서는 제품의 기획, 개발 단계를 살펴본다. 4부 ‘디자인’은 조명 기구를 디자인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5부 ‘마케팅’에서는 마케팅 방향과 협업 사례, 향후 계획을 전한다.
반세기 넘게 한 가지 물건을 만들어 온 사람들이 다른 물건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구와 조명 사업은 비슷해 보이지만 제작과 유통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일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들은 왜 변화를 택했을까.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무엇을 바꾸고 있을까. 오래된 것이 낡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전구 회사에서 조명 기구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과 맞물리면서 전구 생산은 중단하지만, 본질은 안 없앱니다. 일광전구만큼 다양한 전구류를 보유한 데가 없어요. 전구를 가장 잘 알고, 광원을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다양한 광원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색온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요. 우리는 형광등 색을 주광색(晝光色)이라고 부릅니다. 주광색은 말 그대로 풀이하면 햇빛의 색상이에요. 사실 햇빛 색에는 백열전구가 훨씬 더 가까워요. 노란빛이 나잖아요. 그런데 전구는 그냥 전구색이라고 하죠.”
“백열전구가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백열전구만 줄 수 있는 매력과 감성이 있습니다. 백열전구는 사람을 예쁘게 만들어요. 백열전구 불빛 아래와 LED 불빛 아래는 완전히 다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bkjn 편집부
curated by bkjn은 북저널리즘이 만드는 브랜드 인터뷰 시리즈다. 좋은 물건을 엄선하고, 물건을 만든 사람의 이야기를 전한다. 북저널리즘은 2017년 서울에서 출판물로 시작해 디지털, 정기 구독, 커뮤니티, 오프라인으로 미디어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목차
들어가며
라이트: 일광전구는 어떻게 시작됐나
리브랜딩: 리브랜딩은 어떻게 진행됐나
제품: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디자인: 제품은 어떻게 디자인되나
마케팅: 일광전구는 어떻게 소통하나
마치며
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