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민족문화, 문화국가 등 문화는 국가가 지켜야 할 보루이자, 국가가 나서서 진흥해야 할 책무로 대접을 받는다. 그런데 막상 국가정책에서 문화는 늘 뒷자리이다. 모든 정부에서 문화는 중요하며 삶의 질에서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정책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경제와 산업, 사회복지, 환경, 그리고 체육 분야에까지 밀려난다.
지역문화는 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지역문화’라는 용어가 법률적, 정책적 용어가 되어 공적 자금이 투자되고 있지만, 여전히 평범한 이들에게 가까운 개념이 아니다. 지역문화라는 이름은 정책적으로 또는 이에 관련되어 종사하는 이들의 입에서만 불린다. 그러니 지역문화가 왜 필요하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 문화가 이런 대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 장세길 박사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국가의 뼈대로 불리지만 현실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문화의 현주소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났다. 문화를 누리는 게 삶의 질에 필수라는 정부와 문화계 목소리는 코로나19 대유행에 힘을 잃었다. 사회적 위기가 닥치자 인권이라던 문화향유는 여유 있는 사람의 취향으로 전락하였다.”
문화는 여유 있을 때 즐기는 것이며, 사회적 위험과 무관하다는 인식이 위험의 시대에 문화를 중요하지 않은, 후순위 정책 분야로 밀어낸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위험이 깊을수록 문화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출판사 리뷰
위험의 대응으로서 문화의 사회적 기능
○ 저자는 현대사회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 “신자유주의가 확대되던 시기와 맞물려 개인은 파편화되고, 사회적 신뢰나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토대가 무너진 가운데 ‘공인된 처방’이 없이 현대인 각자는 쉼 없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지며, 예전보다 더, 그리고 자주 불안해하며 살아간다. 존재론적 안전에 대한 불안정성 속에서 개인은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을 형성하지 못한 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성과달성에 매달린다. 현대사회를 “피로사회”로 부르는 이유이다.“
○ 문화는 소통을 통해 사회적 연대로 나아간다. 이러한 문화의 특성은 존재론적 안전에 대한 불안정성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현대적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 저자는 창조산업과 같은 문화의 경제적 기능이 강조되던 시기를 지나 사회적 배제를 해소하는 방법으로서 문화의 사회적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한다. 창조산업의 산파였던 영국에서도 예술의 사회적 처방을 통해 사회적 고독과 소외를 해소하는 문화정책이 강화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문화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을 혁신하는 사회적 가치가 강조되기 시작했단다.
○ 저자는 이러한 문화의 사회적 기능이 일반화되었다면 코로나19 대유행에 문화가 뒷방으로 밀려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그는 삶과 직결된 지역문화야말로 위험의 시대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위험에 맞서는 지역문화의 힘과 전략
○ 그동안 힘겹게 자리를 만들어온 제도와 시스템들의 무력함 앞에서 저자는 20년 가까이 지켜봤던 지역문화의 현장을 떠올리며 이 책을 구상하였다고 한다. 되돌릴 수 없는 정책과 시스템은 여전히 존재하나, 지역문화정책 연구자로서 실증적 관점에서 현장 중심의 연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 코로나19 대유행 위기, 기후변화 위기, 제4차 산업혁명 기술사회의 인간 위기, 공동체 위기, 불확실성 사회의 정신건강 위기, 지역소멸 위기. 저자는 이러한 현대사회의 위기를 지역문화 관점에서 바라보고, 위험에 맞서는 지역문화 방법론을 제시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저자는 인간과 사회 맥락에서 문화정책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적 질문을 던진다.
○ 저자는 위험시대의 지역문화정책 키워드로 지역문화의 사회적 가치, 로컬옵티멈, 생활권 문화자치를 강조한다. 이러한 키워드에는 공리주의적 도구주의 문화정책과 국가 주도 문화정책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담겨 있다.
○ 저자는 일상적 삶의 현장을 지역문화정책 분석의 중요한 단위로 설정하고, 문화민주주의, 문화다양성, 문화 격차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실제로 저자는 전북지역의 문화정책을 시·군·구, 읍·면·동, 생활권 단위까지 촘촘하게 지속 연구하면서, 지역문화정책에 대한 학문적 지평을 새롭게 열어가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이 책에서 위험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지역문화정책 모델을 제시한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추천하는 책
○ 지역문화협력위원회 임학순 위원장은 “‘위험이 깊을수록 문화가 중요하다’라는 저자의 언명이 현대 위험사회의 문화정책 실천과 학문 현장에 울림을 주고 있다. 위험과 문화정책의 관계를 연구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전망하였다.
○ 권혁남 전북연구원장은 “대중매체의 등장으로 문화는 거대한 권력과 자본으로 변신했으나, 문화기본권에 명시된 인권으로서 문화적 권리를 누구나 누리는 우리 모두의 꿈을 앞당기는 책”이라고 권하였다.
○ 김승수 전(前) 전주시장은 “이 책은 ‘문화적 회복력’이 우리의 삶과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많은 영감을 준다”라면서, “위험시대, 문화의 힘으로 도시의 변혁을 꿈꾸는 이들과 함께 읽고 싶다”라고 말하였다.
○ 우리나라 문화정책을 총괄 연구하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현성 문화연구본부장은 “누가 어디선가 말했듯이 마치 내가 쓴 것인 양 으스대고 싶다”라면서 이 책이 전하려는 내용에 힘을 실어줬다.
책의 목적: 위험의 시대에 읽은 지역문화론
○ 이 책의 제목은 《지역문화의 반격, 위험사회에 맞서다》이다. 책의 제목처럼 지역의 맥락 안에서 지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문화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이해하게 구성되었다.
○ 물론 구체적 실천계획의 보고서가 아니니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우리가 겪는 문제들을 즉각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책이 제시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의 관점을 통해 사고의 전환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 변화가 지역문화 나아가 위험천만한 현대사회를 극복하는 동력이 되어 우리 삶을 변화시킬지 모른다.
○ 또한 이 책은 문화정책을 연구하거나 정책을 실행시키는 많은 지역문화 관련 종사들을 위한 ‘정책 교양서’로도 유용하다. 문화가 실제 우리 사회와 삶과 유리되어 있지 않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문화와 정책, 문화정책과 지역문화가 현실에 동떨어진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 특히 이 책은 문화사업이 대거 지역으로 전환된 가운데, 이른바 문화자치 시대에 어떻게 지역문화를 진흥해야 하는지 다양한 정책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어 정책을 연구하고 기획하고 실천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리라 기대한다.
○ 책을 펴낸 저자 장세길은 전북대 문화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문화현장 직업군부터 연구자까지 20년 넘게 전주와 완주를 비롯해 전국의 지역문화 현장을 중심으로 이슈와 담론, 문화인력, 문화도시, 지역문화예술 등 폭넓은 연구와 실행전략을 짜왔다.
○ 이 책에서도 밝혔듯이 현장과 이슈를 중심으로 한 실증적인 연구와 전략에 집중하는 연구자이다. 정책으로 변화하는 문화와 현장 보다 지역사회의 변화와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문화와 현장을 통해 수립되는 정책의 효용성을 여전히 굳게 믿고 있다.
지역문화의 반격, 위험에 맞서다
시장 중심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사회적 위험(실업, 산재 등)에 대응하여 사회복지가 체계화되었듯이, 현대사회의 위험에 대한 대응으로서 문화의 공적 기능을 정립하고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 이후 나타난 현대사회의 위험을 살펴보고, 위험에 대한 대응으로서 문화의 기능을 검토하여 현대사회에서 문화를 진흥해야 하는 공적 당위성을 탐구하고, 어떤 가치와 전략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실천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장세길
전북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부터 전북연구원에서 지역문화정책을 담당하여 연구하고 있다. 문화유산, 문화예술, 생활문화, 문화산업 등 지역문화 정책 분야를 모두 연구하지만, 지역문화의 사회적 기능과 이를 실현하는 지역문화정책에 관심이 많다. 문화에는 현대사회의 위험을 헤쳐나갈 힘이 있다고 믿으며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목차
여는 글
• 지금, 왜 문화가 중요한가?
Ⅰ. 현대사회의 위험과 문화
1. 현대사회의 위험, 질적으로 달라진
2. 위험의 대응으로서 문화의 기능
3. 문화, 무엇을 할 수 있나?
Ⅱ. 현대사회와 새로운 방향
1. 현대사회의 문화소비, 옴니보어
2. 문화민주주의와 그 너머
3. 인정의 정치로서 문화다양성
4. 문화혁신의 중심, 문화공동체
Ⅲ. 문화자치 시대, 바뀌어야 하는
1. 권력의 독점에서 다원적 이익으로
2. 활동가 또는 봉사자에서 전문 직업인으로
3. 기회의 격차에서 기반의 격차로
4. 내셔널미니멈에서 로컬옵티멈으로
5. 시·군·구에서 읍·면·동으로
매듭 글
• 위험이 깊을수록 문화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