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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을 묻는 십대에게
고기 대신 채소를 먹는 즐거움과 괴로움 사이에서 나누는 윤리적 대화
서해문집 | 청소년 |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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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전주교대 윤리교육과 교수이자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 번역자 김성한이 십대를 위해 쓴 채식 이야기이다. 김 교수, 동물권 활동가, 채식이, 세 인물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대표되는 공리주의 등을 두고 윤리적 대화를 나눈다. 고기 대신 채소를 먹는 즐거움과 괴로움 사이에서 모두의 행복을 위한 채식 논의가 이제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고기 먹는 게 얼마나 좋은데 그걸 멈추라니?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당당하고 행복한 채식 생활을 위한 정신 무장 지침서

'비건'은 1020 사이에서 문화적 키워드이자 트렌드로서 그리고 나아가 하나의 윤리적 문제로도 공유되기에, 논의의 가치가 있다. 《비건을 묻는 십대에게》는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펼쳐지는 비건에 관한 철학적 향연이다.
1장에서는 왜 채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윤리적 이유를 살핀다. 공리주의의 입장에서 채식을 할지의 여부를 판단해보고자 한다. 그것을 위해 먼저 공리주의 이론을 이용하여 동물에게 도덕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본다.
2장에서는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고기를 제공하는 동물이 어떤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지를 들여다본다. 그들이 행복하게, 고통 없이 살고 있다가 순식간에 죽음을 맞이하는지, 아니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해본다. 이와 같은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공리주의자가 행복과 고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3장에서는 고전적 의미의 공리주의와 선호 공리주의를 통해 죽임의 문제를 파헤친다. 어떤 이유에서도 죽인다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음을 확인한다.
공리주의자가 채식의 당위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 다시 말해 육식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제기하는 여러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입장을 적절히 옹호해낼 수 있어야 한다. 채식을 옹호하건 육식을 옹호하건, 우리가 적절한 도덕 판단을 내리려면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것을 어떻게 알까?/식물도 고통을 느끼지 않을까?/고통의 비교가 가능할까?/동물은 서로 잡아먹는데 우리는 왜?/약육강식이 아닐까?/인간과 동물 간의 차이가 육식을 정당화할 수 있지 않을까?/왜 채식을 하기가 힘들까?와 같은 질문을 4장에서 살펴본다.
5장에서는 인간 문제와 동물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님을 확인한다. 채식은 인간 건강에 도움이 되고 환경보호와 기아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마지막 6장에서는 채식에 대한 논의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을 정리한다. 채식을 해야 한다는 것, 채식을 위해 혼자만의 실천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연대해 나가는 실천을 해야 한다는 것, 약자를 존중하며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 습관에 따라 살아갈 때 주의할 것을 말한다.

채식이 논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사실을 머리로 이해해서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것이 실천과 연결되기가 어려운 가장 커다란 이유는, 동물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의 이익과 상충하기 때문이다. 도덕적으로 옳다고 해도 육식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채식을 하는 것은 손해다. 채식을 한다고 누가 칭찬할 것도 아니고, 오히려 육식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며, 육식을 한다고 누가 비난하지도 않는다면 굳이 채식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채식이 도덕적으로 옳다 해도 그 선택은 쉽지 않다고 예상할 수 있다. 옳다고 믿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외부 환경에 상관없이 자신이 지켜야 할 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사람들이 큰 염려 없이 안락한 삶을 사는 곳에서는 모두가 비슷하게 친절하고 선량해보이지만, 막상 위험과 고통이 닥쳐오면 참으로 선한 사람만이 인간의 긍지와 양심을 지킬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비범하고 위대한 선은 언제나 그만큼 큰 고통 속에서만 자기를 드러내는 것이다.” 《호모 에티쿠스》(김상봉)의 한 구절이다. 물론 동물에게 도덕적 지위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만약 이 책에서 검토하고 있는 논의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동물이 일정한 도덕적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인정한다면 우리는 이를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긍지와 양심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채식이: 이와 같은 공장식 농장에서 동물을 사육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건가요? 마음껏 뛰어 놀게 하다가 어느 순간 죽음을 맞이하게 할 수도 있지 않나요? 그리고 즐겁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한다면 방금 말씀하신 고통을 동물에게 주지 않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활동가: 이론적으로는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겁니다. 고기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육되어 도축되는 육상동물의 수는 무려 500억 마리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수의 동물들을 인도적으로 사육해서 고기로 전환할 경우 사람들의 고기에 대한 수요를 따라갈 수가 없고, 비용 대비 이익도 거의 얻을 수 없습니다. 물론 영농업자 중에서도 동물에게 고통을 줘서는 안 되며 나아가 행복하게 살도록 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물을 마음껏 뛰어놀게 하려는 분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고기 생산업자이자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자선 사업가가 아닌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이며, 이처럼 이윤의 극대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경우 어차피 죽을 동물을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고기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처우하면 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동물이 겪는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윤 극대화에 초점이 맞추어진 영농법을 채택하겠죠.

채식이: 결국 이익의 극대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태도가 동물을 지옥에 빠뜨리는 거군요.

채식이: 고기 문제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접하는 수많은 문제에서 내가 내 이익이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역지사지, 무지의 베일을 상정해보는 것은 내가 공평한 태도를 견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세네요. 반드시 기억하고 따라야 할 기준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올바른 삶을 살고자 한다면요.

김 교수: 멋진데요? 많은 경우 고기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고기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편인데, 우리가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지침으로 생각하려 하기까지 하다니요? 이야기를 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채식이: “검토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생각나네요. 흥미롭네요. 저는 채식에 대한 강의라고해서 채식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사유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김 교수: 나중에 재차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저는 채식 문제를 윤리적 측면에서 다루는 것이 갖는 강력한 장점 중에 하나가 바로 자신의 생각을 전반적으로 반성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동물 문제는 동물을 어떻게 처우해야 하는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 사이의 문제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많습니다. 소위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처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성한
고려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전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쓴 책으로 《나누고 누리며 살아가는 세상 만들기》 《어느 철학자의 농활과 나누는 삶 이야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동물 해방》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채식의 철학》 《동물에서 유래된 인간》 등이 있다.

  목차

::자기만의 WHY::
고기 먹는 게 얼마나 좋은데 그걸 멈추라고?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가 뭐지?

1장 공리주의와 채식 with 김 교수

2장 고기를 제공하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모습 with 활동가

3장 죽임의 문제 with 활동가

4장 채식 옹호 논리에 대한 비판과 이에 대한 대응 with 김 교수

고통에 관한 의문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것을 어떻게 알까?
식물도 고통을 느끼지 않을까?
고통의 비교가 가능할까?
생태와 관련한 질문
동물들은 서로 잡아먹는데 우리는 왜?
약육강식이 아닐까?
인간과 동물 간의 차이에 관한 질문
인간과 동물 간의 차이가 육식을 정당화할 수 있지 않을까?
왜 채식을 하기가 힘들까?

5장 채식과 인간의 이익 with 활동가
인간의 문제를 우선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건강과 채식
환경과 채식
기아 문제와 채식

6장 채식에 대한 논의로 알 수 있는 것 with 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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