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청소년이 직접 뽑는 비룡소 제2회 틴 스토리킹 상을 수상하면서 전국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은경 작가가 『턴아웃』을 출간했다. 유전자 조작과 나노칩 시술이 성행하는 근미래 배경의 SF소설로, 하은경 작가만이 구축해낼 수 있는 신선한 세계관 속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 뛰어난 친구에게 느끼는 열등감 등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더불어 멀지 않은 미래에 맞닥뜨릴 과학시술(유전자 조작, 나노칩 시술 등), 진정한 예술에 대한 신념과 같은 생각할거리를 독자들에게 던지는 작품이다.
유전자 조작과 나노칩 시술이 성행하는 시대, 발레리나의 과학 시술을 금지하는 서울시립발레단. 전설의 발레리나 신수연의 딸이자 엄마의 꿈을 짊어진 제나, 제나와 절친한 사이였지만 재능의 차이를 느끼고 열등감과 질투에 빠진 소율. 두 사람이 꿈을 향해 각자 흔들리며 나아가던 어느 날, 죽은 수석 무용수 송라희가 나노칩 시술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녀의 핸드폰에서 의문의 파일이 발견되는데….
출판사 리뷰
비룡소 제2회 틴 스토리킹 수상 작가 하은경 신작!
“너를 ‘진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꿈을 찾아
끊임없이 나아가!”
유전자 편집 기술이 인간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유전자 조작과 나노칩 시술이 성행하는 시대, 발레리나의 과학 시술을 금지하는 서울시립발레단. 전설의 발레리나 신수연의 딸이자 엄마의 꿈을 짊어진 제나, 제나와 절친한 사이였지만 재능의 차이를 느끼고 열등감과 질투에 빠진 소율.
두 사람이 꿈을 향해 각자 흔들리며 나아가던 어느 날, 죽은 수석 무용수 송라희가 나노칩 시술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녀의 핸드폰에서 의문의 파일이 발견되는데…
청소년이 직접 뽑는 비룡소 제2회 틴 스토리킹 상을 수상하면서 전국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은경 작가가 신간 『턴아웃』 출간했다. 유전자 조작과 나노칩 시술이 성행하는 근미래 배경의 SF소설로, 하은경 작가만이 구축해낼 수 있는 신선한 세계관 속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 뛰어난 친구에게 느끼는 열등감 등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더불어 멀지 않은 미래에 맞닥뜨릴 과학시술(유전자 조작, 나노칩 시술 등), 진정한 예술에 대한 신념과 같은 생각할거리를 독자들에게 던지는 작품이다.
만들어진 꿈, 강요당한 꿈이 아닌
‘내 마음이 가리키는 길’을 따라―
『턴아웃』의 이야기는 서울시립발레단의 두 발레리나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숙련된 발레리나도 완벽하게 해내기 어려운 턴아웃을 흠잡을 데 없이 해내는 천재 발레리나지만, 마음속으로는 엄마의 강요로 선택한 발레가 아닌 별과 우주를 동경하는 유제나. 그리고 제나와 달리 오직 발레만을 사랑하지만 타고난 재능과 환경의 차이로 영원히 2인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열등감에 괴로워하는 김소율.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지만, 결국 똑같이 진심으로 원하는 꿈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십대들이이다.
빛나는 별들을 한없이 바라보며 제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과연 자신이 바라던 꿈이 무엇이었는지를 골똘히 생각해보았다……. -본문에서
두 사람은 부모에게 강요당한 꿈이 아닌, 남을 이기기 위한 꿈이 아닌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한 길을 찾아나간다. 이 여정 끝에는 궁극적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제나는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 소율은 ‘제나를 이기기 위한’ 발레가 아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발레를 향해 갈 수 있을까?
『턴아웃』은 하루하루 자신의 진정한 꿈이 무엇인지, 또 자신이 누구인지 답을 찾아나가는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줄 것이다. 마치 발끝으로 땅을 딛고 높이 뛰어오르는 발레리나처럼…….
<백조의 호수> 3막이다. 제나는 숨을 크게 내쉬고 나서 무대로 뛰어들어갔다. 흑조 오딜이 왕자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장면이다. 홀릴 듯한 미소를 지으라고 서 단장이 수십 번 가까이 다그쳤던 장면이었다. 토슈즈를 신은 발끝이 심상치 않았다. 뭔가 이물질이 들어 있는 것처럼 걸리적거린다.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쓰며 푸에테 동작을 시작했다. 한쪽 다리로 중심을 잡은 채 다른 쪽 다리를 놀리며 서른두 번의 회전을 시도하는 순간이었다. 발끝이 아팠다. 유리 조각이 순식간에 엄지발가락 한 마디를 관통하더니 두 번째 마디를 푹 쑤셨다. 아프다……. 아프다……. 너무 아파 쓰러질 것 같다.
제나는 안간힘을 쓰며 객석을 내다보았다. 이천여 명의 객석이 빈틈없이 꽉 찼다. 어둠 속에서 관객들이 숨을 죽이며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 제나는 발가락이 아파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당장이라도 무대를 뛰쳐나가고 싶었다. 객석 가운데 두 번째 줄에 앉아 있는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딸의 갑작스러운 표정 변화를 눈치챈 걸까. 엄마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더니 이내 고양이같이 도도한 눈으로 제나를 응시했다. 이제 무대를 뛰쳐나갈 수도 버틸 수도 없다. 제나의 눈가에 눈물이 고여 들었다. 엄마는 눈물을 감지한 게 틀림없었다. 입술을 앙다물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제나야, 계속 춤을 춰야 해! 엄마처럼 뛰쳐나오면 안 돼! 죽더라도 무대 위에서 죽어!
어린 시절에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대상도 이유도 없었다. 그저 발레가 좋아 열심히 연습했다. 발레스쿨 1년 차 때만 해도 소율은 제나와 친하게 지냈다. 함께 발레 공연을 보고 난 뒤 감상을 이야기할 때면 열에 들떠 두 눈을 반짝이던 소녀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나와 벌어지는 격차를 견딜 수 없었다. 어딜 가든 제나 이야기뿐이었다. 소율은 정말로 풀이 죽었다. 죽도록 연습하는데, 왜 자기가 제나한테 밀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연습량이 소율 자신보다 많은 학생은 없었다. 소율은 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했으니까. 소율은 타고난 자질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깨달았다. 처음으로 연습과 노력의 한계를 맛보았다. 모두 제나 때문이었다.
‘제나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
그런 생각을 하며 몸을 가늘게 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이 무서웠다. 그러나 발레리나 세계에서 선의의 경쟁이란 말은 가식이었다. 우열이 드러나는데 어떻게 선의가 있을 수 있겠어! 그런 식의 경쟁은 적어도 소율에게는 없었다. 최고 발레리나가 되어 무대를 장악하는 것, 그것만이 소율이 발레를 하는 목적이었다.
“비비안, 요즘 제나와 무슨 이야기를 했니?”
비비안의 눈에 파란 불빛이 켜졌다. 불빛이 좌우로 흔들리더니 곧 안정적으로 파란빛을 내비쳤다.
“제나 님은 요즘 종종 별에 대해 물었어요.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지구와 얼마만큼 먼 거리에 떠 있는지 궁금해했어요.”
“별이라고?”
“네, 요즘 천문학에 부쩍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뭐, 천문학?”
“네, 천문학은 지구 대기권 너머 우주 전체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또 우주 안에 있는 다른 천체를…….”
“그만!”
수연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천문학이라면 전 남편 태영의 연구 분야였다. 태영은 제주도에 있는 천문학 연구소에서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학교수직을 버리더니 아예 제주도로 내려가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연구했다. 수연은 언제나 태영이 못마땅했다. 별을 연구하는 그가 몽상가처럼 느껴졌다. 그뿐이면 다행이었으나 문제는 어릴 적부터 제나가 남편의 일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동안 잠잠하더니 왜 하필 요즘 제나가 천문학에 또다시 관심을 갖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가 없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은경
오랜 시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썼다. 청소년소설 『황금열광』으로 비룡소 틴 스토리킹 상을, 장편동화 『안녕, 스퐁나무』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백산의 책』 『옆집의 방화범』 『마지막 책을 가진 아이』 『나리초등학교 스캔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