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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뭐예요?
양철북 | 청소년 | 200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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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철학은 고리타분한 ‘공자님 말씀’ 같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논리 장난’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철학은 우리 생활 그 자체다. "나는 누구일까?" "사랑이란 무엇일까" "신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질문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2,500년 넘게 철학자들이 해온 질문들이기도 하다. 철학자들은 시대마다 반복해서 우리와 똑같이 이런 질문을 던져왔다. 위대한 철학자들의 빛나는 사상은 같은 질문에 대한 시대마다 조금씩 다른 답변일 뿐이다. "나는 누구일까" 에 대해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마르크스의 대답은 모두 다르다.

인류는 이렇게 같은 질문에 대해 다른 대답을 하면서 지식과 지혜를 쌓아왔고 이것이 철학의 역사가 되었다. 이 책은 일종의 문답으로 엮은 서양 철학사로서, 철학에 대한 핵심 질문과 대답, 곧 삶에 대한 지식과 지혜가 담겨 있다.

  출판사 리뷰

도대체 철학을 왜 해야 하는 걸까?

도대체 중학생인 내가 왜 철학을 해야 하는 걸까? 지은이는 철학하기는 중학생이든 어른이든 타고난 본능 같은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나는 누구일까?”라는 물음은 어린이든 어른이든 누구나, 그것이 철학에서 존재론과 관련한 핵심 질문인 줄 알든 모르든 하는 질문이며, 또 모든 철학자들이 했던 질문이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하는 이는 누구나 철학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철학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철학은 지혜에 대한 사랑이다. ‘지혜’는 ‘지식’과 조금 다른 개념이다. 철학은 지식이 아닌 지혜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학문이 아니고 사고이며 사유이다. 물론 철학, 곧 지혜에 대한 탐구는 아주 어려운 사고의 훈련 결과이기 때문에 기존의 지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결국 철학을 한다는 것은 사유하는 것인데, 이 사유도 역사의 선배들이 했던 사유들이 있기에 가능하며, 이것을 열심히 배워야 더 나은 철학이 나온다는 얘기다. 청출어람!
2,700년이 넘는 철학사는 이러한 청출어람의 연속이었다. 철학자들은 아니 인류는 같은 또는 비슷한 질문들은 던지고 또 던졌다. 그러했는데 아직도 인류가 생각하지 못한 질문이 있을까? 도대체 철학이 아직도 존재할 필요가 있을까? 지은이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많은 사상가들이 지혜로운 사상을 주장했고 거대한 지식의 산을 쌓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전히, 그 누구도, 궁극적인 대답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세상이 아직도 여전히 불의, 불화, 굶주림, 빈곤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정보 홍수 속에서 인간 주체성의 문제, 클론의 등장과 같은 인간 윤리의 문제들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철학은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다.


문답으로 엮은 서양철학사

이 책은 한마디로 ‘문답으로 엮은 서양철학사’다. 최초의 철학자라고 부르는 탈레스부터 한 세기 가까이 살았던 버트런드 러셀까지, 그들의 핵심 사상을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꾸몄다. 교과서에서 보았음직한 인물과 사상들은 모두 출연하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얇은 책에 너무 많은 것을 담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지은이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은이는 이 세상에는 철학자들에 대한 책이 서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지만, 그 책들을 모조리 읽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적게 읽을수록 더 좋은 경우도 자주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정신의 두꺼운 조각조차도 쉽게 소화할 수 있는 한 입 거리로 잘게 쪼개지기 때문이다.” 지은이가 잘게 쪼개는 방식이 바로 문답식이다. 책은 해당 철학자 또는 철학사조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의식을 질문으로 던지고 그것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답변하는 식이다. 몇 가지를 보자.
고대 자연철학자들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이 “만물의 근원은 무엇인가?”였음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 지은이는 자연철학자들을 다룬 장에서 이것을 질문으로 던지고 나서, “자연철학자들에게 신이나 안락한 생활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이 ‘지혜의 친구’들은 한 마디로 호기심이 많았고, 어떻게 자연 속에서 다양한 사물이 생성하고 변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을 설명하려고 시도한 최초의 사람들이 바로 이들, 곧 ‘소크라테스 이전 그리스 철학자들’이었다.”라고 대답한다. 중세의 끝머리 곧, 근대의 입구에서 중세를 회의했던 오컴의 핵심 질문을 “왜 간단한 문제를 복잡하게 해결하려고 하지?”라는 것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나서 “오컴은 철학과 신학을 날카롭게 구분했다. 온통 비비 꼬여있는 것으로 뭘 하라는 말인가? 왜 원래부터 인간의 오성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것들을 깊이 생각하려고 하는가? 신이 만물 위에 서 있는 가장 위대한 존재라면, 인간은 결코 신을 파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다. ··· 그의 명제에 따르면 ‘더 적게 들여 할 수 있는 것을 더 많이 들여 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간단히 말해서 굳이 복잡한 길을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철학사를 읽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통사적 서술에 담겨있는 철학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있다. 결코 방대한 지식 습득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지 않다. 따라서 철학사가 두꺼운 목침처럼 방대한 지식을 담아야 한다는 것은 편견이다. 위의 자연철학자들과 오컴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은이가 이 책에서 끝까지 놓치지 않는 것이 바로 이러한 철학사의 ‘흐름’이다. 자연철학이 왜 자연을 중심으로 사고했는가는 종교가 지배하던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100% 이해가 어렵다. 또한 신학과 철학을 구분하는 ‘오컴의 면도날’ 같은 사고도 그가 중세와 근대의 과도기에 서 있던 프란체스코 수도사였다는 점을 알지 못하면 이해가 어렵다. 이런 흐름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자연철학자들 다음에 오성을 중시한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그리스 철학자들이 탄생했고, 오컴 다음에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태동했다는 것을 추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는 비틀즈 이전과 이후의 대중음악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할 때에야 비로소 비틀즈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성철학자들의 발견

고대 그리스에서 델포이의 신탁을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피티아라는 여성이었고, 소크라테스에게 수사학을 가르친 이가 아스파시아라는 여성이었으며, 피타고라스가 죽은 뒤 자신의 아카데미 운영을 아내에게 맡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 철학 전공자들에겐 상식이라고? 그렇다면 중세에 가장 힘센 수녀원장이었던 힐데가르트와 신비주의자 마그데부르크라는 여성도 알고 있을까? 아우구스티누스, 스콜라철학, 아퀴나스 등 중세 철학을 제대로 꿰고 있는 사람도 잘 들어보지 못한 이름일 것이다.
이 책의 ‘10장 그러나 뭔가 부족하다’는 바로 이러한 여성철학자들을 다루고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철학사를 더듬은 뒤 끝자락에 여성철학자들을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제목처럼 기존의 철학사 서술이 ‘뭔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그 부족함의 본질은 남성 중심, 여성 소외에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여성철학자들로부터 중세의 힐데가르트와 마그데부르크, 현대의 한나 아렌트와 보부아르의 핵심 사상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철학자들이 철학사에서 소외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남성철학자들에 비해 저작물이 제대로 남겨져 있지 않기 때문(실제로 저작물이 온전히 남겨진 최초의 여성철학자은 중세의 힐데가르트이다)이다. 남아 있는 것이 없으니 음미와 재해석, 그리고 역사적 서술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 이유뿐일까? 그렇다면 고대 여성철학자들의 글이 존재했음에도 보존되지 않은 이유, 중세 여성철학자들이 당시 지식 권력의 중심이었던 수도원을 벗어나 철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위대한 철학자로 일컫는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여성을 혐오(“그대는 여성들에게 가는가? 그렇다면 회초리를 잊지 말라!” “젊은 여성은 관객을 놀라게 하기 위한 자연의 효과”)했던 이유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지은이는 이런 상황이 20세기에 들어서 여성들에게 교육이 허락되고 난 뒤에 바뀌었으며, 그 결과 한나 아렌트와 보부아르 같이 뛰어난 여성철학자들이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또한 남성과는 다른 여성 존재의 본질 때문에 앞으로 여성철학자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칸트의 윤리학은 인간이 자기가 행하는 것에 대해 기분이 좋고 나쁜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칸트는 인간의 행동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도덕률을 발견했다. 그는 그것을 정언명령이라 부르고,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네 의지의 준칙이 항상 보편적인 입법 원리로 통용될 수 있도록 행동하라!” 이 말은 실제보다 더 복잡하게 들린다. 사실 이 말은 “사람들이 네게 행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행하지 말라!”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본문에서

···2,700년에 걸친 철학하기를 통해서 뭔가 위대한 것이 정립된 것은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오늘날에는 한 개인의 삶이 다른 모든 사람의 삶과 마찬가지로 동등하고 침해할 수 없는 가치를 지녔다는 데 대해서 폭넓은 일치를 이루었다. 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처벌을 면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모든 인간의 삶이 침해받지 않고 확실하게 그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토대를 건설하는 일을 일컬어 철학이라고 한다. -본문에서

  작가 소개

저자 :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
1956년에 독일에서 태어나, 에어랑엔과 뮌헨대학에서 독문학, 역사학, 정치학, 언론학을 공부했다. <슈투트가르터 나하리히텐>지에서 수습기자 생활을 마치고 <뮌히너 아벤트차이퉁>지에서 정치부와 편집부 기자로 일했다. 1991년에는 프리랜서 기자로 독립해, 다양한 잡지에 청소년 관련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2004년에 《청소년 정치 수첩》으로 ‘구스타프 하이네만 평화상’ 후보에 지명되었다. 그밖에 《철학이 뭐예요?》와 《세상 사람들은 무엇을 믿는가 Was glaubt die Welt?》를 출판했다.

  목차

머리글

1장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우리가 타고난 철학자라고? / 철학이란 뭐지? / 철학이 학문인가? / 철학자는 뭘 하는 사람이지? / 말이 없어도 생각할 수 있을까? / 돌은 단지 돌일 뿐일까? / 누가 세상을 만들었을까? / 세계의 시작과 끝은? / 나는 누구인가? /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2장 자연의 발자취를 찾아서
신앙과 철학은 어떤 관계인가? / 만물의 근원은 무엇인가? / 우리는 물에서 왔을까? / 인간이 물고기에서 생겨났다고? / 만물은 숫자라고? / 똑같은 강에서 두 번 수영할 수 있을까? / 무는 존재할 수 없나? /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3장 사고하기, 말하기, 행동하기
말을 잘하면 지혜로운 걸까? / 보편타당한 진리가 있을까? / 무엇이 존재하며, 무엇이 존재하지 않는가? / 진리는 스스로 찾는 것? / 한 우스꽝스러운 괴짜가 어떻게 철학에 새로운 경향을 불어넣었을까? / 지금 존재하는 것들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 누가 가장 훌륭한 통치자일까? / 논리란 무엇인가? /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 쾌락이 왜 나빠? / 부동심이란 무엇인가? / 도대체 고대 그리스인들이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4장 좀 더 가까이
신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 악은 어디서 오는가? / 인간은 시대의 산물일까? / 신앙과 지식은 어떤 관계인가? /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해도 될까? / 인간은 신을 증명할 수 있을까? / 벙어리 황소가 소리를 지를 수 있을까? / 무를 계산할 수 있을까? / 그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는데도 나는 신을 믿을 수 있을까? / 왜 간단한 문제를 복잡하게 해결하려고 하는가?

5장 근본으로 돌아가자
르네상스와 인문주의란 무엇인가? / 군주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어디로 가면 유토피아가 있을까? / 지식이 어떻게 힘이 되지? / 인간은 근본적으로 악한 존재일까?

6장 새로운 시대를 향해
인간은 예측 가능한 존재인가? / 나는 과연 존재할까? / 내가 존재한다면 나는 무엇일까? / 과자인가, 부스러기인가? / 경험이 쌓이면 현명해진다? / 생각은 어디에서 오나? / 누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물자체가 존재할까?

7장 이성적으로, 더욱 이성적으로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가? / 지식은 불행을 불러오는가? / 누가 자유를 구원하는가? / 얼마나 재미있어야 하나? / 이성과 함께 나락으로? / 사람들이 네게 행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 또 다시 칸트라고?

8장 하늘 높은 곳으로
자아가 머무는 곳은 어디일까? / 나는 나인가, 혹 꿈에 지나지 않을까? / 모든 것은 단지 신의 정신에 불과할까? / 1+1이 어떻게 3이 되지? / 논쟁이 인간을 똑똑하게 만들까? / 정열은 어디에 있나? / 누가 신을 창조했을까? / 내가 원하는 것만 존재할까? / 행복이란 무엇일까? / 의식이 존재를 규정하는가,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는가? / 가치는 어떤 가치를 갖는가? / 누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나? / 이드인가, 에고인가?

9장 멋진 신세계
과학 기술은 어떻게 인간의 사고를 변혁했을까? / 인간의 삶은 저주의 결과인가? / 죽기 위해 산다고? /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가? / 항상 내 잘못일까? / 모든 것이 수다일 뿐일까? / 더 이상 질문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10장 그러나 뭔가 부족하다
여성들은 어디에 있지? / 여성들이 남성들을 똑똑하게 만들었는가? / 신은 인간을 깨우쳐주는가? / 무엇이 삶을 삶으로 만드는가? / 무엇이 여성을 여성으로 만드는가?

11장 추락인가, 비상인가
왜 여전히 철학을 해야 하지? / 복제 인간은 인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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