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바람이 싸늘하게 불던 날, 순돌이는 삼 년만에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감나무 뒤에서 집을 바라보던 순돌이를 누이동생 끝지가 알아보고, 누이는 막내 오빠를 집으로 데려온다. 삼년 전 순돌이는 집안의 귀한 외동딸 끝지가 한밤중에 황소의 창자를 끄집어내 먹는 것을 보았다.
기본적인 이야기의 구조는 여우가 집안 사람들 모두 죽이고, 결국 막내 오라비가 그 요물을 물리쳤다는 '옛이야기'와 같다. 하지만, 성격과 사연이 제거된 옛이야기와는 달리, 이 그림책 속의 순돌이와 끝지는 남매라는 인연과 자신의 피붙이를 죽였다는 '업보'로 묶여 있다.
사랑하는 누이 동생을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순돌이, 어미를 죽인 원수의 아들인 오빠를 죽일 수 없는 끝지. 두 사람은 결국 '죽음'으로 험난한 업보를 끝내고 운명과 화해를 한다. 한장의 카드의 앞뒤와도 같은 '인연'과 '업보'가 이야기를 교묘하게 얽어간다.
일러스트레이터 이형진이 글과 그림을 쓴 '이형진의 옛이야기' 시리즈의 첫번째 권. 목탄으로 그려낸 단색의 일러스트가 옛이야기의 풍부한 느낌을 고스란히 재현한다.
작가 소개
저자 : 이형진
전라북도 정읍에서 나고 서울에서 자랐습니다. 그림 그리기, 글쓰기를 좋아하다가 어린이 책 만들기를 오래도록 해 오고 있습니다. 《돼지 궁전》, 《뻐꾸기 엄마》, 《끝지》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어요. 《재주꾼 오 형제》, 《자존심》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온갖 상상을 하며 《알고보니 시리즈》를 만들기도 했고, 《고양이 조문객》으로 좋아하는 고양이를 실컷 그릴 수 있어 고양이 길을 걷는 고양이들처럼 신이 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