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월 6일 리사는 처음으로 일기장에 멋쩍게 자신의 이야기를 적기 시작한다. 워링턴 기숙학교에 오기 전까지는 가족과 함께 코니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엄마 아빠의 이혼 후 사랑하는 가족, 코니와의 집을 동시에 잃게 되면서 삶아 갈 힘도, 이유도 상실하게 된다. 자살을 결심할 때도, 다시 깨어났을 때도 리사는 혼자였다. 늘 바빴던 엄마 아빠는 이혼 후 더욱 차가운 무관심을 보일 뿐이다. 그리고 철없는 아빠는 라네이트라는 아줌마에게 잘 보이려고 정신이 없다.
리사는 이 엄청난 사건과 상처를 숨기고 더욱더 강해지리라 다짐한다. 화가 나거나 외로워 미칠 것 같을 때는, 달리기, 조정, 학교공부, 천방지축 친구들을 생각하며 씩씩하게 이겨낸다. 누구보다 예쁘고 멋진 리사는 친구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지만, 도통 심중에 있는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친구들은 자신을 냉장고라고 부른다. 상처를 품고 지내면서 눈에 들어 온 친구가 하나 있다.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 대신 워링턴의 기숙사로 온 마리나다. 처음엔 그 애 얼굴을 쳐다보기 조차 힘들었는데, 리사는 점차 마리나가 자신보다 강한 면이 많은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마리나를 통해 자신의 상처 입은 이면을 되돌아보게 된 리사는 자신이 서서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외딴 섬으로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이 소설에서 우리가 눈여겨볼 점은,
부모의 이혼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 건 리사가 친애하는 일기장 부인에게 진솔한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서서히 세상과 소통하고 화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리사의 이러한 변화는 일기쓰기, 곧 리사가 짧은 하루 하루의 생활을 기록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타나는데, 리사의 진솔한 삶의 행로를 조심스레 따라가면서 리사는 물론 상처투성이 소녀 마리나까지도 도저히 열릴 것 같지 않았던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소설은 리사의 상처, 고민, 바람, 환희에 관한 이야기와 마리나와의 우정을 쌓아가는 2중의 플롯을 마치 카메라 앵글처럼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포착하여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까지 포섭할 수 있는 깊이와 영향력을 지닌 책이다.
전작 『할말이 많아요』에서 수동성과 침묵 속에 갇혀 있던 마리나로부터 상상할 수 없이 많은 이야기거리와 사건들이 넘쳐났듯이, 겉으로 볼 때 냉장고처럼 차갑고 씩씩하게만 비쳐지는 리사에게도 부모의 이혼에 따른 슬픔과 자살시도라는 상처가 깊이 도사리고 있다. 리사의 마음속에서 불고 있는 크고 작은 갈등과 청소년기 특유의 진솔한 반성과 자아성찰은 그 자체로 인간이 지닌 고독과 슬픔의 메타포가 될 만하며,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성인들까지도 포섭할 수 있는 깊이와 영향력을 내장하고 있다.
일기는 내면과의 소통의 장이요, 진솔한 이해의 공간이다.
리사는 친애하는 일기장과 소통하면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되돌아본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아프게 했을까 반성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이혼한 아빠의 새로운 삶도 이해하게 된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상처 입은 열일곱 소녀 리사가 하나둘씩 자신과 세상을 가로막은 두터운 벽을 허물어가는 과정에 동화되어 감정이입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리사를 통해 혹여 편견과 이기심으로 하루하루 스스로의 삶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한 반성의 계기를 얻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존 마스든 John Marsden
1950년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났으며 유년시절의 대부분을 시골에서 보냈다. 독서를 통해 환상적인 세상을 여행하기를 좋아했고 글쓰기에도 재능이 있어서 9살 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시드니 대학에서 법을 전공했지만 곧 학교를 중퇴하고 거의 10년 동안 방황하며 장례식장 등 다양한 곳에서 일하며 돈을 벌기도 했다. 그는 28살 때부터 지롱 그래머 스쿨Geelong Grammar School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위한 글쓰기를 시작했다. 1987년 드디어 그의 첫 책인『할말이 많아요So Much To Tell You』가 출간되었고, 연이어 그의 상징적인 투모로우 시리즈Tomorrow series가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호주에서 젊은 세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국제적으로도 다양한 주요 상들을 휩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작가는 교육에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글쓰기 지도를 하기도 했으며 2006년에는 그의 사유지인 멜버른 북부 외곽의 자연 숲에서 아이들을 위한 캔들바크Candlebark라는 이름의 학교를 열었다. 나무들과 시냇물, 폭포가 어우러진 자연에서 그는 자유로운 교육을 펼치며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 주고 있다.
역자 : 정이신아
75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미국 George Mason 대학(석사과정)에서 갈등해결학을 공부했으며 편집과 번역을 주업으로 삼고 있다. , , 등을 번역했다.
목차
안녕! 내 이름은 리사야
리사의 나무
우리도 한때는 함께였지 않은가?
나는 `그런 것들`을 볼 수 있을까?
외딴 섬으로 존재하는 소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