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00% 독자의 선택으로 최종 수상작을 결정하는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김선미 작가의 『비스킷』이 선정됐다. 『비스킷』은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보이지 않게 된 존재인 ‘비스킷’을 돕고자 하는 한 소년의 고군분투이자,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청소년의 성장통 같은 작품이다.
2주 동안의 심사 과정을 거친 청소년 심사위원단은 “존재감을 확인하게 해 주는 따뜻한 책”, “희미해져 버린 사람들에게 반짝임을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평하며 『비스킷』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소외되지 않고 싶은 마음을 넘어, 주변의 소외된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이 작품은 판타지 영어덜트의 새로운 신호탄이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
‘비스킷’을 보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담!
『비스킷』의 주인공인 성제성은 청각과 관련된 질환을 세 개나 가지고 있다. 청각 과민증, 소리 공포증, 소리 강박증이다. 남들보다 예민한 청각 때문에 제성은 듣고 싶지 않은 소리도 모두 듣게 되고,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면 공간이 좁아지는 환상을 겪는다. 제성의 엄마는 그런 제성을 두고 “한국에서 살 수 없다”라고 말한다. 제성의 아버지가 말하는 “거기”, 즉 정신과에 드나들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오래되고 흔한 편견이다.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차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성에겐 이 세 가지 병증으로 인한 특별한 능력이 있다. 바로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 제성은 구운 과자인 비스킷의 쉽게 부서지기 쉬운 속성에서 착안하여 이들을 ‘비스킷’이라 부르며, 세 단계로 나눈다. 1단계, 반으로 쪼개진 단계. 보이지 않는 건 아니지만, 존재감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주변에서 종종 “어? 너 여기 있었어?”라고 말하는 단계이다. 2단계는 조각난 상태. 열 명 중 다섯 명이 바로 옆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한다. 3단계는 부스러기 상태. 존재감이 없어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인 상태다. 이처럼 비스킷은 사회에서는 ‘존재감’을 잃은 사람들, 개인적으로는 ‘자존감’을 잃은 사람들이다. 즉, 자존감을 잃은 사람은 존재감이 사라지며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남들은 문제라고 생각하는 제성의 예민한 청각은 많은 이들이 무심히 지나치고, 외면하고, 모른 척해 온 존재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저 발견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들을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 너머에서 우리의 세계로 다시 끌어온다.
작가는 『비스킷』을 통해서 말한다. 누구나 비스킷이 될 수 있지만, 누구도 비스킷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이 책의 ‘주인공’인 제성조차도 언제든 외면 받을 수 있는 약점을 가지고 있는 존재다. 사람들은 강한 존재가 히어로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약한 존재가 용기를 발휘할 때 진정한 히어로가 탄생하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비스킷』은 제성이라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담이자, 오늘도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을 가까스로 붙잡고 하루를 버텨 내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왕따, 학폭, 아동학대 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과도하지 않게 존재감이라는 주제 속에 녹여 내고 적절히 완급을 조절하며 독자의 궁금증을 끝까지 붙들어 두는 구성이 좋았고,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의 설정과 화자의 다소 냉소적면서 발칙한 화법도 재미를 주는 요소였다. _김경연 아동문학평론가
사회 응달진 구석에 서 있는 비가시화된 존재들을 보듬는 주인공의 안간힘과 함께 그 존재들을 직접 보지도 못하면서 주인공을 믿고 돕는 친구들의 든든함도 돋보였다. _오세란 아동문학평론가
100% 독자의 선택으로 대상을 결정하다!
청소년 독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대상작
『비스킷』은 청소년 심사위원 80%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은 예심을 거쳐 본심에서 최종 두 작품을 선정한 다음, 대상을 오로지 청소년 독자의 투표에 맡겼다. 어린이청소년 문학상에서 최초로 시도된 방식이다. 대상과 우수상을 선정하기에 앞서 함께 작품을 읽고 줌 수업을 통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거쳤으며, 이 과정에 모두 진지한 태도로 임해 주어 심사위원으로서 청소년들의 역량과 작품을 향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비스킷』에 찬사를 아끼지 않은 청소년 심사위원의 심사평 일부를 소개한다.
떠올리지 않고, 말을 하지 않으면 잊히는 그런 존재들이 내 주변에도 있을 수 있기에 비스킷이 현실에도 옅게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성이처럼 그들을 찾아 주고, 말을 들어 주고 존재를 일깨워 주는 사람이 현실에도 더 많이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진서, 김해중앙여자고등학교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존재감을 확인하게 해 주는 따뜻한 책이었다. 어유빈, 서정고등학교
청각 질환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예민한 귀로 비스킷을 구하며 성장하는 스토리가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스토리가 정말 흥미진진하게 진행이 되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읽었던 것 같다. 인생작이다! 양정원, 부천남중학교
희미해져 버린 사람들에게 반짝임을 선사하는 작품. 이영채, 개원중학교
자신이 가진 병을 이용하여 사라져 가는 사람을 구한다는 점이 좋았다. 이준우, 장흥중학교
언제 자신의 존재감이 희미해질지 모르는 현대사회에서, 상처받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채윤, 난우중학교
존재감에 대해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책. 한아현, 역곡중학교
세상에는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존재감이 사라지며 모두에게서 소외된 사람.
나는 그들을 ‘비스킷’이라고 부른다.
구운 과자인 비스킷처럼 그들은 쉽게 부서지는 성향을 지녔다. 비스킷은 잘 쪼개지고, 만만하게 조각나며, 작은 충격에도 부스러진다. 그렇게 자신만의 세상에 고립된 비스킷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비스킷은 눈에 잘 띄지 않기에 유령이나 초자연 현상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넓디넓은 세상에 유령이나 초자연 현상이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내가 보기에 사진에 희미한 형상이 찍혔다고 호들갑 떠는 경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으스스한 느낌을 받을 때는 대부분 주변에 비스킷이 있다.
나는 비스킷을 소리로 인지한다. 미약한 숨소리, 힘없는 발소리, 가볍게 스치는 옷감의 소리를 듣고 그들이 주변에 있다는 걸 안다. 일단 그 소리를 인식하면 곧이어 모습이 보인다.
비스킷은 대체로 형체가 희미하다. 희미한 정도는 비스킷이 자신을 인식하는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비스킷의 상태를 세 단계로 구분한다.
보노보가 피식 웃더니 사과도 없이 문밖으로 나갔다. 책상 주인은 덩그러니 남겨진 모양새가 되었다. 교실이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북적거렸다. 책상 주인은 무안한 듯 빨개진 얼굴로 손수건을 꺼내 바지와 바닥을 닦아 냈다.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애를 빤히 쳐다보았다. 확실히 흐렸다.
“왜 그래?”
“비스킷이 있어.”
덕환이가 안경을 고쳐 쓰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그 애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누구? 쟤? 쟤가 비스킷이야?”
“응.”
“이상하네. 쟤, 너도 알잖아. 우리랑 같은 중학교 나왔어.”
“전혀 모르겠는데. 지금도 우리랑 같은 학교야?”
“고등학교는 달라. 아마 거리가 좀 있는 데로 갔을 거야. 쟤 중학교 때 학폭으로 엄청 시달렸잖아. 근데 이제 와서 비스킷이 되었다니 의외네.”
덕환이가 의아해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중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자존감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에서도 저 애는 비스킷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고등학교에서 더 심한 괴롭힘을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몇 단계야?”
“1단계.”
비스킷은 대부분 1단계에 머문다. 가정, 학교, 사회에서 적어도 한 명 이상이 지속적인 관심을 주면 유대감을 통해 자신을 지키는 힘이 유지되기 때문인 것 같다. 학교나 학원에서 따돌림을 당하더라도, 가정에서 지지받고 힘을 얻는다면 2단계나 3단계까지는 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비스킷 1단계는 아직 꺼지지 않은 자존감의 불씨를 어떻게 살려 내느냐가 중요하다.
남자는 집에 아이가 없다고 했다. 아내가 가출한 뒤 혼자 살고 있다고. 목소리는 떨렸고 어딘가 초조해 보였다. 경찰이 잠시 살펴보겠다면서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남자가 당황하며 현관문을 닫으려고 했다.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수상함을 감지한 경찰이 남자를 저지한 틈에 다른 경찰이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현관문 옆에 어정쩡하게 선 채 비스듬하게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어디에서 본 듯했다. 땀으로 젖은 남자의 티셔츠를 바라보다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나랑 눈이 마주친 남자가 눈길을 피했다. 가만, 턱의 흉터를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는데. 어디였지? 턱에 난 흉터……. 흉터! 아! 기억났다. 이 사람은 효진이네 카페에서 추태를 부렸던 남자다. 맙소사! 문어 자식이 내가 들었던 목소리의 주인공이라니.
“이 집에 다른 출입구는 없습니까?”
“어, 없는데요.”
남자가 손사래까지 치며 부인했다.
“알겠습니다. 실례 많았습니다.”
집 안을 둘러본 경찰이 조사를 마무리하려고 하자 이모가 앞을 막아섰다.
“잠시만요. 아이는요?”
“잘못 들으신 것 같네요. 이 집에 아이는 없습니다.”
경찰의 말에 남자가 우리보다 더 놀란 표정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선미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9년 『살인자에게』로 제3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2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스토리 부문 우수상, 제1회 서치-라이트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비스킷』으로 제1회 위즈덤하우스 어린이청소년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
1 학원의 시끄러움
2 이사의 시끄러움
3 층간의 시끄러움
4 오토바이의 시끄러움
5 놀이터의 시끄러움
6 마음의 시끄러움
7 방문의 시끄러움
8 병원의 시끄러움
9 탈출의 시끄러움
10 구출의 시끄러움
에필로그
작가의 말
청소년 심사위원단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