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이별과 상실을 겪은 십 대들의 간절하고 밀밀한 마음
청소년을 향한 다정하고 맑은 시선
탁경은 신작 소설집 『오르트 구름 너머』에는 저마다의 그리움과 아픔을 겪는 청소년 주인공들의 다섯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 미래의 씨앗 저장고 ‘시드볼트’, 아파트 근린공원, 학교 운동장 등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를 살아가지만, 각자의 ‘지금’에 발 딛고 스스로 힘으로 작은 ‘나아감’을 선택한다. 주인공들이 가슴에 품은 ‘오르트 구름’은 지향점이자 그리움, 희망 혹은 나와의 다짐이다. 모양도 크기도 의미도 다르지만 모두 각자의 ‘지금’에서 작은 ‘나아감’을 쌓아 미래를 만드는 구심점이 된다.
『오르트 구름 너머』는 탁경은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데뷔 이후 10여 권의 작품을 선보이며, 작가는 작품을 매개로 이야기 안에서 또 밖에서 다양한 청소년들을 만나왔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다양한 배경과 장르적 시도가 담긴 단편을 선보인다. 독자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양한 변주가 주는 즐거움과 더불어, 이야기를 관통하는 작가의 한결같은 태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을 향한 다정하고 맑은 탁경은 작가의 시선을 반갑게 만날 수 있는 소설집이다.
“그제야 깨달았다. 사랑은 그 사람이 필요한 순간에
곁에 있어 주는 일이라는 것을.”
이별과 상실을 겪은 십 대들의 간절하고 밀밀한 마음누구나 한 번쯤 삶에서 크고 작은 이별과 상실을 마주한다. 성장의 시절을 지나는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이별과 상실의 경험은 가족의 부재일 수도 있고, 친구 사이의 작은 오해가 빚은 균열일 수도 있다. 어쩌면 상대적인 시선으로 상처의 크기를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이별과 상실은 각자의 삶에서 절대적인 고통을 동반하는 법이다. 그리고 그 시절은 각자의 삶에 오직 자기만 볼 수 있는 무늬로 남는다.
『오르트 구름 너머』에는 저마다의 그리움과 아픔을 겪는 청소년들의 다섯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표제작 <오르트 구름 너머>에는 우주 저편 ‘오르트 구름’에 닿기 위해 빛의 속도를 꿈꾸는 소율과, “다른 건 안 바라니까 우리 그냥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있자.”고 부탁하는 쌍둥이 자매 지율의 헤어짐과 긴 기다림이 펼쳐진다. 떠난 소율도, 떠나보낸 지율도 서로를 향한 짙은 그리움을 느끼며, 각자가 위치한 우주와 지구에서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재회의 기적을 간절히 바라 본다.
“우주선에 타는 순간
우리는 다른 공간, 다른 시간을 사는 거야.”
“하나만 약속해 줘. 반드시 돌아와.”
- <오르트 구름 너머>
표제작 외에도, 엄마의 ‘남다른’ 부재를 친한 친구에게조차 밝힐 수 없는 가은이의 갈등이 담긴 <엄마는 그곳에>, 병으로 의식이 없는 엄마를 간호하며 자신의 기억 속 엄마와 매일 이별해야 하는 동훈이의 아픔이 담긴 <골드베르크 변주곡> 등 『오르트 구름 너머』의 주인공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의 부재 혹은 상실로 인한 아픔을 경험한다. 그러나 아픔은 긴 좌절이 되기보다는 스스로 힘으로 딛는 작은 ‘나아감’이 되어 각자의 계절에 서로 다른 성장의 무늬를 새긴다.
다섯 이야기 속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각자의 ‘지금’에 발 디딘 채
작은 ‘나아감’을 선택하는 십 대들의 이야기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 미래의 씨앗 저장고 ‘시드볼트’, 아파트 근린공원, 학교 운동장 등 『오르트 구름 너머』의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를 살아가지만, 각자의 ‘지금’에 발 디딘 채 상실의 아픔에도 ‘나아감’을 선택하는 십 대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다섯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자기 현실에서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크고 작은 상실과 이별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뜨거운 성장의 계절을 지나고 있는 셈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스스로 힘으로 작은 ‘나아감’을 선택함으로써 반드시 ‘오늘’이 되고야 말 미래를 꿈꾼다.
『오르트 구름 너머』의 표제작인 <오르트 구름 너머>에는 우주 저편 ‘오르트 구름’을 꿈꾸며 빛의 속도로 멀어진 소율을 향한 쌍둥이 자매 지율의 기다림과 간절함이 담긴다. 함께 있을 때는 공통점이라곤 찾기 힘들었고 도무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쌍둥이 자매였지만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공유하지 못하게 되고서야 난생처음으로 서로의 부재를 깨닫고 다시 만날 기적을 간절히 바라게 된다.
“그제야 깨달았다. 사랑은 그 사람이 필요한 순간에
곁에 있어 주는 일이라는 것을.”
- <오르트 구름 너머>
또 다른 작품인 <엄마는 그곳에>는 친한 친구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엄마의 부재 ‘사건’을 겪으며, 엄마와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는 가은이의 복잡한 마음을 독자와 나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에는 의식 없이 병상에 누워 있는 엄마를 마주하는 동훈이의 밀밀한 마음이 물리적인 무게감으로 독자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주인공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의 부재 혹은 배신감에 좌절을 경험하면서도 끝내 스스로 힘으로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며 ‘나아감’을 선택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 수록 작품인 <오늘은 내가 아웃>은 ‘놀이 같지 않은 놀이’로 본의 아니게 따돌림에 가담하고 따돌림을 당하면서 괴로움을 느끼는 현우의 이야기를 통해, 본의 아니게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기억하고 반성하며 스스로 작은 다짐을 마음에 새기는 십 대의 모습이 사랑스러운 판타지 요소와 어우러져 펼쳐진다.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현우의 이야기처럼, 소설집 『오르트 구름 너머』의 주인공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작은 ‘나아감’을 쌓으며 오늘을 통해 미래를 선택한다.
『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 『열다섯, 그럴 나이(공저)』
청소년을 향한 다정한 시선
탁경은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제14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탁경은 작가는 『싸이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공저를 포함해 10여 편의 작품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을 만나왔다. 십 대의 꿈과 좌절, 사랑과 이별을 한결같이 다정하고 맑은 시선으로 그려온 저자는 앞으로 작품 세계를 넓혀 SF,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 안에서 청소년을 만나고 작가로서의 자신을 마주할 계획이다. 소설집 『오르트 구름 너머』는 바로 이와 같은 시도의 결과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야기를 가꾸며 작품 속 인물들과 작품 밖 청소년들을 응원한다. 독자들은 이번 책 『오르트 구름 너머』을 통해, 오로지 소설을 통해 이야기 안과 밖의 청소년에게 다가가는 작가의 다정한 응원을 또 한 번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외롭지 않았습니다.
혼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붙잡게 해 준
이야기 속 인물들에게 따뜻한 지지를 보냅니다.
그들과 맺은 느슨하면서도 충만한 연결감을
이제 독자와 나누고 싶습니다.”
- 작가 탁경은

‘웃는 밤나무’를 뜻하는 소율과 ‘지혜로운 밤나무’를 뜻하는 지율은 비슷하게 생긴 서로의 얼굴을 힐끔힐끔 들여다보며 같은 질문을 자주 던졌다.
‘우린 쌍둥이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 <오르트 구름 너머>
앞으로 너와 나는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겠구나. 네가 지하에 있는 동안 나는 지상에 홀로 남아 살아가야겠지. 힘껏 살아갈게. 네 몫까지 살게. 그러니 외로워하지 말기를.
하나만 약속해 줘. 반드시 돌아와. 네가 지상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내가 기꺼이 지하로 갈 테니 잔말 말고 돌아와야 해. 알았지?
- <오르트 구름 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