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레코드판, 카세트테이프, CD, MP3, 스트리밍……
음악으로 과학을 읽다
동물 뼈 악기에서 홀로그램 기술까지! : 음악 속에 숨은 과학의 원리를 찾다우리의 삶은 음악과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온 사방에서 음악이 흐른다. 쇼핑몰에서, 마트에서, 거리에서, 공항에서, 미용실에서, 통화가 연결되길 기다리는 전화기에서, 심지어는 무심코 탄 엘리베이터에서 음악이 흐를 때도 있다. 그만큼 음악은 우리의 일상과 늘 함께한다. 그렇다면 음악은 과연 무엇일까? 어쩌다 우리 삶과 이토록 긴밀하게 이어지게 된 것일까?
우리가 음악과 함께한 지는 무려 4만 년이 넘는다고 한다. 고고학자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음악이 있었다는 증거를 전 세계 곳곳에서 찾아내었고, 동물의 뼈와 이빨로 만든 악기를 여럿 발견해 냈다. 인류학자들은 새와 고래 등 여러 동물이 ‘노래를 불러’ 의사소통하는 것처럼, 초기 인류도 똑같은 목적으로 음악을 활용했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사람들이 맨 처음 서로 친구가 되는 데 음악이 크게 한몫을 했을지도 모른다. 4만 년이란 세월 동안 생활방식이 참 많이 달라졌는데도 음악은 여전히 우리에게 무척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우리는 의사소통을 위해 단지 높낮이나 박자를 달리한 소리를 내던 때에서 시작해, 동물의 뼈로 만든 악기를 연주하는 시기를 지나, 음악을 창조할 수 있는 인공 지능(AI)을 발명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가 음악을 듣는 방식도 크게 발전했다.
예전에는 음악을 들으려면 연주회나 콘서트처럼 실시간으로 공연하는 장소로 찾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다양한 앱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곳에서 음악을 얼마든지 재생해 들을 수 있다.
《음악, 너 혹시 과학이야?》에서는 인류가 처음으로 소리를 붙잡은 순간에서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까지, 긴 시간을 지나면서 음악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핀다. 음악을 최초로 녹음한 방식과 음악을 빠르고 편하게 재생하기 위해 어떤 기술들이 발명되어 왔는지 정밀하게 톺아보면서 음악 속에 정교하게 숨어 있는 과학의 원리를 낱낱이 파헤친다.
그러는 사이에 녹음된 자기 목소리는 왜 그리도 낯선지, 우리는 어떤 음악을 왜 특히 더 좋아하는지, 어떤 노래는 왜 귓가에서 유난히 오랫동안 맴도는지 등과 같이 사소하면서도 늘 궁금히 여기던 문제들까지 덤으로 알게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베토벤에서 AI 작곡가까지! : 한눈에 살펴보는 음악의 역사 음악을 녹음하기 위한 여정은 소리가 파동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이해하면서 첫걸음을 떼었다. 그 누군가는 과연 누구일까? 놀랍게도 1500년대의 이탈리아 천재 발명가이자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1660년 즈음에는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음파의 이동 속도가 음의 높낮이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깨닫는다. 갈릴레이는 놋쇠판을 반복해서 끌로 긁어 서로 다른 소리를 만들었다나? 갈릴레이의 실험이 있고 나서 몇 세기 뒤에는 프랑스의 인쇄업자 에두아르-레옹 스코트 드 마르탱빌이 포노토그래프라는 기기를 발명한다. 마르탱빌은 포노토그래프의 깔때기에 대고 프랑스 동요 <달빛을 받으며>를 불렀다는데, 이것이 바로 음파가 최초로 사람의 눈에 ‘보인’ 순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리를 재생하는 기술까지는 발달하지 못했다.
1877년에 그 유명한 발명가 에디슨이 축음기(포노그래프)를 발명하면서 소리를 기록하는 것뿐 아니라 재생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축음기의 발명은 음악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다. 이제는 사람들이 음악 공연을 듣기 위해 멀리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어졌으니까. 드디어 ‘집에서’ 음악을 감상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1900년대에 접어들면서 라디오가 발명된다. 무선 전파를 이용한 라디오 방송은 음악을 듣는 데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내가 들을 음악을 누군가가 ‘대신’ 정해 주기 시작한 것! 그 후 벨 연구소에서 트랜지스터를 세상에 선보이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언제 어디서든 마음껏 들을 수 있게 된다.
이후에도 음악을 듣는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발전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연구와 노력 끝에 레코드판에서 카세트테이프, CD, MP3를 거쳐 지금의 스트리밍 시대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음악 전문 채널이 생겨나고 뮤직 비디오라는 새로운 영역과 마주하게 된다. 미국 MTV에서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가 그 서문을 연다. 우리나라에서도 1985년에 조용필의 <허공>이 뮤직 비디오로 제작된다. 그 후 뮤직 비디오는 영화나 드라마 저리 가라 할 만큼 화려하고 세련되게 진화한다.
그러다 이제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악기를 직접 연주할 필요조차 없는 시대에 이르렀다. 나아가 세상을 떠난 가수가 최신 인기 가요를 부르는 것까지도 가능해졌다. 마이클 잭슨이 우리나라 걸그룹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로 마이클 잭슨이 부르는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가 유튜브에서 수십만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훈련된 AI를 통해 특정 가수의 목소리와 창법을 재현한 것이다.
지금은 베토벤이나 비욘세만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학자들이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AI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뮤지컬의 무대 배경에 증강 현실과 가상 현실 기술을 도입할 거라고도 한다. 이처럼 음악, 아니 음악 속에 스며 있는 과학의 세계는 경이로울 만큼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음악, 너 혹시 과학이야?》에서는 베토벤에서 시작해 밥 딜런, 비틀스, 퀸, 마이클 잭슨, 비욘세, 조용필, 조성모, 싸이,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수많은 음악가(가수)들의 얘기도 만날 수 있다. 단지 음악에 숨어 있는 과학의 원리를 파헤치는 것뿐만 아니라 수만 년 동안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음악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차게 정보를 제공해 준다. 따라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음악과 관련된 과학 정보를 알게 되는 것을 넘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즐거움까지 즐길 수 있다.
어른들에게는 지나온 시절로의 마음 따듯한 추억 여행이 될 것이고, 청소년들에게는 자신들이 즐겨 듣는 ‘음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추적해 보는 색다른 경험의 시간이 될 것이다.
다빈치, 녹음 기술의 첫발을 떼다수천 년 동안 사람은 악기를 연주해야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플루트든 드럼이든, 악기를 치워 버리면 그걸로 그만이었지요. 음악도 그대로 끝이 났거든요.
1800년대에는 음악이 이미 사람들의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부유한 가정에서는 집에다 피아노를 두고 아이들에게 노래하는 법과 연주하는 법을 가르쳤지요. 위대한 작곡가들이(우리의 친구 베토벤을 비롯해서요!) 작곡한 곡은 숙련된 오케스트라와 가수들이 유명한 극장에서 공연을 했고요. 그러니까 음악은 그런 극장이 있는 도시까지 갈 수 있는 부유한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었어요. 아직 음악을 녹음하는 기술이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음, 그때까지는요.
음악을 녹음하기 위한 여정은 소리가 파동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이해하면서 첫걸음을 떼었어요. 여러 역사가가 말하길, 그 누군가는 바로 1500년대의 이탈리아 발명가이자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예요.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다빈치는 돌이 물 위에 떨어지면서 동그란 물결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서 ‘파동’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해요.
1660년 즈음,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음파의 이동 속도가 음의 높낮이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깨달았어요. 갈릴레이는 놋쇠판을 반복해서 끌로 긁어 서로 다른 소리를 만들었어요. 긁은 자국의 간격이, 다시 말해 자국끼리 얼마나 가까이, 또는 멀리 있느냐가 소리의 높낮이를 결정했다지요. 이 실험은 분명 갈릴레이의 주변 사람들의 신경을 몹시 거슬리게 했을 거예요! 으, 얼마나 시끄러웠겠어요?
획기적인 발명품, 워크맨1970년대 말, 음악을 녹음하는 데 가장 편리하고 가장 들고 다니기 쉬우면서 가장 쓸모가 많은 매체는 카세트테이프였어요. 그렇지만 카세트테이프를 더 편리하게 들을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지요.
1979년 7월 1일, 인류의 음악 재생 기기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꼽히는 ‘소니 워크맨’이 등장했어요. 워크맨은 크기가 수첩만 했고, 놀랄 만큼 가벼운 헤드폰이 달려 있었답니다. 가격은 150달러였지요. (지금의 가치로 보면 65만 원이 넘어요).
초기의 워크맨에는 헤드폰을 꽂는 잭이 두 개여서, 두 사람이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었어요. 소니의 엔지니어들은 홀로 음악을 들으며 세상과 단절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음악 감상이란 함께 즐기는 경험이었으니까요. 콘서트장에 가든, 집에서 라디오로 듣든, 파티에서 틀어 주는 음악을 듣든, 주위의 모든 이가 내가 듣는 음악을 들을 수 있었지요.
그렇지만 워크맨의 발명과 함께 혼자서 음악을 감상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답니다. 한국에서는 1981년에 삼성전자에서 생산한 워크맨 형태의 ‘마이마이’가 출시되어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어요.
오늘 하루, 여러분은 헤드폰이나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홀로 음악을 듣는 사람을 몇 명이나 보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