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희끗희끗 낮은 구릉들이 펼쳐진 삭막한 벌판엔 포크레인과 지게차들의 굉음이 요란하고, 그 사이로 삽과 수레를 든 사람들은 부지런히 캐내고 나른다. 시간이 얼마 없다는 말에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며, 무언가를 잔뜩 실은 덤프트럭은 줄지어 캄캄한 숲속을 가로지른다. 벌판, 숲, 사막… 달라지는 공간에서 사람들과 중장비는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면서 어딘가 한 곳을 향해 바삐 나아간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아니 그보다 무엇을 하는 걸까? 숨 쉴 틈 없는 이야기와 독특한 색감의 장대한 그림이 감탄을 일으킨다. 거듭되는 특별한 상상 속에 가장 현실적이고도 소중한 협동, 나눔, 평화, 공존의 가치가 마음에 깊이 스며드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쾅 쾅 쿵 삭 삭
어두운 밤을 지나 동트는 새벽까지
쿵 영차 쿵
커다란 중장비와 사람들이 모인다. 포크레인, 지게차, 레미콘, 덤프트럭……
사람과 기계만으로 부족할 때는 자연의 힘도 빌리며
비밀스럽고 부지런한 작전이 벌어집니다.
따뜻한 상상으로 마음을 행복하게 부풀리는 그림책입니다.
하룻밤 동안 벌어지는 거대하고 행복한 작전
누구의 선물일까? 무엇이 들었을까?표지로 만난 <선물>의 얼굴은 곱고 부드럽습니다. 연두빛, 보라빛, 푸른빛이 어울려 빛나는 가운데 하얀 선물 상자가 조심스레 놓여 있지요. 분홍 리본은 따뜻하고 세심한 이야기로 우릴 이끌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 선물은 누가 누구를 위해 준비한 것일까?’ 호기심도 들고요. 기대를 안고 첫 장을 열면, 표지와 사뭇 달라진 분위기에 약간 놀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끗희끗 낮은 구릉들이 펼쳐진 삭막한 벌판엔 포크레인과 지게차들의 굉음이 요란하고, 그 사이로 삽과 수레를 든 사람들은 부지런히 캐내고 나릅니다. 시간이 얼마 없다는 말에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며, 무언가를 잔뜩 실은 덤프트럭은 줄지어 캄캄한 숲속을 가로지르지요. 벌판, 숲, 사막… 달라지는 공간에서 사람들과 중장비는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면서 어딘가 한 곳을 향해 바삐 나아갑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요? 아니 그보다 무엇을 하는 걸까요?
숨 쉴 틈 없는 이야기와 독특한 색감의 장대한 그림이 감탄을 일으킵니다. 거듭되는 특별한 상상 속에 가장 현실적이고도 소중한 협동, 나눔, 평화, 공존의 가치가 마음에 깊이 스며드는 책입니다.
완전히 달라진 시선의 방향<선물>에서는 늘 우리가 보고 생각하던 것을 전혀 다르게 보는 기회를 줍니다.
원래 만들어진 목적과는 다르게 쓰이고 있는 중장비가 먼저 눈에 보이는데, 무엇보다 가장 화려하고 즐거운 순간에 거대한 무기, 대포가 전혀 다른 목적으로 쓰이는 장면은 압권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도구를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요. 더 빨리 산을 깎고, 강을 막고, 초고층 빌딩을 세우는 데 쓰이던 중장비가, 무언가를 파괴하고 아프게 하던 무기가, 많은 이들이 행복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순간. 생각만 해도 재미나고 근사합니다.
자연과의 협동도 멋집니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위해 자연은 기꺼이 몸을 내주고 힘을 더합니다. 두려움의 대상이던 벌겋게 이글거리는 용암과 화산은 향기롭고 부드러운 것을 만드는 데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됩니다. 이렇듯 사람의 힘이 부족한 부분을 자연이 메꾸며 선물은 멋지게 완성되어 갑니다. 늘 보고 생각하던 대로가 아니라 방향을 바꾸니 너무나 멋진 일이 벌어졌습니다.
분홍과 다채로운 색깔이 완성해 가는 하나의 이야기색깔은 이 책의 주제와 이야기 흐름에 중요하게 자리합니다. 몇 년 전 처음 이 책을 시작하면서 홍지혜 작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며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지요.
우선 책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분홍색입니다. 매 장면 등장하는 사람들은 분홍 작업복 차림입니다. 이는 바쁜 현장의 움직임에도 가려지지 않는 즐겁고 들뜬 마음을 경쾌하게 보여줍니다. 이 분홍색은 후반부에 이르러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우며 긍정 메시지의 감동을 제대로 증폭시킵니다. 온 세상에 선물을 나르는 수송 헬기들도 분홍색으로 그 맥을 같이 하고요. 중장비와 무기 역시 노랑, 청록 등 화려하게 채색되는데 기계의 차가움을 거둬 내고 즐거운 상상을 더합니다. 또한 자연은 겹겹이 색채가 쌓이며 오묘하면서 깊이 있는 묘사로 장대한 모습에 흠뻑 빠져들게 하지요. 각각 개성 넘치는 색들이지만 묘하게 잘 어울리며 이야기를 단단히 엮습니다.
아울러 장면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배경색의 변화도 눈에 들어옵니다. 허연 벌판의 삭막함, 녹색 숲속의 비밀스러움, 거대한 공장의 비현실적인 라임 빛은 환상적인 이야기의 서막처럼 독자를 서서히 몰입시킵니다. 신비한 청록빛 화산의 가느다란 흰 연기는 우리를 잠시 숨 고르게 하고, 새벽 도시를 감싼 푸른빛은 다음 막이 열리기 전 무대의 커튼 같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책장을 넘기면 자연에서 인간 세상으로 판타지의 무대가 확 바뀝니다. 그리고 어두운 우주 속 푸르게 빛나는 지구까지! 홍지혜 작가만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색감은 이야기를 한층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주제를 인상 깊게 전합니다. 작가의 큰 힘이 제대로 잘 담긴 책입니다.
평화와 공존을 위한 소중한 한 걸음<선물>은 사람, 기계, 자연이 힘을 모으고, 나누는 일을 드넓은 공간에 환상적으로 그려 내며 우리의 생각을 한없이 넓힙니다. 숲을 지나고, 강을 건너고 우주까지… 하나하나 거쳐가면서 가족, 이웃을 넘어 세상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향하게 하기 때문이지요. 각자 좋아하는 것을 들고 오자는 텍스트는 그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처럼 배고픔과 전쟁을 완전히 몰아내고, 그곳을 웃음과 온기로 채우는 일은 어렴풋한 꿈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 빠짐없이 등장했던 초롱이처럼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일에 열심히 관심을 갖고 참여하며, 내가 가진 작은 것부터 나누는 것이 바로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소중한 첫걸음일 것입니다.
이제 표지로 되돌아가 볼까요? ‘선물’은 바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선물 상자 안에 든 것은 다름 아닌 평화로운 세상이고, 선물을 만든 힘은 바로 모두의 따뜻한 협력과 나눔이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홍지혜
홍익대학교에서 금속조형디자인을 전공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2011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빈칸》, 그린 책으로 《장화홍련전》, 《너울너울 신바닥이》, 《해바라기 마을의 거대 바위》, 《옛이야기 들으러 미술관 갈까?》, 《천년손이와 사인검의 비밀》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