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도넛문고 7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다네 세 가족의 평화로운 일상부터 나중에 벌어지는 큰 사건까지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이들과 같은 소수자들에 대해, 또 속칭 ‘정상 가족’이 아닌 가족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가만히 생각해 보게 한다. 또 그들에게 잔잔한 응원을 보낸다.
출판사 리뷰
나는 엄마가 둘이나 있다
그래도 우린 영락없는 ‘가족’이다
이건 가족 이야기다. 그저 구성원의 성별이 다른 가족과는 좀 다른, 평범할 수는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것도 없는.
열여섯 주인공 ‘이다’는 첫 페이지를 채 넘기기도 전에 특유의 담담하고 시니컬한 말투로 말한다.
“내게는 엄마가 둘이나 있다.”
아마 이 문장을 읽자마자 반사적으로 머릿속에 몇 가지 키워드가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사회적 편견, 차별 같은. 성소수자에 대한 개인적인 인식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그랬을 터다. 그러나 이다는 두 엄마와 사는 것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힘든 일인지 줄줄이 나열하며 토로하지 않는다. 그저 속옷 빨래가 많이 나온다는 점, 다른 집보다 잔소리가 두 배로 많다는 점 등 조금 특이한 일상 이야기를 한다. 독자는 금세 깨닫는다. 그러고 보니 성소수자에 대해 거창하게만 생각했지 그 사람들의 일상은 어떤지 궁금해해 본 적이 없다는 걸, 그들이라고 특별히 다른 존재가 아니라 누구나와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걸.
《레인보우 내 인생》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다네 세 가족의 평화로운 일상부터 나중에 벌어지는 큰 사건까지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이들과 같은 소수자들에 대해, 또 속칭 ‘정상 가족’이 아닌 가족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가만히 생각해 보게 한다. 또 그들에게 잔잔한 응원을 보낸다.
모든 다양성이 존중받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남다르지만 평범한 누군가의 이야기
흔히 이 시대를 ‘다양성의 시대’라 부른다. 종교와 인종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한데 섞여 산다. 어디서나 크고 작은 문제는 일어나기 마련이지만, 오늘날 우리는 각자의 다양성을 서로 존중하는 것이 옳다고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교육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과 과정에 다문화에 관한 단원이 수록되어 있고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일터에서는 사무실 한편에 무슬림을 위한 기도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성소수자의 다양성만은 그만큼 존중받지 못하는 듯하다. 누구도 자기 성별을 선택해서 태어난 사람이 없고, 남자는 반드시 여자를, 여자는 반드시 남자를 좋아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지도 않은데 대다수의 사람이 하는 대로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못하다. 이는 일반적인 다양성과 성적 다양성이 특별히 달라서가 아니라 아직 수면 위에서 충분히 이야기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성소수자는 인류의 태동부터 늘 있어 왔지만 우리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경험과 교육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듯, 더 많은 사람이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거리낌 없이 교육한다면 성적 다양성과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한층 성숙해지리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레인보우 내 인생》이 갖는 의의가 작지 않다. 지금껏 청소년 소설에서 이토록 본격적으로 성소수자를, 그것도 성소수자 부부가 꾸린 가족을 중심인물로 내세운 작품은 없었다. 우리 사회가 모두를 포용하고 서로 존중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한 단계 발전해 나가는 데 있어 이 책이 훌륭한 교보재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 내게는 엄마가 둘이나 있다. 한 개의 엄마 가지고는 안 되겠는지 신은 내게 엄마를 두 명씩이나 주었다.
_ 그날
생물학적으로 아무 관계가 아닌 나는 이 세상에 어떻게 나왔는지 고민해야 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정표처럼 ‘나는 여기서 출발했고 여길 지나고 있고 앞으로 여기를 지날 예정이야. 그래서, 마침내, 이곳에 도착하면 나 ‘온이다’가 완성되는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지도가 없다.
- 동거인
“여자와 남자가 사랑해야 하고 같이 살아야 한다는 약속. 그건 절대적인 게 아니야. 그게 나랑 맞는지 그걸 생각했어. 두려워만 하기에는 내가 가여웠어. 그러다 스스로 부정하지 않기로 했지. 이다, 너에게도 그런 용기가 있었으면 해.”
- 동거인
작가 소개
지은이 : 윤해연
2014년 비룡소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여전히 읽고 쓰는 동화 청소년 소설 작가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 소설 《우리는 자라고 있다》, 《허니보이 비》, 《녀석의 깃털》, 공저 《외로움의 습도》, 《만권당 소녀》, 동화 《오늘 떠든 사람 누구야?》, 《별별마을의 완벽한 하루》, 《빨간 아이, 봇》 등이 있다.
목차
그날
동거인
러브버그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
나는 그 애를 좋아하는 걸까?
신이 심심하지 않았더라면
웨어아유프롬반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마
나는 누구의 딸도 아니에요
다른 방향을 향해서 달리는 사람들
이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