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막막한 초보 마케터들을 위로 하는 척 던지는
산전수전항공전 출전 선배의 쓴소리
“이제 막해팅은 그만하고 진짜 마케팅을 하는 건 어때?”
별별일을 다 해치우며 ‘유니크한 마케터’에 이르는 길 늘 하던 대로 하면 되는 일들이 있다. 선배가 안전하게 잘 닦아 놓은 길을 경로만 이탈하지 않으면 그런대로 ‘중박’은 터뜨린다. 이런 일반적인 룰이 통용되는 업무에서 예외인 영역이 있으니, 바로 마케팅 분야이다. 마케팅은 ‘하던 대로’가 안되는 영역이다. 세계 유수의 석.학사를 모아놓고는 초등학생도 코웃음 칠 캠페인을 만들기도 하고, 잘못된 시장 분석과 성과에만 집중한 숫자 놀음을 하다가 엄청난 역풍을 맞아 회사가 전복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그래서 마케터들은 늘 새롭고도 난처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어제까지 잘 먹히던 마케팅이 오늘 갑자기 안 될 수도 있고, 오른쪽으로 가는 게 정답 같은데 경영진이 왼쪽으로 밀어붙일 수도 있다. 더욱 난감한 것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업무들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분명 SNS 관리 업이라고 알고 들어왔는데 정신 차려보니 기자들을 만나서 기획 기사를 논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식이다.
그래서 연차가 쌓일수록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한 일을 하는 마케터’는 거의 없다. 이것저것 오만가지 업무를 하며 스킬을 익히고, 그렇게 연차가 쌓이면 세상 둘도 없는 유니크한 마케터가 된다.
그렇다면 이 세상 유일무이한 마케터는 이런 별별 일들을 어디에서 배웠던 걸까? ‘학원 같은 거라도 있으면 제발 알려 달라’고 읍소라도 하고 싶을 지경이다. 대부분 혼자 진땀을 흘리며 맨땅에 헤딩하듯 일을 시작하거나, 임시방편으로 인터넷을 뒤져 자료를 찾아보기는 하지만, 내 상황에 꼭 맞는 건 찾을 수 없다. 그러니 막해팅(막 해대는 마케팅)을 엄한 곳에 쏘아대는 것이다.
이 책은 ’막막한 마케터‘들을 위해 쓰여졌다저자는 마케터가 반드시 접해야 할 필수 업무들을 얕고 넓게 소개한다. 크게는 기획/실무/데이터 세 가지의 챕터로 분류했고,. 마케터가 현장에서 실시할 실제 업무가 대부분 그 3개의 굴레 속에서 돌아간다. 이 셋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뭔가 나사 빠진 어정쩡한 캠페인이 되어버리니 동네 간판 가게를 운영하더라도 이 세 가지는 반드시 알고 들어가야 한다.
‘기획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정확한 타깃을 설정하고, 타깃과 회사 사이의 장애물, 바람, 공기, 습도 등을 잘 분석해 우리 제품을 정확히 날리는 방법을 알아본다. 구체적으로는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만나는 과정을 ‘퍼널 구조’로 정의하고, 경쟁사를 염탐해 시장조사를 하며, ROI를 설정해 어느 정도의 예산을 잡아야 할지를 구상한다. 이는 실무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이며, 일의 속도와 방향성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방향’에 해당한다. 가까운 마트를 가더라도 네비게이션에 제대로 된 방향을 설정하지 않으면 고속도로를 탈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마케터들이 정확한 방향 없이 속도만 내면 허구한 날 야근하고 밤을 새우는 지옥에 빠져든다. 더욱 심란한 건 그렇게 했음에도 실제로 얻어내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무엇보다 항상 기획을 잘 구상한 다음에 실무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실무편’에서는 구체적인 실무를 언급하지는 않는다. 어떤 내용을 담아도 각각의 업무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업무 스타일이 다르고, 특히 마케팅은 항상 주변 환경을 고려하면서 움직여야 하는데 그 상황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저자는 일을 할 때 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들, 즉 ‘이 일은 왜 하는 것인가’에 더 집중해서 파고 들었다. 어쩌면 이때의 고민은 기획과 더 맞닿아 있을 것이다. ‘실무편’에서는 바로 실무에 적용될 수 있는 팁을 얻어가기 보다는 어떤 문제를 만나든 ‘중심을 잃지 않는다’라는 기준으로, ‘누군가는 이럴 때 이렇게 업무를 처리했구나’ 정도의 지식을 얻어 가길 바란다.
‘데이터편’은 그 누구보다 흐름에 재빠르게 쫓아가야 하는 마케터에게 더없이 중요한 요소이다. 모두가 데이터에 주시하라고 하지만, 도대체 이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어떤 것들을 선별해서 봐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데이터들이 어떤 식으로 정리하고 쓰이게 되는지, 또 그 상황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모를 초보 마케터들을 위해 저자 나름대로의 총지식을 활용해 말끔히 정리했다.
저자가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픈 것은 전체적으로는 마케팅 기획에 관련된 내용이다.
매 챕터마다 실제 사례를 들어 생생하고도 신랄한, 다소 뼈 아픈 이야기들이 실려 있으니 아무리 24시간을 쥐어 짜내도 책 읽을 시간은 국물 한 방울도 나오기 힘든 분들은 딱 그것만 읽고 가도 좋다.
무엇보다 저자가 직접 그린 적재적소의 카툰은 효자손처럼 가려운 곳을 속 시원히 긁어주듯 실제 회사생활의 생생함을 제대로 살려냈다. 바로 어제 우리 사무실에서 일어났을 법한 상황과 상사의 괴랄한 표정, 금방이라도 화장실로 뛰쳐나갈 것 같은 무언가 마려운 부하 직원의 난감함이 그야말로 미꾸라지처럼 살아 날뛴다.
마케터를 이렇게 명확하게 정의한 책이 있을까?
마케터 : ‘돈과 시간’이라는 화약으로 무장해
나 자신이 ‘인간 탄환’이 되어, 고객이라는 과녘으로 날아가는 사람 이번 달 실적이 그야말로 반지하급이다.
상사는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다 고개를 들어 누군가를 급히 찾는다. 미간이 삼지창으로 변한 상사가 찾는 ‘문제의 인간’은 누굴까?
바로 마케터다. 왜 이런 울고 싶은 상황에 하고 많은 직종들 중에 마케터를 찾는 것일까? 대부분의 회사는 마케터에게 엄청난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마케터 하나만 있으면 막혀 있던 혈이 뚫리고, 매출이 상승하며,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어 적군을 단숨에 때려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같은 ‘마’씨지만 마케터는 마법사도, 마동석도 아니다.
그저 뭉쳐 있는 문제를 하나씩, 그리고 천천히 풀어가는 사람일 뿐이다.
책은 ‘이 책 하나로 마케터를 구원해줄 비법을 얻어갈 생각은 일찌감치 접으라’고 말한다.
그보다는 그저 내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고, 우리의 문제는 무엇이며,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 지만 감을 잡아주겠다고 호언한다.
단지, 그 방법을 구함에 있어 저자는 그래도 재미를 붙이는 방법을 여러모로 선사한다.
재무제표를 ‘숏츠’처럼 즐기라거나 누구나 다 아는 ‘SWOT’를 누구나 다 아니까 허투루 넘어가지 말고, 제대로 분석하라고 말한다. 고객은 절대 우리를 찾아오지 않으니 고객이 도대체 어디에서 놀고, 어디에서 돈을 까먹으며, 어디에서 욕을 하고 있는지 파헤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마케팅을 ‘기획, 실무, 데이터’ 세 분야로 나눠 각각의 테마에 맞게 가장 기초적이고도, 가장 핵심적인, 모르면 호구 잡히는 업무를 정확히 분석한다.
기획에서는 시장조사를 하고 고객을 분석하고, ROI를 정하며, 예상 결과를 분석해 본다. 실무편에서는 검색의 루트를 조정하고, 홍보라인을 만들며, 콘텐츠를 기획한다. 또한 요즘 핫하다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의 허와 실을 꼬집는다.
마지막 데이터편에서는 객단가와 LTV를 분석해 고객 감동을 어떻게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지를 설명한다.
만약 이 간략하고도 명료한 세 가지 분야 및 실무를 이해할 수도 없고, 하기도 싫고, 할 이유도 모르겠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마케팅 직무가 본인의 생리와 맞지 않으니 당장 자리에서 박차고 나오라고 일갈한다.
유유자적 소 떼를 다루는
유목민 같은 마케터가 되기를 마케터는 유목민과 비슷한 성격의 일이다. 유목민들은 대체로 떠도는 삶을 살기 때문에 늘 낯선 환경과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분명 작년 4월쯤에 소 떼가 이곳을 지나갔는데, 올해는 내가 지역을 옮겨서, 아니면 기상이변으로 인해 2월 말에 뜬금없이 소 떼가 몰려올 수도 있고, 아주 안 올 수도 있다. 그럴 때 ‘에잉, 작년엔 안 그랬는데’ 이러고 있으면 나와 가족들은 굶어 죽을 것이다.
현재는 미래에 완벽히 대비하지 못해 조금은 미흡하더라도 일단은 소 떼가 있는 곳을 찾아 헤매고, 그 속으로 뛰어 들어 가야 한다. 물론 그 소떼가 내가 기대하던 소떼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랴, 내 구미에 맞는 목표물을 찾으려면 방향을 틀어 다시 새로운 위치로 옮겨야 한다. 그러니 언제든, 어떤 소 떼를 만나든 그들을 이끌 수 있도록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 그것이 유목민의 능력이자 기술이다.
마케터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더라도 지금 나의 상황을 통해 빠르게 최선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응용력이 필요하다.
또 잘 모르겠다면 아는 척하지 말고 물어보거나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친화력도 필수다. 그리고 결정된 것을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는 테크닉과 흔들리지 않는 뚝심마저 갖췄다면 그야말로 완전무장이다. 이 책을 읽는 쌩초보 마케터들은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가치관이라는 단단한 갑옷을 입고 어떤 그릇에 담기더라도 유연하게 움직이는 마케터가 되길 바란다.
마케팅에서는 고객이나 시장, 또는 우리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타깃’으로 표현합니다.
과녁, 그러니까 쏘아서 맞혀야 하는 개념인데요. 총이나 활을 쏴 보면 과녁을 맞힌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됩니다. 손바닥 안에서 각도가 1도 틀어지는 것은 별 차이가 없지만, 과녁과 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1도 차이가 타깃과의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죠.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특히나 마케팅은 절대적인 지표나 방법이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서 성공했다는 마케팅 전략도 우리 회사에서는 먹히지 않을 수 있고, 마케터의 실력이라는 것도 상대적이며 운이 많이 따르는 부분이라 결과에 따라 평가가 갈리기도 하지요.
그런데 꽤 많은 사장님들이 ‘제품이 좋으면 마케팅은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마케터의 기를 죽이기 위해서 인지 당사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직원들 실적 같은 것은 깐깐하게 보는 사람들이 자신의 제품은 날카롭게 보 지 못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많이들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