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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할머니의 그림 수업
그림 선생과 제주 할망의 해방일지
김영사 | 부모님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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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오십 중반에 접어든 그림 선생이 제주 한 마을 할머니들의 집 문을 두드리며 시작된 소설 같은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여자라서, 가난해서, 글을 배우지 못해서 고단한 날들이었지만 매일매일을 꿋꿋하게 살아낸, 제주 조천읍 선흘 마을의 여덟 할머니가 어느 날 찾아온 그림 선생의 권유를 따라 흰 종이에 물감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면서 마법이 일어났다.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글로 적으며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졌을 뿐 아니라 때로는 홀로, 때로는 한데 모여 붓을 들며 환대와 희망의 세계가 열린 것이다.

여덟 할머니의 곁에서 부지런히 그림을 권하고 또 함께 그리며 그림 수업이 열리는 현장을 성실히 기록해온 화가 최소연은 할머니들에게 처음 그림을 가르치게 된 순간부터 각각의 할머니가 예술가로서 성장해 가는 과정을 《할머니의 그림 수업》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저자의 이야기 뒤로 이어지는 할머니들의 글과 그림 90여 점도 특유의 아름다움과 위트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음속 말이 그림으로 나오니 이것이 곧 해방”이라고 말하는 할머니들. 90년 가까이 삶의 일부로 삼아온 이불, 버선, 빗자루, 무, 오이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종이 위에 그리면서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또 치유하며 다시 무릎을 일으켜 앞으로 나아가는, 그 반짝이는 서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출판사 리뷰

가져다 내 소설에 쓰고 싶다는 욕망을 참아내며 찬찬히, 할망들의 평생을 읽었다
신산했던 할망들의 삶은 고스란히 마음에 고여 말이 되고 그림이 되었다
_정지아(소설가, 《아버지의 해방일지》 저자)

“그림 그리면 잘 죽어질 건가?”

어느 날 찾아온 그림 선생 덕에 시작된
제주 할망들의 그림 수업


시작은 ‘할머니 예술 창고’였다. 제주 조천읍 선흘 마을에 사는 여든여섯의 홍태옥 할머니는 코로나 때문에 노인회관도 못 가고 친구 집도 못 가게 되면서 하루가 적막하고 외롭던 차였다. 여느 산간 농촌 마을이 그렇듯 제주에서도 일을 할 수만 있으면 아흔을 코앞에 둔 할머니라도 논으로 밭으로 일을 나가는데 홍태옥 할머니는 작년에 갈비뼈가 부러져 일도 못 나가고 있었다. 그때 동네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러 왔다던 그림 선생이라는 사람이 아이들과 ‘할머니 예술 창고’ 수업을 하겠다며 하루 동안 집 창고를 빌려달라고 했다. 일전에 동네 주민센터에서 개설한 ‘어르신 그림책 학교’를 다니면서 그림을 조금 배웠던 터라 반갑게 그리하라고 했다. 어느 토요일, 마당 한가득 청소년과 어른 여럿이 모여 풍경도 그리고 꽃과 나무와 오래된 빗자루와 솥과 이불장을 그렸다. 할머니도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니 좋았다. 창고 프로젝트가 끝나 섭섭했다. 그때 그림 선생이 다시 불쑥 찾아와서 “삼춘(어르신), 그림 좀 그려보세요!”라고 했다. 스케치북과 색연필과 물감도 가져와 함께 그림을 그렸다. 《할머니의 그림 수업》 첫 장이 그렇게 열렸다.
이런 마법 같은 일들을 망설임 없이 실행하고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이는 ‘반사’라는 별명을 가진 50대 예술가 최소연이다. 세상의 나쁜 기운을 반사한다는 의미로 그런 별명이 붙었다. 저자는 홍태옥 할머니와 첫 수업을 시작한 뒤로 동네 할머니들을 하나둘씩 수업에 불러들이더니 나중에는 매일같이 동네를 산책하며 집집마다 들러 동네 이웃 할머니에게 하는 것처럼 밥과 커피를 얻어먹고 마당에서 수확한 무, 당근, 고추, 오이를 받아가며 지난밤의 안부를 묻듯 그림을 권했다. 그려놓은 그림이 있으면 비행기를 태우기도 하고 그림을 벽에 붙여주고 가면서 더 연구해 보라고도 했다. 그리고 그 하루하루의 장면들을 성실히 기록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엮어놓은 문장들을 읽고 있노라면 할머니들과 나눈 매 순간의 장면들이 생생히 그려진다.
낯선 연필을 들고 주춤거리는 주름 가득한 손, 방석 밑이나 밥상 밑에 숨겨 놓았다가 수줍게 내미는 모퉁이가 구겨진 그림들, 친근한 방에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며 그림을 그리는 할머니들, 밭에 나갈 때 쓰는 모자나 꽃무늬 바지, 무와 당근, 옥수수 등 너무나 익숙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물건들을 지그시 응시하는 도토리를 닮은 눈 같은 모습들 말이다.

산책하다 들러보니 도토리를 연습한 종이가 몇 장 있었습니다. 그중 한 점을 벽에 붙여드렸죠. 그 그림에는 할머니의 희한한 필체와 필력, 머뭇거림이 있었습니다. 도토리 여섯 개를 연필로 그리셨는데 한가운데의 도토리는 할머니의 새끼손가락이 종이에 닿으면서 흑연이 뭉개졌어요. 그 흔적이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잘도 아꼽다예(너무 예쁘다)! 삼춘 막 잘했수다(정말 잘하셨다).” 제가 감탄을 했죠. 할머니는 “기?” 하며 웃더니 그 그림을 저 가지라고 주셨습니다. 할머니가 그린 그날의 도토리 그림에는 동백동산의 무언가도 담겨 있습니다. 벌렁 드러누워 물끄러미 바라보았던 할머니의 모습과 도토리를 그리려는 손동작들. 여든여섯이 되어서야 도토리가 보인다는, 조그만 도토리 열매를 닮은 할머니의 눈. 도토리를 먹는 노루들. 2021년 12월 14일에 할머니가 처음으로 그린 도토리 그림이 제 작업실 부엌에 걸려 있습니다. (83쪽)

‘여자 무’는 처음 보는 표현이라 생소했는데 여자 무를 그려놓으신 김인자 할망이 까르르 웃기 시작하자 구경 난 것처럼 할망들이 인자 할망의 그림을 보면서 킥킥킥 웃었어요. 그 옆에 강희선 할망은 ‘가쟁이 무수’를 그려놓고 또 히죽히죽 웃고, 할망들이 계속 그림을 보면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주름진 눈웃음을 지으셨습니다. “호끔 벌러진 것이 딱 여자게여자네”라고 힌트를 주면서 가쟁이 무수는 가랑이 벌리고 있는 모습이 여자를 닮았다고 또 어찌나 재미있어 하면서 깔깔대시는지 종이에 할망들의 웃음소리가 들어갈 것 같았지요. ‘아꼽다’는 제주 방언으로 ‘귀엽다, 사랑스럽다, 예쁘다’라는 뜻인데 이 할머니들이 제겐 정말 ‘아꼬운’ 존재들입니다. (85쪽)

그뿐인가. 그의 글 뒤로 이어지는 할머니들의 글과 그림도 감탄을 자아낸다. 그림을 배운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아흔에 가까운 할머니가 그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섬세한 그림과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글까지. 그림은 곧바로 지면에서 튀어나올 듯 생생하고, 한 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경험했을 모든 희로애락이 진하게 응축된 몇 줄의 짧은 글은 그 어떤 시보다 감동적으로 마음을 울리며 눈물과 웃음을 자아낸다.

‘그림 그리는 인류’로 새로 태어난 할머니들
마을에 변화를 몰고 온, 따뜻한 우정과 친밀한 배움의 공동체


텅 빈 화폭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 할머니들은 전에 없던 해방감을 느끼며 ‘그림 그리는 인류’로 새롭게 태어났다. 한국전쟁, 제주 4·3 사건 등 야만적인 역사를 온몸으로 통과하며 가슴 아픈 개인사를 켜켜이 쌓아온 할머니들이 일평생 누구에게도 고라주지(이야기하지) 않고 속에 담아둔 이야기들을 하나둘 그림과 글로 표현해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은 슬픔과 한에 매몰되지 않는다. 헤아릴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지면서도 유쾌하고 발랄하다. 글보다 삶을 먼저 배워서일까. 과장도 꾸밈도 없는 솔직하고 투명한 작품들은 그 자체로 경건함을 느끼게 하면서 인간이 마땅히 지녀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도록 한다.

이다음에 하늘나라 가면
새로만 탄생하여도 좋을거쥐
시원히 나무 위에 앉아
소리도 깍깍 하고
훨훨 날아도 다니고
_강희선(172쪽)

날씨 흐리고
제주도는 이 바람이
여름만 나면 계속 불지
오래 살면
이 바람이 아라져(알아져)
여름에는 마바람(마파람)
나가 팔십팔 년 동안
샛바람 마바람
무쭉껀 마지며 살았찌(무조건 맞으며 살았지)
육지는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
난 모르지
_부희순(182쪽)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림 선생과 할머니들이 나눈 우정과 사랑도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할머니는 갑작스러웠을 그림 선생의 방문과 제안을 망설임 없는 환대로 맞아주었고, 그림 선생이 아낌없이 내어주는 미술 재료와 가르침에 사랑으로 답했다. 그림 선생은 할머니를 표현하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동시에 그들을 통해 내일보다 오늘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한 뼘 더 성장해 나갔다. 그 어떤 우정이 이보다 위대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우정으로 결성된 환대와 다정의 공동체는 점차 마을 전체로 퍼져나가며 마침내 또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림 수업을 지속하면서 여덟 할머니의 집 창고는 근사한 미술 작업실이자 개인 갤러리로 변모했고, 선흘 마을은 순식간에 개인 갤러리 여덟 곳을 갖춘 예술 마을이 되었다. 할머니의 집을 분주히 오가는 그림 선생과 그림 수업이 열리는 축제의 현장을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도 활기가 일었고, 덩달아 신이 난 사람들은 뭔가 함께 재미나게 살아볼 일이 더 없을까 궁리하기 시작했다. 마을 영농 조합은 할머니들의 그림을 스티커로 만들어 선흘에서 출하되는 귤 상자에 붙였고,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어린이 그림 수업을 열어보겠다고 나섰다. 청년 협동조합이 생기는가 하면 동네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늘어서 본교로 승격했다. 이제 선흘의 동네 예술가들과 주민들은 별일 없이 수시로 모여 그림을 그리고 꽃모종을 나누면서 생기 넘치는 풍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림 선생과 할머니들의 동화 같은 이야기, 여덟 할머니의 생애와 희로애락이 진하게 담긴 아름다운 글과 그림, ‘함께하는 예술’의 기쁨과 가능성을 모두 담은 《할머니의 그림 수업》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 보자. 마음의 우울이 걷히고 기분이 상쾌하게 맑아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할머니들이 겸손하게 하시는 말씀 중에 “종이가 경(여기) 있으니까 호끔(조금) 기렸지(그렸지)”라는 핑계가 있어요. 나무판 위에 젯소 칠하는 법을 알려드리고 나무판을 놓고 오면, 나중에 쓱 내밀면서 “무사(뭔) 나무판을 (주기에) 그렸지” 하고 겸손하게 말씀하세요. 그 말씀이 참 귀엽습니다.

어느 날은 할머니 집에서 한바탕 함께 그림을 그리고 나오는데 할머니가 저를 배웅하면서 슬쩍 한마디 하셨어요. “사랑해.” 너무 놀라서 “삼춘 지금 ‘사랑해’라고 했어?” 하고 되물었습니다. “어. 사랑해.” 그렇게 다시 말씀하시는데 가슴이 콩닥거렸어요. 그 어떤 사랑 고백보다 특별했죠. 사랑? 믿기지가 않아서, 또 그날 그림을 많이 그려서 할머니가 기분이 좋아서 툭 뱉은 말일 거야 생각하며 잊으려고 했습니다.
일주일쯤 후에 할머니 집에 갔을 때, 다시 생각이 나서 “오늘도 나를 사랑해?” 물어봤어요. 조그맣게 “사랑하지” 하고 대답하셨습니다. 그 이후에는 헤어질 때 사랑한다는 말을 종종 해주시더라고요. 네,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예요.

땅에서 나온 거로 삽니다

한 인생을 그거로 사는 거주

그런데 그림을 그려보니

팔십육 세까지

생각도 못 한 일이 생겼주

나 강희선이 무수 그림을 그려주

_강희선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소연
미술가. 예술감독. 현재는 제주 선흘 마을 작업실에서 ‘드로잉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그림 그리는 인류’를 만나는 시간을 초콜릿만큼 좋아한다. 현장 연구를 통해 다양한 언어로 문화를 소개하며 워크숍, 전시, 포럼, 콘퍼런스, 예술가 레지던시 등을 설계하고 진행해 왔다. 2006년 문화예술위원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접는미술관〉 〈명륜동에서 찾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이 있다. 저서로 《난센여권》이 있으며, 《안티 젠트리피케이션》 《드로잉 괴물 정령》 《한남포럼》 등을 공동 집필했다.2021년 제주 선흘 마을에서 진행한 드로잉 프로젝트 〈할머니의 예술 창고〉를 계기로 마을 할머니들에게 그림을 권하고 가르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그림 수업은 곧 마음과 우정, 삶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환대와 다정의 공동체가 되었다.

  목차

서문 머물고 그리며 환대하라

1. 삼춘과 기림 선생
종이가 있으니 그렸지
무시건?
37년생 화가의 연습
사랑하는 사이
할머니의 옷장

2. 아꼬운 장면
어떻게 그려?
고마운 소
도토리
선흘 마을 삼인방
할머니의 양식

3. 그림 인류와 해방
온 신경이 할아버지에게
구십 세까지 할 일
엄마를 부르는 새
늙어 둔틀락둔틀락한 자화상
할머니의 마당

4. 나신디 나냥으로
비빌 언덕이 있어서
별빛 하나
나냥의 세계
할머니의 방 안

부록 할머니 소개
발문 너도나도 해방 찾기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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