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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
시인동네 | 부모님 |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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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05년 《시인세계》로 등단한 한우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230으로 출간되었다. 한우진은 오롯이 시로서만 인정받고 오롯이 시로서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인이다. 시만큼은 시인에게 인정받는 시인. 하지만 그런 시인들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져가는 작금의 문학판에서 한우진 시인과 같은 존재는 이단아에 불과할 따름이다.

이단아의 문학이 제대로 평가받는 시대가 분명 우리에게는 있었고, 앞으로도 그런 시대가 오리라는 희망을 품고 한우진 시집을 세상에 내보낸다. 문학평론가 임지훈은 “한우진의 이번 시집이 그 물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유의 부피와 깊이, 물성을 그 안에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곱씹을수록 그 의미가 달라지고 깊어지는 역사적 사건처럼, 한우진의 시는 지금 우리 앞에 현현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이 이 시집 안에 담겨 있고, 숨겨져 있다. 시인은 입을 닫고 시로 말해야 한다.

  출판사 리뷰

혹자는 그를 이단아라 불렀다

2005년 《시인세계》로 등단한 한우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가 시인동네 시인선 230으로 출간되었다. 한우진은 오롯이 시로서만 인정받고 오롯이 시로서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인이다. 시만큼은 시인에게 인정받는 시인. 하지만 그런 시인들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져가는 작금의 문학판에서 한우진 시인과 같은 존재는 이단아에 불과할 따름이다. 이단아의 문학이 제대로 평가받는 시대가 분명 우리에게는 있었고, 앞으로도 그런 시대가 오리라는 희망을 품고 한우진 시집을 세상에 내보낸다. 문학평론가 임지훈은 “한우진의 이번 시집이 그 물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유의 부피와 깊이, 물성을 그 안에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곱씹을수록 그 의미가 달라지고 깊어지는 역사적 사건처럼, 한우진의 시는 지금 우리 앞에 현현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이 이 시집 안에 담겨 있고, 숨겨져 있다. 시인은 입을 닫고 시로 말해야 한다.

■ 해설 엿보기

한우진의 시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주제론적인 측면에서 그의 시는 인간의 실존에서부터 세계에 대한 고민, 유년 시절에 대한 회상, 현대 사회에 대한 실의, 자연의 섭리에 대한 고찰, 시간의 흐름에 대한 생각 비가역성에 대한 단상들, 아버지의 실향과 그것을 사후적으로 느끼는 ‘나’의 문제 등,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한우진의 시가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은 단지 주제론에만 머무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시가 담고 있는 이야기의 총량은 활자의 총량을 아득히 초월한다. 그의 시적 언어가 일상 언어의 수준을 벗어나기 위해 매 순간 몸을 비틀고 있으며, 이러한 비틀림으로부터 일상 언어에서의 의미를 초과하는 여백이 거듭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한우진의 시는 표면적으로 확고하고 또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매 순간 그의 시가 노리는 것은 이 비틀림의 생성, 의미를 초과하는 여백의 발생인 것처럼 보인다. 자칫 이야기가 지닌 서정에 매몰되어 끌려다닐 수 있는 순간에도 그의 언어는 상투적인 의미의 덫에서 빠져나오고자 매 순간 몸부림을 친다.

불을 만들어 옮기던 때가 있었다.
접시에 담긴 음식처럼 집집마다 돌렸다, 계절을 깨우며
나무들이 그것을 옮겼다. 불여화쟁(不與火爭)
느릅, 버드, 느티, 박달, 뽕, 산뽕, 대추, 은행, 조롱, 졸참
짝을 이뤄 동시상영은 강과 골짜기로 번졌다.
죽은 자들의 책이 살아났다. 검은 불꽃,

죽은 나무를 만나기 위해서는 눈[雪]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먼발치에서 사랑하다가 같이 죽는 ‘내 나무’
태어남과 죽음의 동시상영관
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
불꽃에 밑줄을 치면서,

너를 사랑하다 죽은 ‘내 나무’는 대지극장에 있었다.
― 「대지극장」 전문

위의 시에서 화자는 선사 시대 태고의 기억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불을 나누던 원시 공동체의 이야기 속에서, 생과 사는 불을 매개로 순환하며, 자연은 이러한 순환의 무대이자 순환이 가능케 하는 배경으로 존재한다. 배경이면서 동시에 그러한 순환을 주관한다는 점에서, 자연은 이 시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연의 동시적 특성을 화자는 “대지극장”이라는 명칭으로 표식하며, 그것이 생과 사의 순환이 상연되는 공간이라 호명하면서도 이러한 공간 자체가 이 시의 중핵임을 제목으로 삼아 밝히고 있다. 무대이자 중핵인 “대지극장” 위에서, 모든 시적 대상은 인간과 자연물의 경계를 떠나 모두 동등한 위치로 존재한다.
「대지극장」이라는 제목을 통해 펼쳐지는 시적 대상들의 연쇄, 특히 “불”이 이어주는 무수한 자연물들과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인공적 사물들은 일상 언어의 굴레로부터 벗어난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 무수한 태고적 심상이 단지 순환과 섭리라는 대자연의 진리를 찬양하기 위해 제공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시금 이 모든 것이 「대지극장」이라는 알레고리로 그 의미가 매듭지어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극장은 일련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관람자를 향해 상연된다. 예컨대, 그것을 바라보는 ‘화자’라는 관찰자가 없다면 그것은 알레고리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 따라서 여기에서 중요해지는 것은 「대지극장」에서, 그것이 「대지극장」임을 감각하면서 존재하는 ‘나’라는 존재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또 한 가지 주목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모든 의미를 성립 가능하게 만든다는 이유에서 ‘나’라는 존재는 자칫 절대적으로 보이지만, 실상 그는 「대지극장」에 앉아 보는 것 외에는 어떠한 별도의 행동을 취하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또한 무력감이나 무능함과는 구별되어야 하는데, 바라보는 존재로서의 ‘나’라는 특수한 시적 주체를 정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의 ‘바라봄’은 “검은 책”을 읽는 모습과 “너를 사랑하다 죽은 ‘내 나무’는 대지극장에 있었다.”는 과거형의 표현을 통해 보다 구체적이게 된다. 그것은 ‘나’의 ‘바라봄’이 단순한 관조나 관망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의미화되지 못한 과거를 자기 안에 다시 새기기 위한 행위라는 사실이다.
― 임지훈(문학평론가)

■ 시인의 산문

나의 시는 매서운 바람으로부터 증여받은 눈보라를 뚫고 왔다. ‘쓰라림’이 배어 있는 흰 천이 가없이 휘날리는 어스름, 놀이 번지듯 집집마다 저녁이 켜지고 있다. 나는 그것을 음악으로 들으면서 그냥 바라볼 뿐이지만, 열 그루의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며 타는 불빛은 가슴 터지도록 벅차다. 그러니 이쯤에서 나의 벗이여 한 번쯤 생각해 보라. 개양귀비꽃의 목적이 ‘꽃밭’이 아니듯이, 시의 목표는 ‘시집’이 아니라는 것을.


‘위에 있기에 그는 이겨낸다’
나는 밀로슈의 이 말을
기린 카프카에게 주기로 하였다
일생을 통해 한 번도 울지 못한다는 기린,
위에 있으므로 그는 울 겨를이 없다
내려다보는 일만으로도 일생은 벅차다
새털구름은 기린 옆에 들떠 있다
구름이 천상의 악공이 아니라면
내려다보는 일은 격앙된 즐거움일 수 없다


나는 이 「기린 카프카」를
감았다 풀었다 연을 날리는 자세로
자새를 움켜쥐고 있다
기린 카프카는 위에 있기에
그의 겨드랑이는 점점 드러난다

문지방에 떨어지는 깃털
깃은 그라쿠스를 향해 자라고 털은
눈부신 밤, 격렬한 사정을 위하여 부풀어 오른다


그는 신으로부터 수수께끼를 부여받은 인간,
위에 있으면서 온갖 벌레에게 들킨 유일한 인간
― 「기린 카프카」 전문

1. 에쁘롱(Eperon)

거기서는 며느리발톱이 지배할 것이다

세상에
짧게 만들다니!

그는 얼마나 권위적인가


2. 초월성의 음표, 트랩

초월성을 지니지 않은 문학은 끈적거릴 뿐 개운한 맛이 없다. 재래의 언어로 ‘비애’를 표현할 수밖에 없는 문학은 ‘국물 없는 국밥’에 다름 아니다. 그런 비애는 초저녁에 차려낸 술상의 안주조차 되지 못한다. 그러니 술잔에 술이 그냥 남게 되는 형국은 한마디로 자신의 문학의 전복이나 개진이 아닌, 잔류라는 트랩에 걸리게 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할 수 있겠다. 트랩을 통과한 서정춘의 여러 시들은 결심을 끝낸 ‘극약’의 정수리를 견지하고 있다. 그는 사물 혹은 대상과 싸우지 않고 초월한다. 그는 초월함으로써 시가 존재하게끔 만드는 유혹의 작용을 강화한다. 그의 비트는 시의 중간 중간 32분음표를 넘어선다. 그의 울림은 길다. 반면, 다들 짧다고 여기는 그 무엇은 긴 울림 안에 있는 어떤 반짝거림일 뿐이다.
― 「서정춘」 전문

첫째로 천박한 시인이 있다. : 3C, 둘째로 깊은 시인 ── 대상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 이 있다. : 2B, 셋째로 철저한 시인이 있다. 그들은 대상의 근본을 찾아 살린다. ── 이것은 단지 대상의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보다 훨씬 커다란 가치가 있다! : 1A, 마지막으로 머리가 진흙탕 속에 박혀 있는 시인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깊음의 표시도, 철두철미함의 표시도 아니다! 그들은 사랑스러운 지하의 것이다. : 1++A
― 「등급」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한우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2005년 《시인세계》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지상제면소』 『까마귀의 껍질』이 있다.

  목차

제1부
대지극장15/기린 카프카16/얼음밴드18/천염(染)22/흰옷을 던져 말발굽을 받다23/서정춘24/칠면조26/엑스터시28/쇼스타코비치30/장래희망31/예백(曳白)32/염지(染指)34/처락(妻落)35/개울을 씹어 삼키고36

제2부
출두명령서39/진흙과 모래40/고유명사43/모리스 블랑쇼에서 모리스 블랑쇼로44/어스앙카46/물속을 흘러가는47/구절초48/부표50/호구51/늦은 조문52/좌귀음(左歸飮)54/죽어 그릇에 매화등심56/금융통화위원회58

제3부
등급61/비보호좌회전62/식도 163/식도 266/식도 368/970/국어 산수 사회 자연71/납품72/이수(首)74/수리(袖裏)75/밀설(密說)76/언어의 결실77/근육78/중국발 미세먼지80/화가를 향한 대처81/제비 날개82

제4부
문이추(文而醜)85/피케(piqu)86/한식88/가산(佳山)89/갱물90/금록(琴綠)92/전루(田漏)94/대상포진95/신개종도(神宗濤)98/배나무를 베지 말아라100/가족주의 가구103/백중(白重)104/붓이 지나가니 우는106

해설 임지훈(문학평론가)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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