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시리즈 36권. 서울대 권장 도서로 선정된 <변신>을 비롯해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 <변신>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카프카 붐을 일으키며 카프카를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작품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내면을 속속들이 꿰뚫어본 카프카는 작품을 통해 현대인이 느끼는 소외와 무력감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단편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각각의 작품들이 갖고 있는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결말을 맺는 듯 마는 듯 모호하게 끝나는 카프카 소설의 특성상, 작품 해설이 그 어떤 작품보다도 중요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제대로 읽기’에서는 작품과 작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현직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 꼼꼼한 해설을 더했다.
해설에서는 일단 <변신>이라는 작품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부터 짚어보기 시작해서,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된 1900년대 초반의 상황과 시대상을 반영한 실존주의 철학을 살펴본 뒤, 이 작품이 시대 속에서 갖는 위치와 의의에 대해 설명한다. 해설을 읽다 보면 왜 이런 소설이 탄생했으며, 왜 이 작품이 붐을 일으키게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출판사 리뷰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카프카,
그의 단편 소설을 만나다!
카프카가 그린 무기력한 인물들,
그리고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
이는 20세기의 불안과 소외를 담고 있는 매혹적인 상징이자,
우리 모습을 오롯이 담아 낸 현대인의 초상이다!
우리 시대 청소년을 대표해서 목소리를 높이다!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생각 1위는 무엇일까? 아마도 가족 사이에서, 친구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고 느끼는 순간이 아닐까? 그렇잖아도 갑갑하고 숨 막히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가까스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가족과 친구에게 버림받는 존재가 된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1915년에 발표된 단편 소설 〈변신〉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카프카 붐을 일으키며 카프카를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작품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내면을 속속들이 꿰뚫어본 카프카는 작품을 통해 현대인이 느끼는 소외와 무력감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마치 100년 뒤인 지금 우리의 모습을 예견이라도 한 듯이.
〈변신〉은 경쟁에서 오는 압박과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로 하루하루 견디기 급급한 청소년들의 상황을 오롯이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깨달음과 공감을 주는 작품이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모두가 꺼려하는 존재로 갑작스럽게 변신을 하게 된 주인공이 느끼는 소외감과 지금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정체 모를 불안감은 정확하게 일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주인공 그레고르의 입을 빌어 독자들에게 외친다. 우리가 항상 갖고 있는 막막한 불안감, 모두 함께 있을 때조차 찾아오는 소외감은 현대 사회가 만들어 낸 괴물이라고. 청소년들은 이런 외침을 통해 자신이 속해 있는 가족과 사회를 돌아보고,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 보게 될 것이다.
불안과 소외로 그려 낸 현대인의 절대 고독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이 벌레로 변신해 있음을 발견한다. 외모는 비록 벌레이지만, 생각이나 행동은 아직까지 사람임을 알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레고르. 그러나 그가 노력을 하면 할수록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점점 더 싸늘해진다. 결국 가족의 냉대 속에 골방에 갇혀 숨을 거둔다.
카프카의 작품은 정체성을 찾기 위한 스스로의 싸움이다. 카프카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전부 ‘나’를 확인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그것이 가족이든, 친구이든, 사회이든, 큰 벽에 가로막혀 죄다 좌절하고 만다.
〈판결〉의 주인공 게오르크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심한 압박감을 느끼다 못해 결국 다리에서 뛰어내리고 말았으며, 〈시골 의사〉의 주인공인 의사는 환자를 진찰하러 왕진을 갔다가 자신이 의사인지 환자인지 헷갈리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에서는 사로잡힌 야생 원숭이가 우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숭이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인간의 정체성으로 갈아타는 눈물겨운 과정이 펼쳐지며, 단식 쇼로 먹고 사는 광대가 자신이 단식을 한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사람들 틈에서 본의 아니게 단식 기록을 세우게 되는 이야기인 〈단식 광대〉역시 자신을 확인하는 처절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노동자 보험 회사에서 일하며 노동자에게 가혹한 자본가와 그들을 비호하는 관료의 무자비함을 속속들이 목격했던 카프카.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기쁨을 누리는 존재이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것이 점점 더 불가능한 일이 되어 간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이 녹아있기에, 우리는 카프카의 작품을 읽으며 경고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의 처지를 대변해 준다는 점에서 통쾌함마저 느끼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괴하고 기묘한, 그래서 흥미로운 이야기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굵직한 시대적 의의와 뚜렷한 작품의 특징들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읽는 재미가 있다. 그렇다면 모호하고 난해하기로 소문난 카프카의 작품에는 어떤 재미가 있는 걸까?
카프카는 자신의 작품을 지인들에게 낭독하기를 즐겼다. 그런데 약간은 소름끼치게도, 카프카는 자신의 작품을 낭독하면서 항상 웃음을 참지 못해 피식대며 읽었다고 한다.
사실 카프카의 단편 소설을 읽다 보면, 그 기괴한 상황 자체로 ‘이건 또 뭐야?’ 하며 웃음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따지고 보면 이야기 속에서 한 번도 사람 채 등장하지 못하는〈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환자를 치료하러 먼 길을 왔더니 ‘죽여 달라’는 소년 때문에 당황하는〈시골 의사〉, 인간처럼 행동하는 원숭이 피터를 보고 미쳐서 원숭이처럼 행동하게 된 선생님이 등장하는〈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등 일상의 담담한 삶에 대비되어 펼쳐지는 기괴한 상황이 웃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묘하기로 따지면 한이 없는 이야기들이기에,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한 마음이 들어 페이지를 빨리 넘겨보게 된다. 그래서? 그레고르는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을까? 시골 의사는 환자를 살렸을까, 죽였을까? 원숭이 피터는 결국 사람이 되었을까?
이처럼 카프카의 단편 소설은 모호하고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기묘한 배경과 상황이 주는 매력을 통해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문장을 곱씹다 보면 곳곳에서 카프카 특유의 유머도 발견할 수 있다. 눈을 부릅뜨고 작품이 주는 의미만 찾을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재미 요소를 찾아내는 것 또한 ‘고전’을 읽는 매력이자 즐거움일 것이다.
서울대 권장 도서로 선정된 〈변신〉을 꼼꼼하게 해설하다!
카프카의 단편집 《변신》에는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하지만 단편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각각의 작품들이 갖고 있는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결말을 맺는 듯 마는 듯 모호하게 끝나는 카프카 소설의 특성상, 작품 해설이 그 어떤 작품보다도 중요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제대로 읽기’에서는 작품과 작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현직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 꼼꼼한 해설을 더했다.
해설에서는 일단 《변신》이라는 작품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부터 짚어보기 시작해서,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된 1900년대 초반의 상황과 시대상을 반영한 실존주의 철학을 살펴본 뒤, 이 작품이 시대 속에서 갖는 위치와 의의에 대해 설명한다. 해설을 읽다 보면 왜 이런 소설이 탄생했으며, 왜 이 작품이 붐을 일으키게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또한 해설에서는 ‘가족 간 유산 다툼’, ‘갑을 관계‘ 등 우리가 요즘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적 이슈들과 소설의 내용을 비교하면서, 현재 우리네 삶 속에서 작품의 의의를 찾을 수 있도록 시도했다. 따라서 청소년 독자들은 〈변신〉이 그저 100년 전에 쓰인 한 권의 소설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 삶과 단단한 연결 고리를 갖고 있는 ’고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작품의 배경이 된 프라하 시내, 카프카의 작품을 세상에 알린 절친 막스 브로트, 또 다른 변신 이야기인 오비디우스의 《변신》등 알찬 정보를 다양한 사진 자료와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나’는 어디로 가 버렸을까?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는 뒤숭숭한 꿈을 꾸다가 깨어나 흉측스런 벌레로 변한 채 침대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갑옷처럼 딱딱한 등을 침대에 대고 누워 있었는데, 살짝 고개를 들어 살펴보니 활 모양의 각질로 덮여 있는 불룩한 갈색 배가 눈에 들어왔다. 불룩한 배 위에 걸쳐진 이불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위태위태해 보였다. 게다가 다른 부위와 비교해서 형편없이 가늘어 보이는 수많은 다리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눈앞에서 허우적대었다. - 〈변신〉
어느 누구도 ‘나’를 인정하지 않을 때
환자가 있는 방에 들어가니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공기가 탁하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화로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창문을 열어젖히고 싶지만 일단 환자부터 봐야 한다.
마른 몸에 열은 없고, 몸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다. 멍한 눈동자에, 속옷도 입지 않은 소년이 깃털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내 목을 부둥켜안고는 귀에다 속삭인다.
“선생님, 절 죽게 내버려 두세요.”
……
아버지는 손에 든 럼주잔에 코를 박고 킁킁대며 냄새를 맡는다. 어머니는 나에게 실망한 듯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입술을 깨물고, 누이는 피가 많이 묻은 손수건을 흔든다. - 〈시골 의사〉
더 이상 내가 아닌 ‘나’를 만드는 방법
회원 여러분, 그리고 전 배웠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다면, 출구를 원한다면 배우게 되는 법입니다. 있는 힘을 다해 배우게 되지요. 채찍을 들고 스스로 제 자신에 대한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반항할라치면 사정없이 채찍을 휘둘렀지요. 그러자 원숭이 본성은 미쳐서 굴러 넘어지듯 제 몸 밖으로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 바람에 놀란 제 첫 번째 선생님은 거의 원숭이가 되다시피 하여 이내 수업을 중단하고는 정신 병원으로 끌려가셨지요. 다행이 금방 퇴원을 하셨답니다.
-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작가 소개
저자 : 프란츠 카프카
기괴하고 수수께끼 같은 작품 세계로 끊임없는 상상력의 나래를 펴게 하는,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카프카는 1883년 7월 3일 프라하에서 체코가 고향이며 독일어를 사용하는 유대계 상인의 여섯 아이들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소년기부터 스피노자, 다윈, 에른스트 헤켈, 니체의 옹호자였고, 무신론과 사회주의를 신봉한 카프카는 대학 시절 절친한 친구이자 비평가인 막스 브로트를 만나게 되는데, 이후 그는 카프카의 문학적 편집자적 후견인으로서 서로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1908년부터 1917년까지 노동자재해보험공사 근무, 많은 연인들과의 교류, 약혼, 파혼, 기혼녀와의 비극적 사랑……. 1924년 폐결핵으로 빈 근교에서 사망하기까지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 그리고 일기, 편지들을 남겼다.
목차
제1편 변신
제2편 판결_F.를 위하여
제3편 시골 의사
제4편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제5편 단식 광대
《변신》 제대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