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등 일본문학 걸작들을 옮기며 신뢰받는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로 널리 사랑받아 온 정수윤의 첫 장편소설. 세 명의 10대 주인공 ‘설’, ‘광민’, ‘여름’이 북한의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기까지의 여정을 그렸다. 자기 앞에 주어진 녹록지 않은 현실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의지대로 앞날을 선택하고자 한 세 청춘의 성장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13년 동안 100여 명에 달하는 실제 탈북 청소년들을 인터뷰한 작가의 성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이들이 마주해야 했던 고난과 좌절, 이별의 경험과 그럼에도 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절실함이 담겨 있다.
이야기는 세 주인공의 사연이 교차되며 전개된다. 첫 장을 시작하는 ‘설’은 두 번의 탈북 실패 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두만강을 건너지만 인신매매로 위험에 처했다 가까스로 탈출한다. 북한 고위층 자녀로 부족함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며 손흥민처럼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지닌 ‘광민’은 어머니의 브로커 활동이 발각되며 하루아침에 위기에 내몰린다. 마지막 주인공 ‘여름’은 북한을 벗어나서도 중국에서 위태로운 나날을 이어 가는 중이다. 오직 자기 자신으로, “태어난 모습 그대로” 자유롭게 살기를 꿈꾸던 세 사람은 고비 끝에 마침내 생애 처음으로 푸른 바다에 다다른다.
출판사 리뷰
“거기서 처음부터 네 인생을 새로 쓰면 돼.”
경계 너머, 자유를 향해,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세 청춘의 뭉클한 여정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등 일본문학 걸작들을 옮기며 신뢰받는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로 널리 사랑받아 온 정수윤의 첫 장편소설 『파도의 아이들』이 출간되었다. 『파도의 아이들』은 세 명의 10대 주인공 ‘설’, ‘광민’, ‘여름’이 북한의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기까지의 여정을 그렸다. 자기 앞에 주어진 녹록지 않은 현실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의지대로 앞날을 선택하고자 한 세 청춘의 성장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13년 동안 100여 명에 달하는 실제 탈북 청소년들을 인터뷰한 작가의 성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이들이 마주해야 했던 고난과 좌절, 이별의 경험과 그럼에도 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절실함이 담겨 있다.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정수윤의 첫 소설에 쏟아진 뜨거운 찬사
“이토록 아름답게, 이토록 섬세하게 디아스포라의 삶을 그린 작품이 있었던가.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내내, ‘소설이라는 따스한 벽난로’ 곁에서
얼어붙은 내 심장을 녹이는 느낌이었다.”
* 정여울(작가, 『문학이 필요한 시간』 저자) 추천
이제까지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그러나 더 늦기 전에 꼭 귀 기울여야 할 목소리
지금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지 어떤지조차 알 수 없는 땅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 땅에서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든 만날 수 있고, 무엇이든 먹고 마시고 입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 땅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살 수 있다. 태어난 모습 그대로. (8~9면)
이야기는 세 주인공의 사연이 교차되며 전개된다. 첫 장을 시작하는 ‘설’은 두 번의 탈북 실패 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두만강을 건너지만 인신매매로 위험에 처했다 가까스로 탈출한다. 북한 고위층 자녀로 부족함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며 손흥민처럼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지닌 ‘광민’은 어머니의 브로커 활동이 발각되며 하루아침에 위기에 내몰린다. 마지막 주인공 ‘여름’은 북한을 벗어나서도 중국에서 위태로운 나날을 이어 가는 중이다. 오직 자기 자신으로, “태어난 모습 그대로” 자유롭게 살기를 꿈꾸던 세 사람은 고비 끝에 마침내 생애 처음으로 푸른 바다에 다다른다.
북한을 탈출했다고 해서 남한에 도착하는 것으로 서사를 맺지 않고, ‘북쪽’과 ‘남쪽’ 어느 한편에 서기보다 ‘바다’를 자신들의 나라로 선언하는 청소년 인물들의 주체적인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이주민의 삶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탈북 청소년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 아직 드물다는 점 또한 우리가 이 소설을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다.
비극 속 타자가 아닌, 고유한 존엄을 지닌 자기 서사의 주인공
문학과 여러 예술 분야에서 나날이 디아스포라 서사가 주목받고 있다. 『파도의 아이들』은 이제까지 북한 이주민 서사를 뛰어넘으며 문학적으로 진일보한 지점에 가닿는다. 이 작품은 가족과 고향을 떠나기로 선택한 이들이 겪어야 했던 슬픔을 핍진하게 그리면서도, 고통스러운 일면만을 담아 비극 속 등장인물로 타자화하지 않는다. 작가는 소설 속 세 주인공을 다채로운 감정과 입체적인 목소리를 지닌 자기 서사의 주체로 세운다.
일본 유학 시절 한반도의 다른 반쪽, 경계 너머 북쪽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존재에 눈뜨게 된 정수윤은 언론을 통한 보도만이 아닌 실제 그들의 삶을 마주하고자 북한을 떠나온 친구들과 우정을 쌓아간다. 친구들과 노래하고 춤추며, 때로는 예쁜 옷을 갖고 싶어 하고, 손흥민처럼 멋진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은 작품 속 인물들의 생생한 모습은 그러한 만남을 통해 완성될 수 있었다. 국가나 이념만으로 단언될 수 없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한 존엄과 진실한 얼굴들은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긴다.
바깥을 사유하며, 경계 너머로 세계를 넓히는 문학
『파도의 아이들』은 디아스포라, 북한 이주민 서사가 우리와 동떨어진 머나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곁에서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웃과 친구의 이야기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끈다. 이 시대 한국 사회에 긴요한 주제 의식을 전하는 동시에, 서사로서의 깊이와 문학적 감동 역시 두루 탁월하다. 주인공들의 긴박한 여정을 따라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전개는 근래 리얼리즘 서사에서 단연 돋보이는 강렬한 흡인력을 선사한다. ‘꿈’과 ‘용기’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성장소설로서의 미덕 또한 빛난다.
이 작품의 ‘열린 결말’은 비단 수사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세 인물의 여정에 동행한 독자들이 책장을 덮은 후 자신의 삶에서 ‘열린 내일’로 나아가기를 희망하는 역동적인 요청이다. “온몸으로 답하는 바다의 소리를” 들으며, “모든 건,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라고 말하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처럼, 작가는 작품 안의 ‘경계 넘기’를 통해 작품 밖 현실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도 우리를 둘러싼 공고한 경계를 용기 내어 함께 넘어가자고 손 내민다. 『파도의 아이들』을 읽으며 독자들은 바깥을 사유하고, 세계를 확장하는 문학 경험에 이를 수 있다. 생의 전부를 걸고 우리 앞에 도착한 세 청춘에, 이제 우리가 바다처럼 눈부신 환대로 답할 차례다.
여리게 흔들리면서도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푸른 선. 하늘과 맞닿은 곳에 가늘게 펼쳐진 물의 선. 수평선이었다. 바다다……. 난생처음 보는 바다였다. 뭐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난 그저 바다가 보고 싶었고, 바다 옆에서 살고 싶었고, 그래서 떠나왔을 뿐인데. 광민이가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고 했을 때, 갑자기 내 안에서 모든 게 명료해졌다. 당장 가자. 바다를 보러.
우리는 말 없이 한 방향을 향해 걸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것이 존재한다고 믿는 곳을 향하여. (…) 우리의 비늘이 이따금 달빛에 반짝였다. 달빛을 저어 나가며, 나는 생각했다.
이 길의 끝에 바다 따위 나오지 않을지도 몰라.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길에서 매번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손에 넣고 싶어 하는 것들은 언제나 우리가 다가가는 만큼 더 멀리 도망가니까. 어쩌면 바다라는 이름도, 누군가 지어낸 아름다운 환상에 불과한지도 몰라. 자유나 평화나, 그런 꿈같은 이름들이 늘 실체 없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 것처럼.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수윤
경희대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 문학연구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번역가로 활동하며 나쓰메 소세키, 미야자와 겐지,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키오, 다와다 요코에 이르기까지 일본문학 걸작들을 옮겨 널리 사랑받았다. 동화 『모기 소녀』, 산문집 『날마다 고독한 날』을 펴냈다. 『파도의 아이들』은 첫 장편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