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 청소년문학을 대표하는 감수성, 최상희 작가의 신작. 미래의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청소년 독자가 ‘문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차별과 혐오를 성찰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특히 기후 위기를 소설집 전반을 가로지르는 중심으로 가져와 시의성을 더한다.
기후 위기로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나 새로운 행성으로 향하는 우주 난민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낯선 행성에서 돌봄 노동자로 일하는 이주민 등의 주인공들은 현실 속 소수자를 떠올리게 한다. 차별과 혐오를 이길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 아니라 ‘우정’과 ‘연대’라는 메시지가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소설들이다.
출판사 리뷰
최상희 유니버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작고 외로운 존재들을 힘껏 위로하는 다정한 포옹
“이야기에는 힘이 있죠.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은 살아남는다고 나는 생각해요.”
저 먼 우주 어딘가에서 건너온 언어들이 별처럼 희미하게 빛났다.
한국 청소년문학을 대표하는 감수성, 최상희 작가의 신작 『우주를 껴안는 기분』이 출간되었다. 미래의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청소년 독자가 ‘문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차별과 혐오를 성찰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특히 기후 위기를 소설집 전반을 가로지르는 중심으로 가져와 시의성을 더한다. 기후 위기로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나 새로운 행성으로 향하는 우주 난민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낯선 행성에서 돌봄 노동자로 일하는 이주민 등의 주인공들은 현실 속 소수자를 떠올리게 한다. 차별과 혐오를 이길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 아니라 ‘우정’과 ‘연대’라는 메시지가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소설들이다.
“왜 좋아하는 마음은 멋대로 자라는 걸까.”
미래의 우주에서 오늘의 당신에게 도착한 일곱 편의 편지
『우주를 껴안는 기분』의 독서는 세계를 지키는 사람들 곁에 선다는 의미.
당신이 외롭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나의 외로움을 조금은 더 견뎌 보겠다는 다짐.
SF의 틀을 투과해 이주, 이민의 문제를 제기하는 시선은 날카롭고
우리의 품을 살며시 넓힌다.
* 이다혜(작가, 『씨네21』 기자) 강력 추천!
최상희 소설이 열어젖히는 청소년문학의 새로운 지평
비룡소 블루픽션상, 사계절문학상에 이어 SF어워드 중단편 부문에서 수상하며 한국 청소년문학의 탁월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최상희는 청소년 독자와 성인 독자, 학교 현장과 평단에서 고루 아낌없는 지지를 받아 왔다. 신작 『우주를 껴안는 기분』은 사계절, 창비교육에서 앤솔러지로 발표해 사랑받았던 작품들과 아울러 미공개 단편까지 일곱 편의 소설을 엮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정상과 비정상, 차별과 혐오에 대한 문학적 질문
『우주를 껴안는 기분』은 SF․판타지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최상희 특유의 서정적인 문장과 긴요한 주제 의식이 밀착되어 남다른 완성도를 선보인다. 멸종 위기 동물, 외계인 가사 도우미와 같은 인간․비인간 등장인물들은 문학을 통해 타자와 조우하는 경험을 가능케 한다. 최상희의 소설 안에서 우리는 ‘현재’와 ‘미래’, ‘지구’와 ‘머나먼 행성’이라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생김새가 다르더라도 낯선 이방인과 우정을 쌓아 갈 수 있다. 드넓은 우주에서 우리 각자는 고독한 존재이지만, 서로의 ‘이야기’에 응답할 때 더 이상 외롭지만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최상희의 SF는 사회를 향한 첨예한 비판을 발신하는 동시에 빼어난 문학성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고요히 두드린다. 내일을 살아갈 미래 세대에게 오늘의 청소년문학이 건네는 최전선의 질문들이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담겨 있는 책이다.

*
“완전히 다른 누군가가 될 수는 없어요. 그건 원한다고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구오진의 요킨과 이곳의 요킨은 같은 사람이에요. 그 사이에 있는 건 기억입니다. 떠나온 곳으로 두 번 다시 갈 수 없다고 해도 그곳에 살았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고 기억에 남아 있죠. 잊거나 왜곡하려고 해도 기억은 제법 끈질긴 편입니다. 잃은 것이 무엇인지 기억한다면 회복하려고 하겠죠. 완벽한 원상 복구는 불가능할지라도 가까이 갈 수는 있을 겁니다. 그 모든 것들이 요킨을 요킨으로 남아 있게 할 거예요.”
그 순간 공기 중의 뭔가가 약간 달라졌다고 느꼈다. 사정없이 몰아치던 회색 눈보라가 갑자기 그치고 그 사이로 비친 따스한 햇볕이 목덜미를 살짝 어루만지는 느낌.
―「행성어 작문 시간」
*
집 앞에 도착하자 앤은 고맙다고 말했다. 노랗게 불을 밝힌 창을 잠시 올려다본 나는 물었다. 헤카테어로 ‘고맙다’를 어떻게 말하느냐고. 앤의 입에서 하얀 눈송이가 흩날리는 듯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따라서 소리 내 보았다. 지상에 낙하한 눈송이가 녹는 것처럼 앤이 조용히 웃었다. 그날 밤, 나는 버스에서 내린 뒤로 통역기를 켜지 않았고 앤도 물론 알고 있었다. 나는 다시 한번 앤의 언어로, 눈송이가 흩날리는 듯한 소리로 말해 보았다. 고마워. 어쩌면 전혀 다른 말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앤은 이해했을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상희
장편소설 『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마령의 세계』『하니와 코코』, 소설집 『우주를 껴안는 기분』『닷다의 목격』『B의 세상』『바다, 소녀 혹은 키스』『델 문도』 등을 썼다.
목차
여우
행성어 작문 시간
안녕, 판다
앤
호감도는 0퍼센트
레몬 강아지, 초록 바람
하지의 소녀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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