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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신의 훌륭한 보호자입니까?
읽고 걷고 쓰며 스스로를 지켜내다
책과나무 | 부모님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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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때로는 암울하고 고단하기도 한 세상살이를 어떻게 긍정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노년에 접어든 교사 출신 저자가 진솔하게 털어놓는 인생사이자 삶을 긍정하기 위한 나날의 기록이다.

저자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직접 겪고 보고 들은 일상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옮긴다. 그 특유의 옮김은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 자기 자신과 주변의 존재에 대한 따스한 사랑이 곁들여진 것이다. 코로나도, 투병도, 경제난도, 남아선호사상도 이 끈질긴 사랑의 기록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 그것들은 오히려 삶을 살아갈 추동력으로 승화되고야 만다.

  출판사 리뷰

희망과 용기를 품고 걸어 나가는 내 인생의 진정한 황금기
글쓰기로 돌아보는 삶, 글쓰기로 맞이하는 삶에 대하여


이 시대의 다른 많은 사람처럼 노년의 무기력과 코로나 우울을 겪던 이 책의 저자는 어느 날 문득 결심한다. 여명처럼 찾아온 에세이 집필이라는 새로운 꿈을 꾸어나가기로. 그 꿈은 칠순이 지나고서야 한 꺼풀 벗겨진 책임감의 굴레와 비로소 맞이한 정신적 자유 덕분에 찾아온 것이었다. 저자는 지금껏 본인을 짓눌러오고, 또 본인을 본인답게 만들어준 인생의 길목 길목을 꼼꼼히 살피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보았던 어여쁜 새댁의 기억, 힘들지만 기뻤던 세 아이의 양육, 발칸 4개국 일주 여행, 족저근막염의 발병 및 완치 등……. 그리고 이 책의 집필 계기이자 이 책의 서장을 장식하는 코로나 시대 극복기까지!

헌데 저자는 다른 ‘노년 에세이’ 장르의 정형화된 스타일을 곧이곧대로 따르지 않는다. 즉 섣부른 교훈을 도출하고 훈계하는 것을 경계한다. 다른 인생 에세이는 종종 작가들의 가르침과 훈수로 점철되는 속칭 ‘꼰대’ 기질을 드러내고 만다. 그 가르침과 훈수란 것이 딱히 새롭지도 않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함부로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직시하는 과정, 그 모름을 새로 배우고 채워가는 깨달음의 과정을 속속들이 적어내는 것이다. 또한 외부의 대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느끼는 연민, 희로애락의 감정, 예리한 비판을 숨김 없이 쏟아낸다.

저자의 삶의 기록은 피부에 느껴진다 싶을 정도로 세밀하고 생생하다. 소박한 에피소드부터 중대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그 전개가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는 점과 세부적인 묘사까지 정밀하게 묘사된다는 점 덕택이다. 웬만한 사실주의 소설에 가까울 정도이다. ‘걷기’에 대한 애정이 생기는 과정, 발칸 4개국 여행기, 수십 년 전의 학창 시절 회상 등은 이러한 능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이 책, 스토리 좋은데 묘사도 뛰어나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온화함과 포근함, 다정함을 결코 잃지 않는다. 삶에 대한 따듯하고 강인한 의지를 한사코 놓지 않는다. 쉼 없이 두 발을 내디뎌 걸으며, 자연 속에서 만나는 어린아이들에게 미소를 보내며, 숲속에서 마주친 고양이와 꿩을 유심히 지켜보며 글을 적고 인생을 반추한다. 저자의 그 한 걸음과 한 문장을 보조 맞춰 함께 걸어 나가 보면 어떨까?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단언할 수 없다. 아직도 때로는 많이 헤매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는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미숙한 한 인간이라는 것, 아직도 삶의 의미를 조금씩 터득해 가는 과정에 있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 그러므로 먼저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충실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죽기 전까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자신에게 물어보고 대답하면서 말이다. 아마도 나 자신을 변함없이 존중하고 격려하면, 무언가를 새롭게 찾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자신의 삶은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 이번에는 그라시안의 또 다른 명언 “자기 자신의 훌륭한 보호자가 돼라”3에 근거하여 생각해 보자. 미성년자에게만 보호자가 필요할까? 아니다. 어른에게도 꼭 필요하다. 인간이란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므로. 그러면 성년의 보호자는 누가 되어야 할까?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의 보호자처럼 다 큰 어른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보호자는 누가 되어야 할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생각만으로도 든든하지 않은가? 마지막까지 나 자신을 나의 훌륭한 보호자로 만드는 일은 내 필생의 작업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단 명심할 것은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거나 관대한 보호자는 되지 말자는 것!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성실하게 살고 있을 수많은 이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자신의 훌륭한 보호자입니까?”
아니, 나에게 먼저 물어야겠다. 부모님의 그늘을 떠난 후에 나는나의 좋은 보호자로 살았던가? 특히 노년기에 들어선 뒤에는 어떠했나? 어이없지만 생각지도 못한 실수가 많았다. 서글프지만 이것이 노인의 특성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마지막 단계인 노년기다. 당장 지금부터가 정말로 중요하다. 나 자신의 좋은 보호자 겸 안내자가 되는 것. 그래, 정신부터 차려야겠다. 먼저 나 자신을 극복해야만 나 자신의 믿음직한 보호자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유치원에서는 정말로 세상을 옳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유아들에게 다 가르친다. 그런데 이것은 어른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이를테면 나는 자녀들이 성년이 된 이후에 진지하게 두어번 말했었다. “조직 사회에서 신입 사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예절, 나이 들고 지위가 올라갈수록 유념할 것은 겸손”이라고. 그런데 성실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이 예절과 겸손도 실은 유치원에서 배운 덕목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가끔이라도 유치원에서 배운 핵심 내용을 잘 지키며 살고 있는지 스스로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요즘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예컨대 한 지인의 아들은 어려서부터 내향적이었다. 그 모친은 자식만을 위해 사는 것처럼 모든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드디어 아들은 유명 대학에 합격했다. 그런데 “합격하자마자 아이의 태도가 돌변했다”고 한다. 존댓말이 반말로 바뀔 정도로 말이다. 아마 유치원에서 배운것은 이미 이 아들의 뇌리에서 소멸했는지도 모르겠다. 놀이터에서아들에게 폭력을 가르치던 그 아빠처럼.

  작가 소개

지은이 : 권수민
28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명예퇴직을 했다. 이후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밖에도 한문과 한글 서예, 한국어 교육, 일본어 등 관심 분야의 공부를 자유롭게 해 오다가 코로나19 사태 후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다. 여전히 매 순간 행복감을 느끼며 보람 있게 살기 위해 산책과 명상으로 여가 시간을 채우고, 스스로 건강을 돌보고, 때론 기억하고 때론 배우면서 평온한 마음으로 나날을 보내고자 노력 중이다.논문으로는 「萬物齊同의 사상 연구」, 「書牘에 나타난 완당 김정희의 사상 연구」, 「송강 정철의 한시에 나타난 선비 정신 연구」, 「완당 김정희 한시의 자연관 연구」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산책과 명상 그리고 글쓰기

Part1. 팬데믹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
인생이란…… 기다림
좋아진 점은 정말 하나도 없을까?
살기 위해 선택한 ‘비움’, 일본어능력시험(JLPT)
음악의 힘

Part2. 자신의 삶
한 인간으로서의 나
사람들이 왜 이렇게 양심이 없을까요?
딸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 자신의 훌륭한 보호자는 ‘나’

Part3. 행복은 어디에
어느 검사 어머니와의 우연한 만남
행복은 정말 가까이에 있다
선녀의 날개옷
아들은 무서워요
그 어머니에 그 딸
피리를 부는 사람

Part4. 돈의 의미
돈 다 쓰고 죽을 건가 봐
순진했던 그 의사는 왕진비를 받았을까?
돈만이 절대적으로 좋은 것이다. 그러나…
천만 원만 빌려줘요
살아생전에

Part5. 걷기의 기적
‘걷기’보다 ‘달리기’가 편했던 그 시절
방치한 몸의 이상 신호, 족저근막염
크로아티아의 기적
자연의 치유력,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
또다시 가고 싶은 나라, 슬로베니아
게으름을 주시하는 주문, 1만 보 이상 걷기
장 자크 루소와 산책

Part6. 자연과 함께 사는 법
세 마리의 닭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하나?
이 집의 주인은 나일까?
능란하게 잘 숨는 암꿩
자, 오늘도 자연 속으로 여행 한번 떠나 볼까?
지구를 살리려면

Part7. 폭력, 약자의 굴레
그 예쁘던 새댁은 그 후 어떻게 살았을까?
12세 소녀의 세 가지 결심
가정폭력을 없앨 수는 없을까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을 읽으며
수치스러운 일은 내가 저지르지 않았다

Part8. 경청과 독백이 삶에 미치는 영향
아기의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는구나
호암 이병철 그리고 연산군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
가해자의 말을 경청해야만 할까?
마치 모놀로그 연극배우가 된 것처럼

Part9. 오늘도 밥 한 숟가락의 지성이 그립다 - 부모님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네가 아버지 손을 잡았다면서?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샘물 같은 사람
엄마, 옛날이야기 해주세요
공부도 잘하고 옷도 잘 입는 아이들하고만 논다며?
과외를 안 시키면 네 앞길을 막을 것 같았어
안중근·맹자·이이·한호
한평생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

에필로그 소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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