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담쟁이 문고 시리즈. 청소년 문예 교육 활동을 하며 30년간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최성수 시인의 첫 번째 청소년 소설이다. 몽골에서 대한민국으로 건너온 지 10년이 된 여고생 연주(게르마)를 통해 우리 시대의 차별 문제와 청소년들의 고민을 짚어내고 있다.
정식 입학생이 아닌 청강생의 신분으로 학교에 다니며 한국 학생들과는 노골적인 차별 대우를 받는 연주와 그런 연주를 지키고자 하는 몇몇 친구들을 통해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안의 편견과 배타의식에 대해 고민해보게 될 것이다.
이주 노동자의 딸인 연주(게르마)는 어릴 때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왔지만, 의무 교육인 중학교와는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쉽게 입학 허가를 받지 못한다. 여러 학교를 전전하며 무릎을 꿇고 통사정을 한 끝에 겨우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연주를 기다리는 학교생활 역시 결코 만만치 않다.
연주는 똑같은 아르바이트를 하고도 몽골인이라는 이유로 더 적은 시급을 받기도 하고, 가구 공장 딸 주미에게 희정이와 함께 MP3를 훔쳤다는 의심을 받거나, 똑같이 촛불집회에 참석하여도 다른 아이들이 반성문을 쓸 때 혼자서만 퇴학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부당한 차별이라고 해도 더 큰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면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버린 연주에게 공평한 대우를 외치는 일은 버겁기만 하다. 하지만 연주의 첫 한국 친구이자 단짝인 희정이는 그런 연주의 외로운 손을 씩씩하게 잡아주는데….
출판사 리뷰
서울에서 울란바토르까지 1,230마일!
무지개가 뜨는 나라 한국에서 시작된
게르마의 아슬아슬 한국살이!
현장에서 쓴, 교실 안 다문화의 현주소
청소년 문예 교육 활동을 하며 30년간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최성수 시인의 첫 번째 청소년 소설 <무지개 너머 1,230마일>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몽골에서 대한민국으로 건너온 지 10년이 된 여고생 연주(게르마)를 통해 우리 시대의 차별 문제와 청소년들의 고민을 짚어내고 있다. 많은 청소년 소설들이 더 극적인 전개와 독특한 소재에 집중하여 실제 아이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내놓는 사이, 최성수 작가는 현장에서 아이들과 직접 소통하며 그들의 생생한 정서와 학교 풍경을 과장 없이 그대로 묘사했다. 특기적성, 보충수업, 야자 등 고정된 학교 시스템 속에서 각자의 꿈을 꾸는 아이들과 ‘선생’이라는 이미지에 박제되지 않은 선생님들의 다양한 모습이 생생한 현장감을 가지고 입체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소설 속의 사건들은 지금도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을 일상의 한 장면처럼 평범하게 보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읽는 이의 마음을 슬며시 흔들어놓는다. 정식 입학생이 아닌 청강생의 신분으로 학교에 다니며 한국 학생들과는 노골적인 차별 대우를 받는 연주와 그런 연주를 지키고자 하는 몇몇 친구들을 통해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안의 편견과 배타의식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너, 못사는 나라에서 왔지?’
소리 없이 녹아든 우리 안의 비뚤어진 시선들
이주 노동자의 딸인 연주(게르마)는 어릴 때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왔지만, 의무 교육인 중학교와는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쉽게 입학 허가를 받지 못한다. 여러 학교를 전전하며 무릎을 꿇고 통사정을 한 끝에 겨우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연주를 기다리는 학교생활 역시 결코 만만치 않다.
연주가 아무리 한국 사람만큼 한국말을 잘하고 한국인과 같은 인종이라고 해도, 아이들은 연주를 ‘못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으로만 생각한다. “너희 나라에는 이런 것 없지?”라는 또래의 멸시에는 연주와 자기들 사이에 극복할 수 없는 우열이 있다는 전제가 노골적으로 깔려 있다.
연주는 똑같은 아르바이트를 하고도 몽골인이라는 이유로 더 적은 시급을 받기도 하고, 가구 공장 딸 주미에게 희정이와 함께 MP3를 훔쳤다는 의심을 받거나, 똑같이 촛불집회에 참석하여 다른 아이들이 반성문을 쓸 때 혼자서만 퇴학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그러나 부당한 차별이라고 해도 더 큰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면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버린 연주에게 공평한 대우를 외치는 일은 버겁기만 하다.
연주의 첫 한국 친구이자 단짝인 희정이는 그런 연주의 외로운 손을 씩씩하게 잡아준다. 연주를 무시하는 주미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고, 연주의 아픈 마음을 잘 다독여주기도 한다. “사람은 똑같은 사람”이라며 연주를 대하는 선우 역시 연주가 받는 차별에 목소리를 내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선우는 연주를 대신해 제대로 된 임금을 받아내고, 도둑 누명을 썼을 때에는 진실을 밝혀주기도 한다. 세 아이는 자신들 앞에 닥친 크고 작은 위기를 넘기며 더 가까워지고, 연주는 희정이와 선우를 통해 가난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을 사람으로 대해주지 않는 이들도 많지만 자신을 친구로 소중하게 여겨주는 이들도 있다는 사실을 하나하나 배워간다.
무너지지 않는 영원한 벽은 없다!
아이들이 보여준 작지만 가장 큰 변화
희정이와 선우는 연주에게만 퇴학 처분을 내린 학교에 반발하지만 이를 뒤집을 뾰족한 수를 생각해내지 못한다. 매정하고 뼈아픈 현실 앞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결국 현실을 받아들이고 학교를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연주는 한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던 자신의 꿈도 슬며시 내려놓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장의 화재 사고로 연주의 아빠가 다치고 단속반에 적발까지 되면서, 연주는 10년의 한국 생활을 정리한다.
이렇듯 소설의 결말은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차별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해피엔딩으로 장식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차가운 현실의 벽에 꼼짝없이 갇혀 있는 것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연주를 만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리는 주미의 모습은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에 대한 철옹성 같던 편견에도 변화가 시작될 거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몽골로 돌아가 한국에서의 모든 경험을 글로 쓰는 작가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품고 출국 준비를 하는 연주에게 주미는 화해의 의미로 MP3를 선물한다. 두 아이의 화해는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는 민족이란 울타리를 넘어 서로를 편견 없이 대해줄 날이 분명히 올 것이라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긴 터널을 지나 성장통을 겪은 아이들은 서로에 대한 벽을 무너뜨리고, 대신 그 자리에 몽골에서 다시 만나자는 미래의 약속을 세운다. 제각기 다른 사연과 꿈을 가진 네 아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무엇을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희망의 주체는 아이들이라는 작가의 애정 어린 목소리가 희정, 선우, 주미, 연주의 이야기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최성수
강원도 횡성군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한문학을,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뒤 30여 년간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공부했다. 한문 교사들과 힘을 모아 ‘전국한문교사모임’을 만들고 《함께 읽는 우리 한문》을 펴냈다. 《천 년 전 같은 하루》, 《꽃, 꽃잎》 등의 시집과 장편 소설 《꽃비》, 《무지개 너머 1,230마일》 등을 출간했다. 그 밖에 《선생님과 함께 읽는 우리 시 100》, 《청소년을 위한 고전산문 다독다독》 등을 엮어 냈으며 어린이 책과 여행기를 펴내기도 했다.
목차
1. 어둠 속의 인기척
2. 하늘과 나뭇잎에게
3. 탈출
4. 당나귀, 기쁜 당나귀
5. 그해 겨울
6. 불의 강
7. 쭈꾸미의 사랑
8. 세 친구
9. 진술서
10. MP3
11. 음모
12. 엄마의 무릎
13. 그날 밤
14. 이상한 만남
15. 안녕, 솔롱고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