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문화혁명의 아픔을 담은 보고서이자, 그 시기를 살아낸 지식인들의 슬프고도 가슴 벅찬 연대기. 주인공들의 사랑이 20년의 시련 속에서 성숙되는 과정이 곧 휴머니즘의 완성 과정임을 보여 주면서 문화혁명이라는 역사적 격동의 심장부를 감동적으로 조명한다. 반체제적 내용 때문에 '판금' 등의 가혹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중국 젊은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던 소설이다. 신영복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뭐든지 다 안다고? 그렇다면 만일 내가, 유랑 생활을 했던 것은 살기 위해서, 아니 그보다도 무엇인가를 찾고 구하기 위해서, 사랑을 위해서라고 말한다면 네가 이해하겠니? 아니, 이해할 리가 없지. 일단 꺾이고 상처받은 마음이 어떻게 하면 생기를 잃지 않고 고동을 멈추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식량보다는 정신의 양식이 훨씬 더 긴요하다. 그러나 그 양식을 어디에서 구해야 좋을 것인가. 인민 속으로, 어머니의 품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수밖에는 없다. 네가 아버지의 사랑을 잃고 나서 점점 더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나는 유랑자의 고통을 맛보면서도 그렇게 어머니에게 가까이 간 일은 없다. 나는 직접 어머니의 젖을 빨고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어머니의 꾸밈새 없는 얼굴을 보고 그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보았으며 흰머리와 등어리의 상처자국도 보았다. 어머니의 가슴에는 9억의 아들들이 안겨 있었지만 거기에는 차별도 편애도 없었다. 9억 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운명이 저마다 어머니의 마음을 휘어잡아, 어머니는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맛보고 있었다. 노래 부를 때도 있는가 하면 신음할 때도 있었다. 어머니는 나를 애무해 주기만 한 것이 아니라 채찍질도 해 주었다. 그런 것을 아이인 네가 다 알 수 있다고? - 본문 134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다이허우잉
1938년 3월 18일 중국 안후이 성의 북쪽 기슭에 있는 작은 시골에서 태어났다. 상하이의 화둥 사범대학 중문학부를 나와 1960년부터 상하이 작가협회 문학연구소에 배속,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창작과 별로 관계없는 일에 종사하다가, 1980년부터 상하이 대학에서 문예이론을 담당하면서 창작에 몰두, 중국 현대 휴머니즘 문학의 기수로 떠올랐다. 1996년 8월 상하이 자택에서 숨졌다.장편 소설 《사람아! 아, 사람아!》는 8개국어로 출간되었다. 《시인의 죽음》《하늘의 발자국 소리》《잊을 수 없는 기억들》《눈물을 흘리는 准河》《風水輪流》, 수필, 자서전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아! 아, 사람아!》《시인의 죽음》《연인아 연인아》가 출간되었다.
목차
작가와 작품의 배경 - 안개 속의 꽃 다이허우닝 / 신영복
제1장 저마다의 진실
제2장 마음이 머물 곳을 찾아서
제3장 가슴에 흩어지는 불꽃
제4장 동녘에 솟는 해, 서산에 내리는 비
작가후기 - 영혼이여 돌아오라 / 다이허우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