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동료들과 부대끼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아무 감흥 없이 흘러가고 말았을 그 순간들을 때로는 진지하고 현실적으로, 때로는 시원시원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마치 언젠가 겪었던 일처럼 생생한 이 책의 이야기들은 게임 업계는 물론, 어느 업계에 있든 최선을 다해 뚜벅뚜벅 나아가는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갈 뿐인, 최고가 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최고를 꿈꾸며 묵묵히 버티고 있는 사람들을 긍정하고 이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네는 책이다.나 → 그 문제는 이러이러하게 수습하려고 합니다.PD → 좋은 계획이네요. 예상되는 리스크가 있다면 뭘까요?나 → ……제 골치가 지금보다도 좀더 아파진다는 것?PD → 그건 어차피 당신 팔자라서 괜찮은 듯?나 → ……
이것만 기억하자. 속을 게 없으면 속지 않게 되고, 속지 않으면 분할 일이 없으며, 분할 일이 없으면 그저 최선을 다하며 내 실력을 쌓을 수 있다. 내 낚싯대에만 신경을 쓰고, 상류에서 낚시를 하는 원수들에 대한 생각을 지우자. 그러면 나는 꾸준히 살아남아 고기를 계속 낚으며 어느새 강물에 떠내려오는 적의 시체를 보게 될 것이다.
지금이야 씁쓸하게 웃으면서 그 시절엔 그게 당연했다고 말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당연하지 않은 게 당연하다. 앞에서 예시로 든 〈프린세스 메이커〉 게임에 다시 대입해보자. 치솟는 피로와 스트레스 수치는 아랑곳하지 않고 휴식과 바캉스 없이 교육과 아르바이트로만 스케줄을 채우다 보면 딸이 어떻게 될까? 공주는커녕 아버지와 말도 섞지 않는 비뚤어진 성인으로 자라난다. 자, 이젠 이걸 ‘직장인 메이커’ 버전으로 바꿔보자. 20대는 물론이고 30대 중반까지 야근과 철야, 주말 근무를 일삼는다면, 그 직장인은 과연 어떻게 될까? 멀리 갈 것 없다. 바로 내 꼴이 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영근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어쩌다 게임 업계로 흘러들어와 20년을 버틴 평범한 40대 직장인. 스타트업 회사에서 중견기업까지, 말단 팀원에서 리드 디렉터까지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전직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 겸 디렉터. 현재는 IT 금융 업계에 재직 중이다. 비록 게임 업계를 떠나 있지만 지금껏 변변한 멘토 없이 흘러왔기에, 게임 업계에 갓 들어왔거나 앞으로 들어올 이들을 보살피는 일에 관심이 많다. 지은 책으로 『게임 기획자의 일』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될 테야』 『이런 진로 이야기는 처음이야』(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