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돈권 시인의 시집 『그대 내 마음에 넘쳐 날 때』가 시작시인선 0512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시집으로는 『희망을 사다』가 있다.해설을 쓴 오민석 문학 평론가는 이 시집을 두고 “일상을 배경으로 건져 낸, 아름다운 소망들의 기록”이라 말한다. 이처럼 이돈권 시인의 『그대 내 마음에 넘쳐 날 때』에는 일상에 단단히 한 발을 딛고 선 이의 진솔한 기록이 빛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시인의 언어는 여기에만 머물지 않고 “서정적 주체의 주관성을 넘어” 가능의 영역을 넓힌다. “물질하는 해녀들의 긴 휘파람 소리” 그리고 “넘나드는 곰보빵 돌담 앞에서”도 “백 년 가는 사랑의 방정식을 찾”는다. 시인의 감수성과 깊은 사유는 곳곳에 스며들어 다른 존재와 자신을 연결 짓는다.제주 돌담 앞에서꼭 붙어 있는 것이사랑인 줄 알았습니다바람 한 점 들지 못하게껴안는 것이그대 위한 일인 줄 알았습니다 숭숭 뚫린 제주 돌담 앞에서그대 숨 막혀 떠난 이유이제서야 깨닫습니다백 년을 버텨 온 현무암 돌담 앞에서빈틈 없었던 나의 집착이 돌 틈 바람결에한 올 한 올 풀어집니다물질하는 해녀들 긴 휘파람 소리넘나드는 곰보빵 돌담 앞에서백 년 가는 사랑의 방정식을 찾았습니다이제부터는 햇살도 넘나들고별빛도 드나들고태풍도 지나갈 수 있는돌담이 되겠습니다분출된 용암 마그마로 내 가슴에거무튀튀한 구멍을 내겠습니다그대 내게 스며들 수 있도록사랑의 바람길을 내겠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돈권
서울 돈암동 출생, 담양에서 성장.『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을 통해 작품 활동 시작.시집으로 『희망을 사다』(천년의시작, 2019)가 있음.〈시 읽는 여자 시 쓰는 남자〉 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