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서 세계 구석구석까지
‘길’ 하나에 인간의 역사가 통째로 담겼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3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 사업 선정작생명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며, 한 나라의 번영과 쇠퇴를 가져오는 두 얼굴의 ‘야누스’이기도 하고, 인류 역사의 숱한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길. 길은 우리가 매일같이 오가는 일상적인 장소인 동시에 인류 역사의 장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인문학의 보고다. 『길이 학교다: 산길, 강길, 바닷길에서 만나는 세상의 모든 역사』는 우리에게 친근하면서도 그동안 제대로 다뤄진 적 없었던 '길'이라는 주제를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의 역사.지리.사회.문화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지식과 깊이 있는 사유로 풀어낸 청소년 인문교양서다.
고등학교 지리교사인 저자 조지욱은 ‘길’이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를 인간과 세계를 읽는 도구로 삼아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세계 구석구석까지 종횡무진 누빈다. 저자는 ‘셋이 길을 가면 그중 스승이 있다’는 말을 길이 그 자체로 스승이자 가르침의 책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배움의 장소를 학교에서 노천의 길로 확장한다. 이 책은 20년째 학생들을 가르쳐온 저자가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은 물론 틈만 나면 국내외를 답사하며 몸에 새긴 생생한 경험을 총동원해 쓴 인문지리서다. 독자들은 ‘산길’, ‘강길’, ‘바닷길’ 그리고 ‘인간 삶 속의 길’ 등 다양한 길의 모습과 그 변천을 속속들이 살펴보면서 길에 관한 가장 ‘디테일한’ 통사(通史)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빠른 길을 개발하기 위해 산을 뚫고 강을 파헤치는 오늘날 ‘과연 좋은 길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입체적으로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왜 길이 학교인가?인류는 지구상에 첫발을 내딛은 동시에 길을 열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길은 이미 자연이 품고 있던 것이었다. 초식동물들이 물과 풀을 찾아 이동하면서 드넓은 평원에 길을 만들었고, 다양한 동물들이 저마다 먹이를 구하러 오가며 깊은 산속이나 정글에 길을 냈으며, 강은 저 혼자 구불구불 흐르며 요란한 공사 과정도 없이 물길을 냈다. 인간은 자연의 길을 편의와 용도에 맞게 넓히거나 곧게 폈고, 없던 길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이 길을 통해 문명이 발달하고 나라가 번영했고, 또 이 길을 따라 문명이 쇠하고 나라가 멸망했다. 이렇듯 길은 자연의 일부인 동시에 인간 역사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흥미로운 장소다. 따라서 비유적인 의미로든 물리적인 의미로든 길은 그 자체로 인문학적 고찰의 대상이 되며, 길을 고찰하는 일은 곧 인간과 인간이 이룬 세계를 통찰하는 출발점이 된다. 다양한 배움을 얻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사회제도가 학교라고 한다면, 길은 개인의 일상과 인류의 역사가 평행하는 비조직적인 노천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던지는 “길이 학교다”라는 정언은 길이 배움이 일어나는 장소이며 지식의 보고임을 환기한다.
내가 오가는 길만 살펴봐도 직업, 취향, 건강 상태, 가족 관계, 경제력 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들은 내 개인의 역사를 보여주는 단서일 뿐이지만, 결국 수많은 개인의 역사가 모여 이 땅의 지리, 인간의 역사를 이룬다. 또한 길에 새겨진 어떤 시간을 토막 내어 들여다보아도 그 속엔 그 시간의 역사가 있는데, 이로부터 당대의 생각, 생활상, 문화 등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길 자체가 역사의 주인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시간을 중심으로 풀어낸 학문이 역사학이라면, 공간을 중심으로 풀어낸 학문이 지리학이다. 시간과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듯, 이 두 학문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인간 삶을 이루는 두 개의 큰 축, 시간(역사)과 공간(지리)을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허브가 바로 길이다. 그러므로 길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곧 우리 지리, 우리 역사, 세계 지리, 세계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
길은 사람과 세계를 읽는 요긴한 도구다인터넷 검색창에 ‘길’이라는 단어를 쳐보면 제목에 이 단어를 포함하는 책이 무려 9만 종 넘게 검색된다. 그 분야도 여행을 필두로 인문, 사회, 종교, 지리, 역사에서 예술, 문학에까지 다양하게 걸쳐져 있다. 이는 길이 많은 필자가 매력을 느끼는 주제라는 증거다. 하지만 정작 길 자체를 인문학적으로 고찰한 책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낮은산에서 출간한 『길이 학교다』는 ‘길’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지도 삼아 역사, 지리, 문화, 자연,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는 청소년 인문교양서다. 우리에게 친숙하고 일상적인 ‘현장’인 동시에, 인류 역사의 환희와 고통이 교차하는 ‘역사’이며, 인간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유적’인 길.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길’이 사람과 세계를 읽는 매우 요긴한 도구임을 새삼 확인하게 될 것이다. ‘길’을 둘러싼 다양한 분야와 이슈를 최신 사례 및 자료들로 만나볼 수 있는 점은 이 책의 특장이다. 또한 이 책은 텍스트의 이해를 돕는 시각 이미지를 풍부하게 곁들여 청소년 독자들이 녹록치 않은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게 했다. 독자들은 길과 관련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 나아가 세계 각국의 역사에 대한 이해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의 주요 독자가 될 청소년들의 솔직한 평을 듣기 위해 출간에 앞서 몇몇 중고등학생들에게 원고를 보냈다. 원고에 대한 반응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여러 분야에 걸친 광범한 주제가 청소년들이 읽어내기에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우려와 달리 중학교 1학년 학생도 단숨에 읽어낼 정도로 쉽게 쓰인 원고임이 입증되었다. “구글어스도 대신할 수 없는, 세계의 길에 관한 놀랍고도 친절한 내비게이션”이라는 평가에서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어떤 역사가 새겨지게 될지 기대된다”는 의견까지 전국 각지의 청소년들이 원고에 대한 찬사를 보내왔다. 이 원고는 청소년들의 평가를 받기에 앞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3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 사업에 선정됨으로써 그 독창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인간과 땅의 역사를 관통하는 네 개의 길
길에 관한 가장 ‘디테일한’ 통사1부에서는 ‘길이란 무엇일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을 시작으로, 길의 탄생과 변천 과정을 다양한 문화 역사적 사례를 들어 밝히고 있다. 저자는 길의 속성을 두 얼굴을 지닌 야누스에 빗대어 설명한다. 개방된 길을 닦음으로써 번영을 이루었으나 그 길을 통해 멸망한 로마 제국의 이야기는 길이 지닌 야누스적 속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밖에도 초식동물의 대이동으로 생겨난 아프리카 열대 초원의 길, 조선시대의 주요 도로였던 영남대로 옛길 중에서도 험난하기로 유명한 ‘토끼비리’, 고대 고속도로라 할 수 있을 페르시아 왕도, 비단길 등을 들어 다양한 길의 모습과 형성 과정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특히 3, 4장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길을 비교함으로써 동서양의 사고와 성향이 어떤 차이를 지니는지 들여다보고, 우리나라의 길과 다른 나라의 길도 꼼꼼하게 비교해본다.
2부에서는 로키 산맥 같은 세계의 대표적인 산에서 땅의 70%가 산지인 우리나라의 여러 고개들까지 높고 낮은 산을 예로 들어 사람들이 산길에서 찾고 구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6장에서 산을 관통하는 길인 터널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티베트 모퉈 현이나 우리나라 양구의 예처럼 오지 마을을 세상과 통하게 해주는 터널의 장점을 이야기하면서도 개발 과정에서 생태계가 무자비하게 파괴된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는다. 독자들은 터널 개발, 로드킬 등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봄으로써 인간 중심으로 자연을 대한 결과가 무엇인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3, 4부에서는 각각 강길과 바닷길을 통해 문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물길이 다른 세계와의 교류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갯벌을 막아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대규모 간척 사업이 왜 비판의 대상이 되는지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특히 3부에서는 대운하 건설, 댐 개발처럼 전 세계적으로 논쟁이 그치지 않는 빅 이슈를 다루면서 인간의 길이 자연의 길을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지 생생한 시각 이미지와 함께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4부 바닷길에서는 대항해 시대에 펼쳐진 탐험과 정복 활동을 흥미롭게 서술하는 것은 물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예를 풍부하게 들어 바닷길에 얽힌 우리 역사까지 알차게 다뤘다.
마지막 장은 우리네 삶 속의 길을 다룸으로써 사람에게 길이란 어떤 의미이며, 길이 어떻게 도시의 운명을 좌우하는지 인문학적 감수성으로 풀어낸다. 인류의 오랜 꿈의 결과인 ‘하늘길(항공로)’과 대도시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된 ‘땅속 길(지하철)’을 포함하여, 지금은 볼 수 없는 사라진 길까지 이야기하면서 ‘좋은 길이란 뭘까’ 독자 스스로 생각해볼 여운을 남긴다. 고등학교 지리교사인 저자 는 ‘셋이 길을 가면 그중 스승이 있다’는 말을 길이 그 자체로 스승이자 가르침의 책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배움의 장소를 학교에서 노천의 길로 확장한다. 『길이 학교다』는 20년째 학생들을 가르쳐온 저자가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은 물론 국내외를 직접 답사하며 몸에 새긴 경험을 생생하게 담아낸 인문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세계의 길에 담겨 있는 인간의 발자취를 전 시대와 전 지역에 걸쳐 기술하면서도 드물게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통사를 만나보게 될 것이다.
추천평단언컨대 이 책은 구글어스도 대신할 수 없는, 세계의 길에 관한 놀랍고도 친절한 내비게이션이다!
- 김사랑 (인천 영종중 1학년)
‘길’ 하나에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역사가 다 들어 있다는 게 놀랍다. 단숨에 읽어낸 매력적인 책이다.
- 이성민 (서울 금옥중 3학년)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 길! 이 책을 통해 사람과 세계를 읽는 요긴한 도구를 얻었다.
- 곽민수 (여수 중앙여고 2학년)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어떤 역사가 새겨지게 될지 기대된다.
- 신소현 (울산 삼일여고 3학년)
특히 삼척은 1m가 넘게 눈이 쏟아져 하루아침에 그야말로 ‘눈 사막’이 되었고, 주민들은 집 안에 갇혀 나오지 못했다. TV를 통해 삼척의 상황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걱정했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13일, 날이 밝으면서 하나둘씩 생겨나는 ‘생명선’을 따라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명선’은 바로 마을 주민들이 허리춤까지 쌓인 눈 속에서 넉가래질을 해서 만든 ‘토끼길’이었다. 좁고 투박하게 뚫린 ‘토끼길’은 임시 제설 작업이 끝난 큰길까지 연결되었고, 이 큰길은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또 하나의 생명선이었다.
-「ROAD #01 길이란 무엇일까?」
터널은 두 지점을 잇는 최단 거리이다. 산을 높이 올라 넘는 길에 비해 몇 배는 짧고, 오가는 시간도 훨씬 단축된다. 겨울에 눈이 아무리 많이 내려도 터널에는 눈이 쌓이거나 어는 일이 없다. 여름에도 집중호우나 태풍의 위협에서 안전하다. 하지만 터널 안은 봄에도 꽃이 피지 않고, 가을에도 단풍이 들지 않는다. 터널은 그저 길거나 짧을 뿐이며, 오로지 통과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ROAD #06 산을 관통하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