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SF와 판타지 등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 온 작가 이희영이 새로운 신화를 선보인다. 『베아』는 우리의 신화, 단군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케이브 숲으로 모두를 이끈다. 독자들은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도록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작가의 경이로운 판타지 세계 에 흠뻑 빠져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베아』는 전설의 땅 사라아를 찾기 위해 죽음의 숲, 케이브에 들어간 쿤의 후계자 베아와 소꿉친구이자 전략적 동반자인 타이가 타인이 정한 삶에서 벗어나 자기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자아를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한국적 판타지를 만나 보자.
출판사 리뷰
태초의 숨결을 불어넣은 새로운 신화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페인트』 이희영 작가의 신작
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싶어!
시대의 부름에 응답하며 죽음의 숲 케이브로 진격하는 쿤의 후계자 베아
비스족을 다스리는 ‘쿤’ 부르인은 피프족이 하늘에서 내려온 지도자 ‘탄’과 함께 죽음의 숲 케이브를 넘어 전설의 땅 사라아를 찾았다는 소문을 듣는다. 그녀의 딸 베아는 아무도 가지 않은 케이브를 향한 궁금증을 풀고 쿤의 후계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숲에 가겠다고 자처한다. 쿤을 보필하는 장군 ‘솔’ 화이거는 베아를 지키기 위해 아들 타이를 숲으로 보낸다. 흉흉한 소문과는 달리, 숲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묘한 것들로 가득하다. 베아는 마늘꽃, 거대 백사, 움직이는 나무, 친절한 인어 님파, 말하는 흰 부리 새 등 다양한 생명체를 만나며, 타인이 아닌 자기를 위해 주체적으로 움직이면서 서서히 달라진다. 사라아에 반드시 다다르겠다는 베아의 욕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타이는 베아를 향해 끝내 칼끝을 겨눈다.
『베아』는 예기치 못한 생명체를 만나며 숲을 지나는 베아의 모험을 통해 후계자라는 삶과 역할에서 벗어나 자기 목적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박진감 넘치게 담아낸다. 베아는 언제나 자신이 후계자로 지목된 이유를 궁금해했다. 부르인은 눈이 마음에 들어서라고 답하지만, 모호함 속에 담긴 의미를 찾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고 한계를 극복해 내며 발버둥 친다. 험난한 모험의 끝에 서고 나서야 베아는 불안이 자기를 성장케 했다는 걸 깨닫고, 숱한 죽을 고비를 넘기며 결국 원하는 삶의 방향을 찾아낸다.
정말 이렇게 끝날 수밖에 없었는지 베아는 수없이 자문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 답을 찾지 못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고, 얼마나 큰 오류를 범했는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뻥 뚫린 가슴 속으로 사막의 모래바람이 불어왔다. 텅 빈 공간에 싸늘한 분노가 차올랐다. 혹여 이 모든 불행이 새로운 세상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여신들의 벌이자 저주라면, 절대 멈추지 않고 더 강하고 맹렬하게 그 벽에 온몸을 던질 거다._228쪽
비스족 사회에서 지금 여기, 우리의 삶과 다양한 인간 군상,
가치관의 충돌과 문명의 흐름을 발견하다!
강렬하고 설득력 있는 문명 서사!
『베아』의 작품 배경이 과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등장인물과 서사를 들여다보면 현재라고 볼 수 있다. 작가는 비스족의 번영을 위해 동맹을 맺고 신문물을 받아들이려는 부르인과 그녀의 뜻에 반대하며 군사들의 피로 이룬 안정된 사회를 유지하려는 화이거의 대립을 일차적으로 그린다. 과거와 현재, 어쩌면 미래로 이어지는 거대한 문명의 역사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지금의 사회와 문화, 개인의 삶을 이룩한 기원을 돌아보게 한다. 또한 어릴 적부터 친구였으며 보지 못한 세상을 향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베아와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아들이 되고 싶어 자기를 잃어버린 타이, 화이거의 철저한 계산대로 용병으로 성장해 희생양이 된 울피까지, 어둠의 숲 케이브에서 첨예하게 달라지는 세 아이의 운명은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의 갈등으로 확장해 보여 준다. 베아와 타이, 울피의 궁극적인 고민은 지금 우리 청소년의 모습과도 닮아 있어,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작가는 케이브에서 벌어지는 복잡다단한 사건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상황을 촘촘하게 그리며 다양한 인간 군상을 살피게 한다. 그리고 기성세대가 나아갈 방향과 인간 존재, 삶의 방향성에 대해 질문을 남긴다.
「단군 신화」를 모티브로 한 청소년 판타지 소설
베아는 어둠의 숲을 지나며 자기를 증명하고,
작가 이희영은 『베아』로 독보적인 존재를 증명하다!
작가는 『페인트』 『나나』 『셰이커』 『소금 아이』 등을 내보이며 현실을 반영한 도발적인 상상, 편견에 맞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건네며 독자들의 신뢰를 탄탄히 쌓아 왔다. 이번 신작 『베아』는 「단군 신화」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 소설로, 단군과 곰, 호랑이, 환웅 등을 등장인물에 투영해 상징적인 의미를 절묘한 솜씨로 능수능란하게 펼쳐 낸다. 특히 한민족의 건국 신화와 역사를 현대적인 시선으로 풀어내고, 풍요의 땅 비스족 사회를 통해 현재의 우리를 들여다보게 하는 지혜로운 서사로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전한다. 무엇보다 성장과 자기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청소년 소설의 보편적인 주제를 신화 속 상징을 활용해 흡인력 있게 구성해 낸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에 경탄하게 된다. 작가가 심은 설정과 복선들을 하나씩 찾아 나가는 재미를 전하고, 독자들은 기꺼이 즐기며 그의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전통적인 신화의 인물들을 변형하여 창조한 작가만의 독창적인 판타지 세계관은 『베아』 전후로 나뉠 것이다.
사람들은 케이브를 어둠에 휘감긴 검은 숲이라 불렀다. 죽음의 사신 들이 사는 곳, 하늘에서 쫓겨난 악마들이 모인 곳. 그들이 지키는 길목을 통과하지 않으면, 결코 전설의 땅에 닿을 수 없다고 했다.
숲의 거목을 쓰러뜨리는 건 멧돼지의 강한 엄니가 아니었다. 나무 기둥을 조금씩 갉아 먹는 작은 개미 떼였다.
사계의 여신들이 반복해 돌아올 동안 셋도 서서히 자랐다. 그리고 결국 알게 되었다. 셋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야 하고, 서로 다른 위치에 올라야 한다는 사실을.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희영
단편소설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로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 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 『페인트』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제1회 『너는 누구니』로 브릿G로맨스스릴러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이외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셰이커』 『페이스』 『보통의 노을』 『나나』 『챌린지 블루』 『테스터』 『소금 아이』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썸머썸머 베케이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