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다른 사람과의 교류는 즐겁지만 종종 갈등이 일어 힘들기도 합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제게 와서 아침에 있었던 상황을 이야기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친구 모자를 가져다 쓰고, 복도에서 “내가 제일 예쁘지?”라고 했는데 그 말에 누군가 자기 팔을 쳤다고 합니다.
여러 아이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생긴 일인 만큼 해결 과정도 공유했습니다.
“팔을 맞은 친구는 선생님에게 이 이야기를 왜 전했을까요?”
“그 친구가 혼났으면 해서요.”
“사과받고 싶어서요.”
“친구의 행동이 싫어서요.”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전한 건 선생님이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의도가 있어서였겠네요. 이렇게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에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그 의도를 읽는 것이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데 중요해요.
이 갈등의 시작은 무엇이었을까요? 친구의 모자를 쓰고 내가 제일 예쁘다고 말한 일이었겠지요? 이 말을 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우리를 웃기려고요.”
“그냥 혼자 재미로요.”
“진짜 스스로가 예뻐 보여서요.”
“그런 의도였다면 팔을 칠 필요가 있었을까요? 스스로 재미를 즐기도록 그냥 뒀어도 되지 않았을까요? 팔을 친 친구는 친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런 행동을 했다고 생각했나요?”
“….”
가을이 완연해지면 보호자는 자녀의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걱정이 많아집니다. 상담에서 학업과 진로 지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기술과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함을 느낍니다. 잠시 과거와 지금을 비교해 봅니다. 18년 전, 제가 처음 맡은 5학년 제자들이 지금 사회생활을 열심히 할 30세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그때의 5학년들에게 앞으로는 유튜버가 대세이니 네가 좋아하는 분야의 영상을 만들어 1인 미디어를 운영해 보라고 할 수 있었을까요? 2024년의 세상이 이런 모습일 거라고 예측할 수 있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지금의 6학년 아이들과 보호자께도 “앞으로의 세상은 이런 모습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하십시오”라고 방법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내 자녀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승미
청주교육대학교와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했다. 2007년 첫 발령 이후 18년간 초등학교 교사의 길을 걸어왔다. 교사, 학생, 그리고 보호자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 현장을 실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동료 교사와 협력해 의미 있는 교육 활동을 기획하고,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진심 어린 관심을 기울이며, 보호자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려 한다. 따뜻한 인간관계 안에서 함께 배우고 성숙하는 교육 공동체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