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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4 제18회
나비클럽 | 부모님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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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24년 제18회 황금펜상으로 무경의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가 선정되었다. 군사독재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 취조 형사와 피의자 사이에 악마가 끼어들어 타락한 영혼을 거두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마침내 악마의 속삭임에 굴복한 인간들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자신들의 삶을 영원히 뒤바꿀 결정을 내린다.

이 소설은 ‘악마와의 만남’이라는 미스터리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오컬트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한국전쟁과 이산가족, 유신시대라는 굵직한 현대사의 비극을 한 개인의 죄의식과 자기 정체성의 발견으로 탁월하게 형상화한다.

우수작으로는 홍선주의 〈회귀〉, 장우석의 〈고양이 탐정 주관식의 분투〉, 박건우의 〈환상통〉. 정해연의 〈원해〉, 김범석의 〈깊은 산속 풀빌라의 기괴한 살인〉 5편이 선정되었다.

  출판사 리뷰

■ 무경,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2024년 제18회 황금펜상 수상

■ 대통령이 유신이라는 이름으로 무한한 권력을 움켜쥐려 한 어두운 시기,
추악한 인간성과 죄의식을 역사 추리소설 장르로 그린 수작


“작가는 자기 방식으로 발 딛고 선 시대를 이야기해야 한다. 그것이 추하고 어리석은 모습이라 해도.
내가 역사로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과거의 일이 과거에만 묻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
_새로운 ‘작가의 말’ 중

“폭력의 가해자들은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자유대한을 지키려고 이런 힘든 일을 하고 있다. 나의 행동은 정당하다.”
_본문 중에서

1985년에 제정된 한국추리문학상은 한국 추리문학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 특히 2007년부터 신설된 ‘황금펜상’은 작가적 역량과 완성도를 보여준, 주목할 만한 단편을 선정하여 그해 한국 추리문학을 결산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중 추리소설적 완성도와 한국 추리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품을 선정하여 황금펜상을 수상한다.
이번 황금펜상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문예지와 단행본에 발표된 단편 추리소설들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 김재희, 윤자영, 조동신, 한수옥, 홍성호, 황세연의 예심을 거쳐 문학 평론가 백휴, 박인성, 박광규가 본심을 진행했다. 2024 제18회 황금펜상은 무경의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가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70년대 한국의 군사독재 시절, 취조 형사와 피의자 사이에 끼어들어 타락한 영혼을 거두고자 한 악마와 현재 칵테일 바에서 악마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 듣는 사내에 관한 이야기다.

“이거 보세요. 어떻게 사람이 타락하는 걸 보며 재미있다고 하는 겁니까?”
“재미있고말고요. 옆에서 한두 마디 던질 뿐인데 그걸 들은 인간은 스스로 남을 파멸시키고 자신을 타락시키더란 말입니다. 누가 총에 맞아 죽었을 때 그건 총의 잘못입니까, 그걸 쏜 인간의 잘못입니까?”

“폭력의 가해자들은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자유대한을 지키려고 이런 힘든 일을 하고 있다. 나의 행동은 정당하다. 그들은 그런 생각으로 ‘취조’에 임했던 겁니다.”
_본문 중

소설은 ‘악마와의 만남’이라는 미스터리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오컬트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한국전쟁과 이산가족, 유신시대라는 굵직한 현대사의 비극을 한 개인의 죄의식과 자기 정체성의 발견으로 탁월하게 형상화한다.

“아주 예외적인 특수한 상황 속에서 시작된 미스터리가 근본적으로 삶을 복습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발전하는, 사유의 추리를 심층적으로 소화한다. 반성적 추리과정에서 현재 자기 자신을 재발견함으로써,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과거와 현재 사이의 투쟁적인 해석적 이야기라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환기한다.”
―심사평 중에서

■ “작가는 자기 방식으로 발 딛고 선 시대를 이야기해야 한다”
2024년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폐기 후
무경 작가가 전한 새로운 ‘작가의 말’


무경은 유신정권 시대의 추악한 인간성을 다룬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를 비롯해 한국전쟁을 다룬 <치지미포, 꿩을 잡지 못하고>, 일제시대 근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등 주로 역사 추리소설을 집필해 온 소설가다. 작가는 실제 역사의 아픔과 더불어 인간의 약함과 추악함을 드러내는 배경으로 실제 역사를 활용하며 과거가 현재의 우리에게 말하는 바를 끊임없이 환기해 왔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12월 9일 탄핵소추안이 폐기되자 무경 작가는 새로운 ‘작가의 말’을 전해왔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3분, 대한민국 국민은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비상계엄’이라는 익숙하지만 귀에 선 단어를 들어야 했다. 그 뒤 계엄령이 선포되며 모두의 눈앞에 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볼 모습이 펼쳐졌다. 나 역시 집에서 이 광경을 보았다.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에서 한국 현대사를 독특하게 다뤄 보려 했고, 유신 시기를 주목했다. 나는 그때를 “대통령은 유신이라는 이름으로 웅덩이 속 자신의 권력을 무한히 움켜쥐려 들었고, 그가 거느린 자들은 수면 아래 도사린 불온함을 뜰채로 건져내려 애쓰던” 시기라고 썼다. 50년이 흐른 현재, 그 표현을 방불케 하는 일이 다시 벌어졌다.
〈낭패불감〉에서 악마는 인간을 타락시킨다. 하지만 인간은 타락의 갈림길까지 스스로 왔고, 악마는 마지막 순간 손가락으로 등을 쿡 찌를 뿐이다. 타락은 악마 탓일까? 악마 없이도 인간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 대체 악마란 무엇인가? 악마란 존재하는가?
내가 역사로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과거의 일이 과거에만 묻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복된 역사 앞에서 인간의 어리석음과 역사의 공교로움, 그리고 작가의 의무를 생각한다. 작가는 자기 방식으로 발 딛고 선 시대를 이야기해야 한다. 그것이 추하고 어리석은 모습이라 해도.
2024년 12월 7일, 대한민국 국민은 백 명이 넘는 인간이 갈림길 앞에서 타락으로 걸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저들 뒤 어딘가에 악마가 서 있었을까? 아니면 저들 스스로 걸어간 것일까? 나는 작가로서 이 모습을 쓴다.”
_새로운 ‘작가의 말’

추리소설적 감각으로 세상을 해부하며
올 한 해 장르적 결실과 문학적 성취를 이뤄낸 여섯 편의 작품

■ 무경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폭력의 가해자들은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자유대한을 지키려고 이런 힘든 일을 하고 있다. 나의 행동은 정당하다.”
1973년 여름 군사독재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 심문관과 피의자로 만난 사람들 사이에서 말 몇 마디로 영혼을 타락의 구덩이로 몰아넣는 악마가 등장한다. 이 이야기를 현재의 ‘나’가 칵테일 바에서 전해 듣는다.

■ 홍선주 <회귀>
“칼날은 물론 손잡이까지 붉은 피로 흥건한 과도가 쨍강, 울리는 소리를 내며 하얀 바닥에서 튀어 올랐다.”
천재 프로그래머 쿠스다 코타로가 죽었다. 오오츠카 카나는 기억이 사라진 채 코타로의 시체 옆에서 발견된다. 알리바이와 밀실 트릭이라는 지극히 본격 미스터리적인 쾌감을 추구한 작품.

■ 장우석 <고양이 탐정 주관식의 분투>
“어두운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던 고양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관식은 실종된 고양이 쟈니를 찾기 위해 노인의 부탁을 받아 수색 작업에 나선다. 고양이의 흔적을 따라 여러 사람과 만나며 사람과 동물의 유대감을 탐구하는 따뜻한 일상 미스터리.

■ 박건우 <환상통>
“제 손이… 열 손가락 하나하나가 제 목을 꽉 졸랐어요.”
두 팔이 모두 잘린 남자가 밤마다 스스로 목을 조르는 고통에 시달린다. 백화점 붕괴 사고와 딸의 죽음을 둘러싼 트라우마와 윤리적 딜레마를 다루는 심리 미스터리.

■ 정해연 <원해>
“모두 자신의 불행을 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
택배회사에서 일하는 가은은 전 남자 친구 민석을 피해 이사를 갔지만, 누군가 자신의 정보를 전달해 다시 위험에 처하게 된다. 데이트 폭력과 직장 내 괴롭힘을 생생하게 그리며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파헤친 미스터리.

■ 김범석 <깊은 산속 풀빌라의 기괴한 살인>
“포커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문제였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난 남궁혁은 친구들과 함께 별장에 놀러 간다. 하지만 갑자기 사라진 친구가 수영장에서 토막 난 시체로 발견되고, 남궁혁은 친구들과 별장의 지하 감옥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사이비종교를 둘러싼 음침한 비밀과 밀실 트릭이 잘 녹아든 본격 미스터리.

“그때가 1973년 여름이었지요. 대통령은 유신이라는 이름으로 웅덩이 속 자신의 권력을 무한히 움켜쥐려 들었고, 그가 거느린 자들은 수면 아래 도사린 불온함을 뜰채로 건져내려 애쓰던 그때, 나는 혼탁한 물 아래서 마주친 피라미와 송사리를 목격했습니다.”
_무경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온통 하얀 작은 방이었다. 창도 하나 없는 밀실 형태의 방은 내겐 생경하지 않은 곳이었다. 바로 코타로가 홀로 처박혀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는 작업실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이 몇 시이고, 어쩌다 내가 이곳에서 죽은 코타로와 함께 있는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
_홍선주 <회귀>

“고양이는 머리가 들어갈 정도만 되면 어디든 비집고 들어가 몸 전체를 구겨 넣을 수 있는 동물입니다. 다른 곳은 두 분이 충분히 찾아보셨을 테니까 의외의 장소가 될 만한 곳 중 이 집에만 있는 특이점을 찾아보았죠. 조금 지나니까 만화책 더미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_장우석 <고양이 탐정 주관식의 분투>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해연
소심한 O형. 덩치 큰 겁쟁이. 호기심은 많지만, 식는 것도 빠르다. 사람의 저열한 속내나 진심을 가장한 말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에 대해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2012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백일청춘》으로 우수상을 받았으며, 2016년 예스24 e-연재 공모전 ‘사건과 진실’에서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로 대상을 수상, 2018년 CJ E&M과 카카오페이지가 공동으로 주최한 추미스 공모전에서 《내가 죽였다》로 금상을 수상했다.장편소설 《더블》,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유괴의 날》, 《구원의 날》, 《내가 죽였다》, 《홍학의 자리》 등을 출간했고, 《더블》, 《유괴의 날》, 《홍학의 자리》는 세계 각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선택의 날》, 《홍학의 자리》는 드라마로, 《구원의 날》은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2023년 《유괴의 날》이 ENA에서 드라마로 방영됐다.

지은이 : 김범석
2012년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에 실린 <찰리 채플린 죽이기>로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받았다. 10편 이상의 단편 추리소설들을 발표해 왔다.발표한 주요 작품으로는 <찰리 채플린 죽이기>, <역할분담살인의 진실>, <일각관의 악몽>, <오스트랄로의 가을>, <휴릴라 사태> 등이 있으며, 오디오북으로 제작된 <범인은 한 명이다>, 오디오드라마로 각색된, <고한읍에서의 일박이일>, <시골 재수 학원의 살인>, <드라이버에 40번 찔린 시체에 관하여>가 있다. 현재 웹소설과 추리소설을 동시에 준비 중이다.

지은이 : 장우석
2014년 《계간 미스터리》 봄호에 〈대결〉로 등단한 후 〈안경〉, 〈파트너〉, 〈영혼샌드위치〉, 〈인멸〉, 〈특별할인〉, 〈인과율〉, 〈구토〉, 〈공짜는 없다〉, 〈나의 작은 천사〉 등의 단편을 발표했다. 〈대결〉은 2017년에 영화화되어 제19회 국제여성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다. 추리 단편집 《주관식 문제》와 수학 교양서 《수학멘토》, 《수학, 철학에 미치다》, 《수학의 힘》, 《내게 다가온 수학의 시간들》, 《수학을 포기하려는 너에게》를 출간했다.

지은이 : 홍선주
20년 가까이 IT 기업과 국제개발 NGO에서 기획자 및 디지털 마케터로 일하다가 2020년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G선상의 아리아〉)을 받으며 미스터리 소설가가 되었습니다. ‘어떻게?’보다는 ‘왜?’를 좇으며, 기억이 인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우연과 운명의 드라마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2019년 장편 《나는 연쇄살인자와 결혼했다》를 크라우드펀딩으로 출간했고, 2023년 장편 《심심포차 심심 사건》과 소설집 《푸른 수염의 방》을 냈습니다. 앤솔러지 《여름의 시간》(〈능소화가 피는 집〉), 《어느 멋진 날》(〈비릿하고 찬란한〉), 《파괴자들의 밤》(〈나뭇가지가 있었어〉) 등에 참여했으며, 여성 미스터리 소설가들의 모임 ‘미스마플클럽’의 회원입니다. 2024년에도 다양한 작품으로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 매일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지은이 : 무경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살고 있다.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좋은 이야기는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이야기 한 줄에 무한한 가능성이 담겨 있다고 믿는다. 다른 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하며, ‘작가’라는 호칭 못지않게 ‘이야기꾼’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시리즈를 썼으며, 연작 단편집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1928, 부산》을 펴냈다.

지은이 : 박건우
2022년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에 단편소설 〈야경(夜景)〉으로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하였으며, 그 외에 미니픽션 〈고자질하는 시계〉와 메디컬 호러물 〈환상통〉을 발표하였다. 2023년 11월 알라딘 《네오픽션 단편 셀렉트》에 특수설정 미스터리를 다룬 단편소설 〈어긋난 퍼즐〉을 공개하였다. 본격 및 특수설정 미스터리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틈날 때마다 메모해둔 아이디어 노트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더 나은 작품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격 미스터리 추천작은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와 유키 하루오의 《방주》.

  목차

■ 2024 제18회 수상작
무경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 우수작
홍선주 <회귀>
장우석 <고양이 탐정 주관식의 분투>
박건우 <환상통>
정해연 <원해>
김범석 <깊은 산속 풀빌라의 기괴한 살인>

2024 제18회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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