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작가 리 라이의 그래픽노블 데뷔작으로, 단숨에 평단의 관심을 사로잡은 퀴어 서사를 펼쳐낸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올해의 만화책’으로 선정되었으며, 람다 문학상에서 LGBTQ 만화 부문을 수상했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유수의 매체도 섬세하고 절제된 스타일에 호평을 보냈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친밀한 퀴어 커플, 레이과 브론. 레이의 조카인 여섯 살 네시와 함께 숲에서 뛰놀며 단란한 시간을 보내곤 하던 둘에게 예기치 않은 변화가 찾아온다. 브론이 레이와 이별하고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것. 레이는 그동안 거리를 두었던 언니 아만다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고, 브론은 자신의 정체성을 마주하며 부모님 그리고 십대 여동생과의 위태로운 생활로 다시 뛰어든다. 푸른색 수채화와 꾸밈 없는 선으로 3년간 빚어낸, 섬세하고 감각적인 그래픽노블 수작.
출판사 리뷰
이별의 시간에 주목하는
독특한 퀴어 서사
작가 리 라이는 2022년 스텔라상 최종 후보로 선정되고 나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책의 핵심적인 의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퀴어 스토리들이 더 흔하게 다루는 ‘관계의 시작’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말하자면 이미 친밀하고 덜거덕거리며 가정적인 관계랄까, 그런 관계에 동반되는 모든 시련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죠.”
이 작품은 사랑의 시작이 아닌, 이별에 주목한다. 퀴어 커플 레이와 브론은 아이와 함께 숲을 헤매거나 서로의 육체에 탐닉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하지만, 점차 가족 간의 갈등은 물론 개인적인 의구심에 사로잡힌다. 그렇게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온다. 이별은 감정의 슬픔만을 격발하기보다는, 변화와 성장을 이끈다는 것을 작품은 보여주려 한다.
지지와 혐오와 사이
유동하는 관계의 역학을 그리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헤어짐으로 인해 촉발되는 슬픔의 감정 자체에 큰 관심이 있지 않다. 그보다는 헤어짐의 둘레에서 벌어지는 ‘관계의 역학’에 좀 더 집중한다. 그 중심에 주인공 커플 각자의 자매가 있다. 레이의 언니 아만다, 그리고 브론의 여동생 그레이시가 그 둘이다.
퀴어 커플이 함께 있는 장면보다, 그 커플이 자기 자매와 함께 있는 장면이 양적으로도 더 많을 만큼, 작가는 이들과의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저는 두 주인공과 자매 간의 관계에서 뾰족함, 유머, 그리고 깊은 보살핌을 발견하고 이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레이의 언니 아만다는 트랜스여성 브론을 “머리가 어떻게 된 애”라고 힐난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복잡미묘해진다. 다른 한편, 브론을 전적으로 지지하던 여동생 그레이시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작가는 완전한 악당 혹은 완벽한 지지자라는 이분법적 분류가 비현실적임을, 그리고 그런 유동하는 애매한 관계 속에서 인간이 성숙함을 표현하려 한다.
퀴어, 아이,
그리고 양육
이 책의 오프닝 장면은 숲에서 놀이하는 가족들이다. 레이와 브론, 그리고 여섯 살 아이인 네시가 함께 숲을 신나게 뛰어다닌다. 네시는 레이의 언니인 아만다의 딸로, 말하자면 레이의 조카이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들에 대해 “가족이 선택된 것”이라고 말하며, 퀴어들의 “비생물학적 자녀 양육”을 탐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숲에서 트랜스여성 브론은 무척이나 활동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노래도 곧잘 지어 부른다. 이는 여섯 살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브론 역시 그런 순수한 세계에서 뛰노는 것을 무척이나 즐거워한다. 숲 장면에서는 인물들이 마법적인 모습으로 변신할 만큼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퀴어, 아이, 그리고 양육과 관련해 여러 해석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요 영예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올해의 만화책’ (2021)
- 람다 문학상, LGBTQ 만화 부문 수상 (2022)
- 국립도서재단 ‘35세 이하 5인의 작가’ (2021)
- 카투니스트 스튜디오상 (2022)
- 린드 워드 그래픽노블상 (2022)
- 바버라 기팅스 문학상 최종 후보 (2022)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도서상 최종 후보 (2022)
- 스텔라상 최종 후보 (2022)
작가 소개
지은이 : 리 라이
1993년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고 있다. 단편만화가 《뉴요커》, 《룸 매거진》, 《에브리데이 페미니즘》 등에 소개되었고, 2021년 미국 국립도서재단의 ‘35세 이하 5인의 작가’로 선정되었다. 데뷔작 《복숭아씨를 깨물면》(원제: Stone Fruit)은 2022년 람다 문학상의 LGBTQ 만화 부문에서 수상했으며, 같은 해에 린드 워드 그래픽노블상, 카투니스트 스튜디오상을 받았다. 바버라 기팅스 문학상 및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도서상의 그래픽노블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