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문체가 고압적인지 친절한지, 문장의 호흡이 빠른지 느린지, 작품의 분위기가 밝은지 어두운지 등을 파악한다. 외국어로 쓰여 있는 책도 마찬가지인데요. 출판번역가는 그 책의 첫 독자로서 글의 인상이나 느낌을 살려서 번역하기 위해 판단하고 선택하는 사람이다.
출판사 리뷰
청소년들의 진로와 직업 탐색을 위한 잡프러포즈 일흔여섯 번째 시리즈!
『전 세계의 책을 우리말로 풀어내는 멋진 직업 출판번역가』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문체가 고압적인지 친절한지, 문장의 호흡이 빠른지 느린지, 작품의 분위기가 밝은지 어두운지 등을 파악해요. 외국어로 쓰여 있는 책도 마찬가지인데요. 출판번역가는 그 책의 첫 독자로서 글의 인상이나 느낌을 살려서 번역하기 위해 판단하고 선택하는 사람이지요. 외국어는 우리말과 일대일 대응 관계가 아니에요. 외국어의 한 단어는 우리말로 여러 단어 또는 여러 문장이 될 수도 있고, 우리말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글의 인상이 달라지지요. 이렇게 번역의 문체를 결정하고, 책을 읽는 호흡을 선택하고 구현하는 것은 출판번역가의 몫입니다.
출판 번역은 외국어(출발어)로 쓰여있는 책을 우리나라 사람이 읽고, 이해하고, 지식을 얻거나 감동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말(도착어) 책으로 옮기는 일이에요. 여기서는 ‘출판’이라는 데 강조점이 있어요. 그 이유는 책으로 출판되는 문장은 일상에서 주고받는 입말은 물론,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문장이나 상품 설명서의 문장과 다르기 때문이에요. 출판 번역은 어느 정도 표준화된 틀이 있어요. 가장 큰 차이는 정제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원문의 의미와 느낌은 살리되 우리말 문장으로 자연스러워야 하고, 외래어 표현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국어 순화를 염두에 두어야 하지요. 그리고 가급적이면 문체와 어휘의 미묘한 차이를 고려하여 원문의 분위기를 전달해야 해요.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도 필요하고 문법적 지식, 외래어 표기나 출판물 양식에 대한 지식도 필요합니다.
번역 작업을 하는 스타일은 저마다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게 읽고 난 다음에 한 문장 한 문장 번역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저는 빠르게 읽어 내려갈 때만 떠오르는 역어들이 있더라고요? (웃음) 이때 떠오른 역어들을 대충 메모해 놓고 본격적으로 한 문장씩 번역할 때 참고해요. 이렇게 번역을 끝내면 초고가 나와요. 저는 초고가 완성되면 고칠 게 많지 않은 편이에요. 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제가 그런 성향이라 문제가 있으면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해요.
외국어와 우리말은 일대일 대응 관계가 아니에요. 외국어 한 단어에 우리말은 여러 단어가 있을 수 있고, 우리말에는 없는 표현도 있고, 거꾸로 우리말에는 있는데 대응하는 외국어가 없는 예도 있죠. 예를 들어 에스키모어에는 눈을 가리키는 단어와 눈이 내리는 상황에 관한 표현이 굉장히 많다고 하는데 우리말에는 그런 표현이 그렇게까지 많지 않아요. 또 우리말에는 색깔과 관련한 부사가 많은데 외국은 그렇게까지 많지 않거든요.
번역가는 작가의 독특한 문체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절대로 완벽하게 살릴 수 없다는 걸 알지요. 그럴 수 있다는 건 환상이고 번역은 항상 근사치예요. 어떤 번역학자가 쓴 글에서 “사람이 항상 맞춤옷만 입고 살 수 없다”라는 비유를 본 적이 있어요. 내 몸에 꼭 맞는 옷이 나를 가장 아름답게 빛내는 것도 아니고요. 약간 헐렁한 오버핏이나, 재단의 상궤에서 약간 벗어난 옷도 오히려 멋스러울 수 있죠. 번역도 그래요. 원문을 백 퍼센트 완벽하게 번역한다는 건 허상이에요. 가능하면 원문에 가깝게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이고, 거기서 가끔 꽤 아름다운 효과가 빚어지기도 한답니다.
-『전 세계의 책을 우리말로 풀어내는 멋진 직업 출판번역가』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세진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 『명상록 수업』,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여섯 개의 도덕 이야기』, 『해피 크라시』, 『선택』,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기후정의선언』 등이 있다.
목차
출판번역가 이세진의 프러포즈
첫인사
번역가와 출판의 세계
출판번역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번역서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요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번역에 앞서 검토해야 할 사항이 있나요
책의 성격에 따라 번역의 방향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원문의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나요
우리말로 글을 쓸 때 주의할 것이 있나요
번역할 책은 어떻게 선택하나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번역 저작권은 무엇인가요
출판번역가가 되는 방법
어떤 성향의 사람이 이 직업과 잘 맞을까요
자기 관리 능력이 필요한가요
청소년 시기에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대학 진학을 할 때 어떤 전공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요
출판번역가가 되는 교육과정이 있나요
어떤 방법으로 출판번역가가 될 수 있나요
출판번역가의 일과 삶
책 한 권을 번역하는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일하는 시간과 휴일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수입은 얼마나 되나요
이 일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북토크는 자주 열리나요
이 일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제2외국어 번역이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도 있나요
옮긴이의 말은 왜 쓰나요
출판번역가의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세요
다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나요
이세진 출판번역가에게 궁금한 이야기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 일을 위해 따로 노력하는 것이 있나요
직업적인 습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세요
번역과 관련해서 청소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을까요
책이 삶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세요
연차가 쌓일수록 일이 쉬워지기도 하나요
프랑스어의 어떤 매력에 끌렸나요
나도 출판번역가
출판번역가 이세진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