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더럽고, 냄새나고, 못생겼다고요?
사람과 동물, 자연이 함께 만든 친환경 공장
신통방통 ‘착한 똥’의 세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기 위한 길을 찾아보는 ‘세계를 바꾸는 착한 이야기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됐습니다. 적정기술의 세계를 다루었던 『세계를 바꾸는 착한 기술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는 “똥”이 주인공입니다. 전 세계 각국의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도 살펴보고 그런 다양성을 토대로 하여 귀중한 자원으로 쓰이고 있는 ‘착한 똥’을 찾아 떠나는 세계 여행, 출발해 볼까요?
『세계를 바꾸는 착한 똥 이야기』에 담긴 우리나라의 누에똥과 페루의 새똥·티베트의 야크똥·인도네시아의 사향고양이똥·일본의 휘파람새똥·베트남의 사람똥·마사이족의 소똥·덴마크의 돼지똥·스리랑카의 코끼리똥까지 아홉 가지 똥의 갖가지 쓰임을 들여다보면 하찮은 줄만 알았던 똥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천연 비료가 되는 페루의 새똥이나 땔감이 되는 티베트의 야크똥·베트남에서 물고기 먹이로 쓰이는 사람똥 등은 사람도 자연 순환 고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또 스리랑카의 코끼리똥·일본의 휘파람새똥·마사이족의 소똥은 각각 종이나, 화장품, 집을 짓는 재료로 탈바꿈하여 똥을 멋지게 활용한 사람들의 지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작가가 직접 여행하며 보고 들은 것이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는 점도 이 책만의 특별함입니다. 작가는 ‘더 이야기해 줄게’를 통해 착한 똥을 활용하고 있는 나라와 민족의 문화를 설명하고 똥의 쓰임이나 그 똥의 주인인 동물에 관해서도 상세히 이야기해 줍니다.
초등 교과 과정과의 연계도 잘 정리되어 있어서 사회, 과학 등의 교과 지식과 연결된 귀중한 자원으로서의 똥에 관한 생생하고 다양한 지식을 통해 어린이들의 세계를 보는 눈을 틔우게 될 것입니다.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보여 주는 똥 이야기
똥을 둘러싼 여러 가지 ‘관계’를 보여 주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스리랑카에서 코끼리똥으로 종이를 만들기 전까지 코끼리와 사람은 ‘앙숙’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이 산에서 나무를 벤 탓에 살 수가 없게 된 코끼리는 마을로 내려와 피해를 입혔습니다. 코끼리똥 종이로 거둔 수익 덕분에 코끼리 보호소를 운영하며 어미 잃은 코끼리도 돌볼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덴마크에서는 돼지똥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만들어 골칫거리였던 돼지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땔감이 되는 야크똥 덕분에 티베트 사람들은 긴 겨울은 따뜻하게 날 수 있습니다.
귀중한 자원이 된 똥을 얻기 위해 욕심을 부리다 전쟁을 겪어야 했던 아픈 역사도 보여 줍니다. 친환경 비료인 구아노(페루의 새똥) 이야기로 강대국의 식민지가 되어야 했고 새똥 때문에 전쟁까지 하게 된 페루의 상흔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계를 바꾸는 착한 똥 이야기』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 주며 인류와 자연의 관계, 사람들 속의 관계를 돌아보게 합니다. 어린이들은 자연을 거스르는 것만이 풍요로운 삶은 아님을 깨닫고 한편으로는 지나친 욕심으로 빚은 아픈 역사를 돌아보며 모두 함께 행복해지는 삶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똥으로 배우는 재미난 지식’
스토리텔링과 스팀교육의 만남
동화에 이어지는 글인 ‘더 이야기해 줄게’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먼저 작품의 배경이 되는 나라와 민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어 아이들이 똥을 활용하게 된 문화와 환경을 이해하도록 합니다. 동화에서 만난 똥에 관한 보다 상세한 지식도 알려 줍니다. 똥이 어떻게 종이가 되고, 집이 될 수 있었는지를 배우다 보면 과학과도 만나게 됩니다. 똥과 관계 맺고 있는 문화와 과학적 지식을 함께 알아 가면 하나의 사물을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통합적 사고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소똥에는 섬유질이 많단다. 그래서 소똥으로 집을 지으면 아프리카의 강한 햇빛과 세찬 비바람에도 집이 무너지지 않아. 무엇보다 마사이족은 소를 많이 키우기 때문에 소똥을 구하기가 쉽겠지?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 때는 불을 피워야 음식을 끓여 먹을 수 있는데 이때 소똥 집을 조금씩 떼어 땔감으로 쓰지. 물론 건기가 되면 마사이족 여자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소똥으로, 떼어 낸 자리를 메워 넣는단다.
또 한 가지, 마사이족은 사자와 치타 같은 맹수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소똥으로 집을 지어. 맹수들이 소똥 냄새 때문에 가까이 오지 않거든. _ 「사자도 물리치는 소똥」의 ‘더 이야기해 줄게’ 중에서
나는 보송하게 말라 가는 종이를 살며시 만져 보았어. 고운 종이는 거저 되는 게 아니었던 거야. 말리고, 씻고, 끓이고, 또 말리고…….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견뎌야 하는 거였어. 그래, 나도 지금은 고운 종이가 되는 과정인지도 몰라. 너무 힘들어 하지도 말고 부끄러워하지도 말아야지. _「코끼리는 똥도 힘세!」 중에서
나는 볼일을 볼 때면 버릇처럼 중얼거려.
“물고기들아 똥 많이 먹어라. 끙!”
마당에서 나를 본 아빠는 장난처럼 소리치곤 했어.
“지앙, 물고기 밥 잘 주거라!”
물론 아빠가 볼일을 볼 때 나도 똑같이 했지.
“아빠, 물고기 밥 잘 주세요.”
“응, 열심히 주고 있단다. 끄응 끙!”
아빠는 일부러 힘쓰는 소리까지 냈다니까. 그래서 또 우리는 한바탕 웃곤 했지. _「물고기들아 똥 많이 먹어라」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박소명
월간문학 동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하였으며, 광주일보 및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되었습니다. 은하수문학상, 오늘의동시문학상, 황금펜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동시집『꿀벌 우체부』『빗방울의 더하기』『산기차 강기차』동화집『흑룡만리』『알밤을 던져라』 『세계를 바꾸는 착한 식탁 이야기』등이 있습니다.
목차
누에야 똥 많이 누어라―우리나라의 누에똥 / 잠을 자며 쑥쑥 크는 누에 / 누에똥 이야기 / 우리나라 누에 키우기 역사 | 새똥섬에서 구아노를 캐라―페루의 새똥 / 눈부신 고대 문화를 간직한 페루 / 식물들의 친구 ‘구아노’ / 구아노 때문에 무슨 일이? | 야크똥 같이 주울래?―티베트의 야크똥 / 하늘과 맞닿은 땅 티베트 / 야크는 왜 티베트인들에게 중요한 가축이 되었을까? / 야크똥이 땔감이 된다고? / 티베트에 꼭 필요한 음료, 수유차 | 몽글몽글한 사향고양이똥을 찾아라―인도네시아의 사향고양이똥 /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인도네시아 / 멋진 바리스타, 사향고양이를 소개합니다 / 똥으로 커피를 만든다고? | 똥가루로 세수를 한다고요?―일본의 휘파람새똥 / 일본은 어떤 나라일까? / 일본의 봄 전령사, 휘파람새(우구이스) / 휘파람새똥이 깨끗한 피부 비결이래! / 휘파람새똥은 언제부터 화장품이 되었을까? | 물고기들아 똥 많이 먹어라―베트남의 사람똥 / 베트남은 어떤 나라일까? / 베트남 민속 의상 ‘아오자이’ / 사람똥으로 물고기를 키운다고? | 사자도 물리치는 소똥―마사이족의 소똥 / 강인한 전사 마사이족 / 전사의 춤 ‘아두무’ / 땔감도 되고 울타리도 되는 일석이조 소똥 집 / 마사이족은 왜 소를 사랑할까? | ‘똥향기’라고요?―덴마크의 돼지똥 / 낙농업이 크게 발달한 덴마크 / 돼지똥이 바이오 연료가 된다고? / 떠오르는 대체에너지 ‘바이오 연료’ / 안데르센의 나라 | 코끼리는 똥도 힘세!―스리랑카의 코끼리똥 / 아름다운 이야기를 간직한 섬, 스리랑카 / 스리랑카의 차 실론티 / 코끼리똥이 어떻게 종이가 됐을까? / 코끼리똥으로 종이 만드는 방법 | 글쓴이의 말 | 교과과정 연계 | 도움받은 책들·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