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박현우 시인의 시집 『머문 날들이 많았다』가 푸른사상 시선 204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웃을 비롯한 사회적인 존재자들과 친밀감을 토대로 개인적인 윤리와 아울러 사회적인 윤리를 만들어간다. 소외되고 파편화된 자신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자세로 사회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늦맺이저거 제구실이나 할까 몰라강아지풀 아늘거리는 길한세상 짚고 가는 지팡이폭우에 쓰러진 콩대 붙들어 매다가구부정한 허리 펴던뿌리까지 마음이 통했는지느지막이 가지마다 구실이 생겼다머문 날이 많았지만.
청보리밭에서마당 가득 보릿대 쌓이고타작기도 신명 나게 난장을 칠 적이면일꾼들 얼굴 가득 땀 먼지 범벅되어번들거리곤 했지이따금 시원케 바람이라도 칠 양이면흩날리는 꺼시라기에타작기 멈춰두고 땀을 훔치며워따메 징한 것들 그 틈에 사타구니 파고든다며우스갯소리 잘도 하던 개울재 아짐도새참이 늦어서 선소리가 안 나온다며타작기 늦추던 선배 아재도 없는고창 청보리밭 축제 사람들 틈에 끼어까칠한 땡볕 속 거닐다 보니한 시절도 어느덧 바람의 시가 되어깔끄럽게 출렁이고 있었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현우
전남 진도에서 출생하여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오랜 기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1989년 『풀빛도 물빛도 하나로 만나』(부부시집)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달이 따라오더니 내 등을 두드리곤 했다』 가 있으며, <시가 꿈꾸는 그림 그림이 꿈꾸는 시>(부부시화전, 그림 홍성담 외 7인)을 개최하였다. 전 한국작가회의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