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윤명희 시인은 언어의 관습적 구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시적 발화의 새로운 지평을 탐색한다. 기성시단의 익숙한 의미 체계의 전복을 통해 독자에게 감각적 충격과 사유의 공감을 유도한다. 그의 시어는 일상의 파편적 이미지와 내면의 심층 감수성을 교차시키며, 언어와 사물 사이의 불확실한 간극을 시화하고 있다. 이러한 미학적 실험은 단순한 형식적 파격을 넘어 시가 현실을 인식하고 전유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는 오늘의 시문학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자기반성적인 언어 실천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로, 동시대 시의 형식과 내용을 제시하는 중요한 텍스트를 생산하고 있다.작달비 성난 당신의 마음이 장대비가 되어 내 가슴에 내리는 날 어떻게 다독여야 하나동동거리고 있을 동안 그의 눈물이 내 가슴을 파고 내를 이루어 흐르는구나!둑조차 없는 내 가슴이 허물어져 허허벌판처럼쓸고 지나간 눈물자국마다 하얀 안개꽃이 핀다.
믹스커피를 마시며…이거면 족하다 믹스커피 한 잔의 달달함이거면 족하다 내 발아래 나뒹구는 낙엽두서너 개면 족하다낙엽이 이불 되어 푹신하게 날 덮어줄 필요는 없으니까밟아야 하는 내 마음 한켠덮어줄 낙엽 두서너 개이거면 족하다 까맣고 영롱한 블랙커피 아니어도개운한 끝맛 아니어도묵직한 믹스커피 한 잔의 달달함이거면 족하다
토요일 오후 3시 설레는 시간 무엇을 해도 괜찮을 무엇을 해도 행복할무엇을 해도 용서될 것 같은마법 같은 시간저수지 위에 햇살도 누워 잠시 쉬는물오리도 언저리로 가서 햇살의 단잠을 깨우지 않는고요와 배려와 사랑만 가득한 시간시간으로 태어나서 이런 행운이 어디 있을까엄마 젖을 배불리 먹고 곤히 잠든 아기처럼새근새근 잠든 햇살 옆에 가서 살포시 누워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명희
1973년 전북 진안군 출생전북대 사범대학 독어교육과 졸업문학바탕 2023년 11월호(시인 등단)『시와 에세이 19』 동인지 참여한국문인협회 회원(유)대한관광여행사 대표이사전주성인교회 권사 시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