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 해의 절반인 6월에, 한 생의 절반을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는 의지로 매일 사랑한다고 말하는 이우성 시인.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 6월은 그의 『친구는 나의 용기』로 채워진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우성 시인은 시집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 『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와 에디터 때 쓴 글을 모은 『좋아서,』를 냈으며 현재는 크리에이티브 크루 ‘미남컴퍼니’ 대표로 있다.또한 『GQ』 『DAZED AND CONFUSED』 등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매거진의 에디터로서 유명인부터 전문가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까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했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은 이우성 시인에게 그저 하루 또 하루 살아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그가 시를 쓰는 것이 자신들을 슬픔에서 구원하는 방식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이우성 시인은 결심했다. 6월, 그의 진심과 능력을 다해 사람에 대해 적어보기로. 『친구는 나의 용기』는 영감의 소년들에게 전하는 마땅한 존중과 현실적 불안을 담아낸 그의 선물이다.완이의 고음은 단단해서 슬픔을 뚫고 간다. 반면 저음은 날렵하고 새처럼 총총 걷는다. 그리고 어딘가에 묘한 떨림이 담겨 있는데 나는 그것이 그의 불안이라고 그리고 희망이라고 믿고 있다. 올해 초 완이가 유튜브 링크를 보내주었다. 새 싱글 앨범이었다. 나는 그 곡이 좋지도 안 좋지도 않았다.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어떤 노래는 좋고 어떤 노래는 안 좋은 게 당연하니까. 완이는 요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켜고 노래를 부른다. 네 명 혹은 다섯 명 정도가 그 방송을 본다. 그 숫자 역시……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6월 3일 「성완, 거꾸로 불러야 완성된다」에서
시가 피어나는 나무는 없을까사과 떨어지듯이누워서 기다려?떨어지는 시를 잡으면 시인이 된대그럼 나는 시를 잡을까 떨어지는 꽃을 잡을까꽃은유를 잃어버렸거든시는? 너무 많은 열등감그런데 우성아 이미 시인이잖아시인은 언제 끝나니 불법 주차된 차처럼 견인되면 좋겠어 못 찾게어제는 연민에 빠지면 안 된다는 문장을 적었어그리고 그 아래 작게 썼지웃기지 마 연민에 빠지려고 쓰는 거야연민 연민이 이 자식거실에 놓인 샌드백을 쳤다 살살손 조심해야 되니까 시 쓰려면그만두고 누워서 천장을 보는데 자꾸만 내가 입을 벌렸다바보 사과가 떨어지면,아파―6월 11일 「시의 신이 떠나고 네번째로 쓴 시」 전문
상우는 혼자 저벅저벅 걸어가서 모자를 주고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상우가 모자를 몇 개나 팔았는지 돈을 얼마를 벌거나 못 벌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다만 저는 사랑을 머리에 쓰고 싶습니다. 그렇게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사랑을 보게 만들고 싶습니다. 다들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 사랑이니까요. 아, 그러고 보니 모자 한가운데에 아름답게 사랑이라고 적고 행복이라고 적으면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행복 전도사가 되고 사랑 전도사가 되는 거네요. 누구나 그 글자를 볼 테니까요. HAPPY가 아니라 LOVE가 아니라 행복과 사랑이니까요. 더 선명하고 따뜻하니까요. 낭만적이네요. 그저 사랑이라고 적고 행복이라고 적었을 뿐인데 세상에 없었던 제품이 되다니. 저는 돈을 내고 사랑을 많이 샀습니다. 그리고 나누어주었습니다.―6월 23일 「아무도 이렇게 하지 않는 걸 상우가 했습니다」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우성
[스스로 ‘미남’이 된 이우성]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했다. 『GQ』, 『아레나 옴므+』 등 패션 매거진 피처 에디터로 일했으며 『러너스월드』 한국판 초대 편집장을 맡았다. 현재는 크리에이티브 크루 ‘미남컴퍼니’ 대표다.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2012), 『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2022)라는 제목의 시집도 출간했다. 비범한 오라의 소유자, 이우성을 누군가는 대표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편집장이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선배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그냥 형이라고 부른다. 또 누군가는 시인이라고 부른다. 이우성 주변엔 그를 부르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는 ‘밤의 라디오’ 같아서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 그의 말을 듣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 확실하다). 이우성은 말할 때 ‘마음’ ‘개념’ ‘본질’ 같은 단어를 자주 쓰는데, 그 이야기가 지루했던 적이 나는 없다. 이우성의 글은 그의 말투와 닮아서 신선하고 파격적이며, 지나치게 솔직하다. 어디서든 자신을 ‘미남’이라고 소개하는 대담함도 빛난다. 오랫동안 그와 친하게 지내며 최근에 깨달은 것이 있는데, 이우성이 정말로 ‘미남’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수가. 내가 그의 언어에 미혹된 것일까? [윤성중, 월간 『山』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