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25년, 트럼프의 귀환은 단지 한 정치인의 복귀가 아니다. 그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자유주의, 다자주의, 동맹, 규범의 국제 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세계는 지금, 문명사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그 격변의 한가운데에 대한민국이 서 있다.이 책은 다음과 같은 근본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국은 변화하는 질서를 수동적으로 따를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고 이끄는 주체로 도약할 것인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달성한 세계에서도 드문 국가, 기술과 문화의 선도국으로 부상한 한국은 더 이상 ‘중견국’의 틀에 갇힐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약소국 심성과 전통 외교의 관성에 머물러, 변화에 뒤따르는 대응에만 몰두하고 있다.트럼프 2.0 시대는 대한민국에게 선택을 요구한다. 불확실한 외교, 예측 불가능한 협상, 거칠어진 미국의 전략은 준비되지 않은 국가에게는 위협이지만, 전략적 상상력을 갖춘 국가에게는 새로운 국제 질서를 주도할 기회의 창이 된다. 이 책은 그 기회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해답을 제시한다.대 국제 질서에서 진정한 강대국의 위상은 단지 경제 규모나 군사력의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창조하는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기술,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우주과학, 전기자동차, 바이오·헬스케어, 친환경 에너지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표준과 패러다임은 대부분 미국에서 출현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국가들이 모방하고자 하는 하나의 문명적 선도 모델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기술 기반의 문명 창조 역량을 바탕으로 단순한 패권국이 아니라, 21세기의 미래 그 자체를 설계하는 국가, 곧 미래 문명의 생산자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조정자적 역할은 한국 단독의 역량만으로는 제한될 수 있으나, ASEAN, EU, 글로벌 사우스 등과의 다자 연계 및 공동 입장 조율을 통해 국제적 정당성과 구조적 뒷받침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균형외교를 넘어, 규범 기반 질서와 위기관리 플랫폼의 공급자로서 한국 외교의 전략적 정체성을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미·중 갈등에 있어 독자적 조정 외교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이들과 보완적으로 연계하여 ‘미·중 사이의 중간권 외교 허브’로 기능하는 다자 공간 구축은 실현 가능성이 있는 전략이다.
한국의 신강대국 외교는 강대국 간의 구조적 긴장을 완충하고, 동시에 다양한 중견국 및 지역 협의체와의 연계를 통해 외교적 유연성과 전략적 지렛대(레버리지)를 동시 확보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는 단순히 양측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는 수동적 외교가 아니라, 외교적 선택지를 다층적으로 확보하여 외교 공간을 능동적으로 확장하고, 외부 충격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하며, 결과적으로 국가의 전략적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적극적 대응 전략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성학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연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대우경제연구소, 우즈베키스탄 UzDaewoo Bank, 러시아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원(IMEMO),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카자흐스탄 국립대학 등지에서 근무하였으며 지금은 고려대학고에서 연구 및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중앙아시아와 일대일로: 중국식 개발모델의 한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변화 :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일대일로를 중심으로”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러시아 비즈니스》, 《현대 중앙아시아의 이해》, 《모피로드》, 《지리와 전쟁》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