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영국의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인 빌 리제베로가 정치경제학적 시각으로 근대 시기의 건축사를 서술한 책이다. 건축을 작품으로 접근하여 설명하고 해석해 왔던 주류 건축사의 기술 방식과는 달리, 저자는 건축이 해당 시기 사회적 경제적 상황의 표출물이라는 새로운 견해를 일관되게 제시한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저자는 산업혁명에서 비롯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의 건축을 살피고, 1·2차세계대전과 냉전시대를 거쳐 오늘날의 포스트모더니즘 건축과 생태환경 건축까지 두루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저자가 직접 그린 800여 점의 삽화로, 세밀하고 짜임새있는 이 그림들은 본문의 이해를 도우면서 동시에 훌륭한 시각적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어판 초판 발행 당시 특별히 저자는 한국의 독자를 위해 동아시아 지역의 건축에 관한 글과 도판 그리고 한국어판 서문을 새로 집필해 주었다.
이번 판은 기존에 속해 있던 ‘미술책방’ 시리즈가 종료되면서 표지를 새롭게 바꿔 단행본으로 발간된 것으로, 앞뒤 표지에 오리지널 삽화를 그대로 실어 개별 그림과 그림 설명은 물론 저자가 고려한 전체 페이지의 구성까지 그 의도를 전달하고자 했다. 또한 부제를 ‘정치경제학의 시각에서 본 대안적 역사’로 바꿔 이 책이 지닌 새로운 시각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했다.
출판사 리뷰
새로운 시각, 대안적 역사로 보는 근대 건축의 사회사
18세기 후반 서구사회는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이라는 두 가지 대사건이 일어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정치와 경제는 물론이고 문화와 예술, 시민들의 생활방식까지, 서양에서 근대라는 시기는 과거의 모든 구체제로부터 탈피하여 새로운 역사의 장으로 넘어가는 시대였다. 도시를 정비하고 구축하는 건축에서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건축기술과 양식, 전문화한 건축직종이 생겨났고, 이에 따라 근대 도시의 면모를 형성해 가는 건축물도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 책 『건축의 사회사(Modern Architecture and Design)』는 영국의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인 빌 리제베로(Bill Risebero)가 정치경제학적 시각으로 근대 시기의 건축사를 서술한 것으로, 주류 건축사의 기술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각이 돋보이는 건축역사서이다.
“물질적 조건 즉 사회제도, 정치기구, 그리고 예술과 건축을 포함한 일반적 의미의 문화의 내용은 궁극적으로 한 사회가 경제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방법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근대의 건축과 디자인은, 18세기와 19세기 대혁명들이 공업생산에 기반한 새로운 세계사회를 창조하면서 부르주아 계급에게 권력을 가져다준 그때부터 시작된, 바로 그 경제체제의 맥락 속에서 바라보고 정의해야 한다.”―「근대의 프로메테우스」(p.11)
저자가 이 책에서 일관되게 펼쳐 나가는 견해는, 건축이 해당 시기 사회적 경제적 상황의 표출물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그의 관심과 서술은 건축물 자체의 양식이나 특징, 그리고 이를 두고 이루어져 온 건축가 세계의 관념들에 머물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 건축물이 어떻게 지어졌으며, 누가 왜 지었는가가 이 책에서 논의되는 중요한 주제가 된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저자는 산업혁명에서 비롯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의 건축을 살피고, 1·2차세계대전과 냉전시대를 거쳐 오늘날의 포스트모더니즘 건축과 생태환경 건축까지 두루 서술하고 있다. 나아가 여러 이념과 학설의 소산물로 형성된 건축의 문제점, 도시화 문제와 환경문제를 제기하면서 현실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내기도 한다.
색다른 맛을 더해 주는 풍부한 스케치
이 책에서 돋보이는 것은 저자가 직접 그린 800여 점의 삽화다. 세밀하고 짜임새있는 이 그림들은 건축가의 기본적인 소양인 스케치 실력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본문의 내용에 맞춰 중간중간 삽입되어 이 책의 110여 면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그림 페이지들은 각각 인물, 양식, 건축기술, 예술사조와 관련된 제목이 붙어 있는데, 본문의 이해를 도우면서 동시에 훌륭한 시각적 자료로 역할하고 있다. 또한 기념비적인 건축물들의 입면도와 평면도뿐만 아니라 건축가를 비롯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을 그린 인물화, 역사적 사건의 지리적 배경을 보여주는 지도 및 도시 계획도, 각종 통계 그래프와 선구적인 디자인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디자인 제품들의 스케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그림들이 저자 특유의 건축사 서술을 보완해 주고 있다. 게다가 그림 하나하나에 붙어 있는 저자의 친절한 설명은, 도판을 일별하는 것만으로도 근대 건축 이백여 년의 전개 상황을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한국 독자들을 위한 새로운 구성
이 책은 1982년에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되었는데, 당시 주요 건축역사서들이 건축가들의 설계작품에 대한 설명과 해석에 치우쳐 있던 것과 달리 정치경제학적 시각으로 건축역사를 서술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초판 출간 이후 25년이 흐른 작년에 한국어판을 준비하면서 저자는 특별히 동아시아 지역의 건축에 관한 새로운 글과 도판 그리고 한국어판 서문을 새로 집필해 주었다. 새로 추가된,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이라 이름 붙인 마지막 장(章)은 오늘날의 건축 상황과 동아시아 건축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간명하게 정리한 것으로, 한국의 독자들만이 이번 한국어판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내용이다. 더불어 역자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각 장 본문을 내용에 따라 구분하여 소제목들을 붙이고 백여 개의 역주(譯註)를 달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빌 리제베로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로, 영국 런던대학교를 졸업하고 왕립건축가협회(RIBA)에서 수여하는 건축사 자격을 취득했다. 센트럴세인트마틴, 이스트런던대학교를 비롯한 영국과 미국의 여러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저서로 『환상적 형태: 오늘날의 건축과 도시계획』 『서양 건축 이야기』 등이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말
근대의 프로메테우스
대조
법철학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떻게 살 수 있는가
권력에의 의지
꺼져 버린 불빛
국가와 혁명
멋진 신세계
역사의 종언
역주(譯註)
도판 목록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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