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일본에서 누적 판매량 100만 부를 돌파한 스타 작가, 후유노 요조라. 그는 스타츠 출판사에서 진행한 ‘영상화 총선거’에서 자신의 작품으로 2023년 틱톡 드라마화 선정되며 인상적인 이력을 남겼다. 일본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작가로 이름을 알린 후유노 요조라의 최신작, 『그 여름, 꿈의 끝에서 사랑을 했다』를 소개한다.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는 소년, 토오루. 그는 죽은 동생에게 속죄하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멀리한다. 그런 토오루지만, 한 소녀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첫눈에 반했습니다.”라고 고백하고야 만다. 피아노 연습을 하며 가까워지는 두 사람. 그런데 이 미묘한 위화감은 뭘까. 그의 행동을 늘 예측해 내는 소녀, 사키. 자신에게 보여주지 않는 그녀의 서브 휴대폰. 무심코 열어 본 그녀의 휴대폰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진실을 목격해 버리는데….
미스터리와 로맨스의 절묘한 하모니를 담아낸 『그 여름, 꿈의 끝에서 사랑을 했다』. 후유노 요조라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난다.
출판사 리뷰
불행해야만 하는 소년에게
불쑥 다가온 그 여름의 사랑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리는 물음이 있다.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토오루는 교통사고로 여동생을 잃은 소년이다.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자신이 여동생의 옆에 서 있었다는 사실이 그로 하여금 더 심각한 괴로움을 안겨 준다. 만약 그때 뛰어들었으면 동생을 구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토오루는 여동생이 즐길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인생의 행복은 전부 스스로 포기한다. 그것이 토오루가 자신에게 주는 형벌이자 동생에 대한 속죄 방법이다.
그런 토오루임에도 한 소녀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첫눈에 반했습니다.”라고 고백해 버린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튀어 나간 고백은, 당연하게도 진심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첫눈에 반했다가 아니라 첫 귀에 반했다고 해야 맞잖아요.”라고 답하면서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면 어떤 소원이든 하나 들어 주겠다고 말한다. 소녀의 이름은 히나타 사키. 해를 향해서 피어난 꽃, 즉 해바라기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토오루는 사키의 제안에 응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아무도 없는 여름방학의 음악실에서 주기적으로 만나기 시작한다.
“난 이제부터 며칠 동안, 매일 이 음악실에 와서 피아노 연습을 할 거야. 그러니까 올 수 있을 때는 하시바 씨도 들으러 와줘. 듣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해주면 돼.” _본문 속에서
독설을 일삼는 사키지만, 토오루는 그런 사키의 성격을 개성으로 이해한다. 악보 없이 피아노를 연주하기에 틀에 얽매이지 않고 독특한 음색을 낼 수 있는 거라고 여긴다. 토오루는 사키의 피아노 연주 실력에 감탄하며 더 깊게 빠져든다. 소란스러운 매미의 울음소리가 잦아들 때 즈음, 두 사람은 이전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사이가 되고야 만다.
“‘인생의 청산’을 하자.”
후회를 떨쳐내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일
음악이란 필연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같은 정서를 공유하게 만든다. 토오루와 사키를 이어준 것은 피아노다. 아무도 연주하지 않는, ‘죽은 피아노’에 생명을 불어넣은 사키에게 이끌린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토오루는 악보 없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키이기 때문에, 자유롭고 독특한 음색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응하듯 사키는 토오루에게 뜻밖의 말을 건넨다.
함께 대화하고 공유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상대에 대해 알아가는 면이 생기기 마련이다. 토오루의 과거를 알게 된 사키는, 그에게 ‘인생의 청산’을 해보자고 제안한다. 동생을 잃었다는 사실을 섣불리 헤집지 않으면서도 토오루가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제시한 셈이다. 그리하여 토오루는 자신이 외면했던 과거를 하나씩 마주 보게 된다.
“라벨은 기억상실을 앓고도 음악의 매력에 끌렸고, 언어장애로 글씨를 쓰지 못하게 된 상태에서도 그 뛰어난 청각으로 음악을 즐겼다고 해. 그런 라벨은 어느 날 특별한 곡을 만나게 돼.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였어. 라벨은 자기 곡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고 말해버린 거야.” _본문 속에서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두 사람에게 중요한 키워드로 작동한다. 마치 그 곡처럼 토오루를 이끌어 주는 사키. 그러나 사키에겐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다. 토오루가 자신의 사정을 말하기도 전에 무언가를 유추해 내는 듯한 모습, 앞으로 무엇을 할지 다 파악하고 있는 듯한 행동. 토오루는 그런 사키에게서 기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게다가 사키는 개인 휴대폰이 두 개다. 하나는 토오루와 연락할 때 쓰지만, 다른 하나는 어디에 쓰는 건지 불분명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키의 서브 휴대폰을 볼 기회가 생기는데…….
“만약 내일, 세계가 끝난다면 어떻게 할래?”
서로가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
사키에 대한 미스터리가 하나씩 풀리며 토오루는 혼란스러워진다. ‘만약’이라는 가능성이 또다시 제기된다. 희망과 절망은 상반되는 감정임에도 동시에 나타나 독자를 설득한다. 후유노 요조라 작가 특유의 다층적이고 섬세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토오루의 마음도, 사키의 마음도 외면할 수 없다.
“어째서 나와 깊은 관계를 맺은 걸까? 어째서 괴로워질 걸 알면서도 나와 만난 걸까?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사키는 괴롭지 않은 거냐고.”
“…….”“나는 견디기 힘들 만큼 괴로워.” _본문 속에서
주인공의 내면 갈등에 따라 소설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것이 일인칭 소설의 장점 중 하나일 테다. 후유노 요조라는 이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토오루의 시선을 통해 사키라는 희망이 깜빡거리는 등불이 되도록 직조한다. 희미한 불빛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빛’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토오루가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독자도 그 자리로 불려온다. 등장인물과 독자가 아득한 과거와 미래를 함께 마주하는 것이다.
지금 대답하기에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질문이었다. 평소라면 그런 일이 갑자기 생기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대답할 수 있을 테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중이니까. 우리 두 사람에겐 많은 의미가 내포된 질문이었다. _본문 속에서
『그 여름, 꿈의 끝에서 사랑을 했다』는 스스로 포기해 왔던 자신의 행복을 더는 놓치지 않도록 독자의 손에 쥐여주는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중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후유노 요조라만의 미스터리 로맨스 소설이다.
일상적인 풍경은 나와 크게 동떨어져 있다.
“그건 피아노 연주를 말한 거 아닌가요? 그럼 첫눈에 반했다가 아니라 첫 귀에 반했다고 해야 맞잖아요.”
하지만 나에게는 역시 나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 행복해지려고 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대체 뭘 후회하기 싫어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던 걸까?
작가 소개
지은이 : 후유노 요조라
사이타마현 거주. 2019년 『보름달이 뜬 밤에 너를 찾다』를 출간하며 대학교 재학 중 화려하게 데뷔했다. 스타츠 출판사에서 진행한 '영상화 총선거'에서 『그 순간의 너를 나는 영원히 잊지 않아』로 우승하여 2023년 틱톡의 드라마화 작품으로 선정되었다.지은 책으로는 『그 여름, 꿈의 끝에서 사랑을 했다』, 『보름달이 뜬 밤에 너를 찾다』, 『그 순간의 너를 나는 영원히 잊지 않아』, 『100년을 뛰어넘은 너에게 사랑을 노래한다』, 『여명 마지막 날에 너』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 009
제1장 이름은 여름의 꽃 … 017
제2장 취사선택 … 039
제3장 꿈의 시작 … 067
제4장 짧은 잠의 기억 … 089
제5장 꿈만 같은 나날 … 131
제6장 짧은 잠의 카운트다운 … 193
제7장 꿈의 끝에서 널 생각한다 … 235
에필로그 … 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