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예술가시선 제40호 『검은 태양 현상』은 김동헌 시인의 『반송터널에서 길을 잃다』, 『초식 공룡이 사는 마을』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꽃잎 지듯 바람 자듯 그렇게」 등 71편의 시와 박찬일 시인의 해설 「마음에 무언가를 담아본 적 있는, 쓸쓸하고 절박한」을 수록하고 있다.이생이 궁금했을까?// 봄이 되면/ 높은 산 깊은 계곡 사이로/ 나비 한 마리 포르르 날아오른다.// 광부의 쓸쓸한 혼이/ 저렇게 처연히 환생하는가?// 저것 봐 저것 좀 봐/ 참꽃 핀 봄마다 춤을 추는/ 저 뜨거운 혼백―「애호랑나비」 부분
나를 슬퍼하지 마라. 삶의 끝에 있다고./ 끝이라고 하는 말은 망상일 뿐이다./ 나는 흙과 물에 불과 바람에 넉넉히 귀의歸依할 것이다.─「길고양이의 마지막 법문」 부분
어쩌다가 나는 통증의 몸이 되었다./ 고통은 비밀스럽게 생겨나서 몸 안에/ 미궁과 같은 통로를 만들었다. […] 통증만큼 확실한 실존이 있는가./ 생생한 느낌을 오롯이 체감하는/ 은밀한 고문. 죽어가는 몸을 보며/ 삶이 선명히 보이는 서글픈 아이러니. […] 이제 안 아픈 척하기가 힘들어졌다./ 부인하지 않겠다. 내 피의 DNA는 고통이다.―「통증」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동헌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학과 국문학 그리고 한국어 교육학을 공부했고, 대학원 석사과정으로 문예창작학을 박사과정으로 국문학을 공부했다. 《열린 시학》에 「숲에 멈추다」 외 9편의 작품으로 제17회 신인 작품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첫 시집 『반송터널에서 길을 잃다』(고요아침. 2010)에서는 세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유를 통해 세계민주주의, 마조히즘, 니힐리즘의 시 세계를 보여주었고, 두 번째 시집 『초식 공룡이 사는 마을』(예술가. 2017)에서는 몰락을 전면적으로 긍정하면서 영원회귀사상의 경지를 보여주었다.전남 목포에서 오랫동안 국어와 문학, 논리적 글쓰기와 문학적 글쓰기를 가르치다가 은퇴 후 강원도 태백에서 시와 산문을 읽고 쓰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