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틈이 날 때마다 미술관에 가는 두 의사가 안과학적 관점에서 명화를 감상하며 ‘명화 속 눈 이야기’를 들려주는 인문 예술서다. ‘작품 속의 눈’과 ‘화가들의 눈’으로 나누어 신체 기관인 눈과 이와 관련된 질환 및 현상을 알아볼 수 있다. 선명한 도판과 저자들의 탄탄한 배경지식을 통해 명화를 감상하다보면, 생소한 안과학을 쉽게 이해하고 미술을 또 다른 차원에서 즐겨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의학과 예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두 세계와 한층 친밀해질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안과학으로 풀어낸 명화 속 눈 이야기
예술과 의학 사이에서 명화를 만나다 틈이 날 때마다 미술관에 가는 두 의사가 펴낸 『명화 속 눈 이야기』. 이 책은 이토록 미술을 좋아하는 이들이 안과학적 관점에서 명화를 감상하며 명화에 담긴 눈 이야기를 들려주는 인문 예술서다. 두 사람은 도판을 살펴보며 우리에게 친숙한 신체 기관인 눈을 부위별로 세분하고, 관련된 질병 및 현상을 소개한다. 겉으로 드러난 ‘눈꺼풀’과 ‘각막’, 안구가 들어가는 자리 ‘눈확’, 한 번쯤은 들어본 질환 ‘사시’, ‘근시’, ‘난시’, ‘백내장’, ‘녹내장’, ‘노시안’ 그리고 낯설지 않은 현상인 ‘눈물’과 물건 ‘안경’까지. 눈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이야기가 명화에 녹아들어 펼쳐진다.
안과학적 개념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어렵거나 생소할 수 있지만, 저자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눈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작품에 스며들 수 있다. 이들 역시 그림을 좋아하고 작품 앞에 멈춰 그 안에 빠져드는 감상자로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우선 작품을 관찰하고 ‘모네가 그린 〈수련〉 연작은 왜 시간이 흐르면서 선이 희미해지는 걸까?’ 궁금증을 품는다. 다음으로 그 의문의 실마리를 안과학의 맥락에서 찾아가면서 모네가 앓았던 백내장을 발견하고 작품을 새로운 지점에서 이해해본다. 이후 이 지점에서 더 나아가 불편한 눈으로 묵묵히 수련을 바라보고 캔버스로 옮긴 모네를 상상해보며 화가 및 작품과 긴밀하게 만나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저자들의 믿음직스러운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안과학적 시각에서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다양한 사조와 화풍으로 수놓아진 그림들을 만나면서 의학과 예술 사이에서 명화 그리고 화가와 교감해보자.
〈최후의 심판〉 뱃사공 카론의 눈은 왜 튀어나왔을까?
인상파는 근시가 있는 화가들의 모임이었을까?
‘작품에 그려진 눈’과 ‘작품을 그린 화가의 눈’을 통해 다시 보는 명화『명화 속 눈 이야기』에서는 두 가지 방식으로 명화와 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나는 ‘작품 속의 눈’이고 또 다른 하나는 ‘화가의 눈’이다. 이처럼 눈과 명화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으로 풍성한 감상을 접해볼 수 있다.
먼저 ‘작품 속의 눈’에서는 주로 인물 초상에 그려진 눈에 초점을 맞춰 안과학적 개념을 설명한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 등장하는 뱃사공 카론의 튀어나온 눈, 수전 이자벨 데이커가 그린 〈교회에 온 이탈리아 여인들〉의 거뭇한 눈 주위, 〈맹인을 인도하는 맹인〉으로 피터르 브뤼헐이 묘사한 하얗게 혼탁한 눈 등 명화 속 인물들의 눈을 하나씩 뜯어보면서 안 질환을 알아보는 동시에 작풍의 묘미를 느껴볼 수 있다. 눈알돌출증, 다크서클, 각막혼탁과 같은 질환의 증상을 시각적으로 이해하면서도 화가들이 자신만의 붓질과 기법으로 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화가의 눈’에서는 화가들의 상황 속으로 걸어 들어가본다. 작품에서 돋보이는 뚜렷한 스타일에 주목하면서 그 형태와 색감이 탄생한 근원을 안과학의 맥락에서 짚어보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는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얼굴이 기다란 여인의 초상,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배경 하늘에 번져 있는 별들, 인상주의 화가들이 썼던 물을 머금은 듯한 수채화풍 칠 등이 나타난 이유를 화가들의 눈에 일어난 일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그 당시 화가가 처한 입장을 실감나게 알아보면서도, 안 질환이 생길 때 사물이 보이는 모습을 작품의 조형적인 요소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명화를 감상하기
예술을 자유롭게 즐기는 일에 대하여명화를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 수많은 선택지 중 『명화 속 눈 이야기』는 안과학의 관점에서 명화를 감상하는 법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두 저자는 왜 안과학을 통해 명화와 작가들을 다루는 걸까? 그 대답은 책의 도입부에서 발견할 수 있다. “본인만의 방식으로 화가가 표현한 아름다움을 흥미를 가지고 탐구하”고 “어떠한 방식이든 자신의 관점을 따라 폭넓게 작품을 반복해서 감상하”기를 권하는 저자들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안과학 그리고 눈은 저자들에게 하나의 감상 방식이자 의미를 드러내는 렌즈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명화 속 눈 이야기』를 읽으며 누리는 즐거움은 의학과 예술을 혼합해 작품을 감상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독자는 이 책을 참고하여 자신에게 친숙한 세계는 무엇인지 꼽아보고 이를 렌즈 삼아 그림을 감상하는 일을 배우고 시작해볼 수 있다. 이 과정으로 예술을 한층 깊게 만나고 보다 자유롭게 즐기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궁정의 어릿광대 고넬라〉는 한때 작가 미상 또는 피터르 브뤼헐의 작품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최근 장 푸케의 작품으로 확인되었다. 당시 유명한 어릿광대였던 고넬라가 로마로 가던 중 페라라 궁전에 들렀을 때 그려진 작품으로 추정된다.
어릿광대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담겨있다. 눈꺼풀과 눈가에는 잔주름이 가득하고 아랫눈꺼풀은 바깥쪽으로 뒤집혀 있다. 이로 인해 결막이 건조해지면서 눈에는 염증과 충혈이 생긴 모습이다. 눈이 지속적으로 자극되어 눈물이 많이 나오지만, 눈물점이 밖으로 말려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해 고여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남기는 흔적 - 눈꺼풀」 중에서
미노스를 둘러싸고 있는 인물 군상의 얼굴을 보면 카론처럼 두 눈의 안구가 돌출되어 있다. 이처럼 눈알돌출은 〈최후의 심판〉의 인물들 중 지옥의 인물들에게서만 발견되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겁에 질린 내면을 표현하거나 혹은 인물들의 강렬한 인상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려던 걸까? 불교의 지옥을 담은 탱화에서도 형을 집행하는 옥졸들의 눈이 카론의 눈처럼 튀어나와 있다.
「눈으로 튀어나오는 감정 - 눈확」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광혁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를 거쳤다. 내과 전문의 및 소화기내과 분과 전문의로 환자와 만나고 있다.진료실과 미술관을 오가며 의학과 미술의 경이로운 만남을 글과 강의로 풀어내고 있다. 『히포크라테스 미술관』, 『60일간의 교양 미술』, 『뜻밖의 화가들이 주는 위안』(공저)을 썼으며‘의학과 미술’, ‘신화와 미술’을 주제로 의사, 청소년, 기업 경영진 등에게 강연한다. 병원 생활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틈틈이 화집을 펼쳐보며 해소하고, 긴 휴가가 생기면 어김없이 해외 미술관을 순례한다.
지은이 : 기홍석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안과 전문의로 광주에서 개인 안과 의원을 개업하고 있다.동양학과 미술에 깊은 관심이 있다. 이를 토대로 세계 각지의 미술관을 방문해 명화를 감상하는 일을 즐기며, 지역의 중고등학교, 동강대학교,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광주 노인지도자 대학 등에서 안과 강의를 진행할 때 명화를 활용하고 있다.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시간이 남기는 흔적 - 눈꺼풀
눈으로 튀어나오는 감정 - 눈확
함께 있는 맹인들 - 각막
진심과 거짓 사이 - 눈물
시선의 수수께끼 - 사시
희미한 수련의 여운 - 백내장
시야에 드리운 장막 - 녹내장
가깝게 세밀하게 - 근시
긴 얼굴의 초상들 - 난시
새로운 시각, 또 다른 시작 - 원시와 노시안
존경의 상징 - 안경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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